미·중 기술패권경쟁 시대 '스마트 파워' 외교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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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기술패권경쟁 시대 '스마트 파워' 외교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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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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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정부 시기 조셉 나이(Joseph Nye) 교수 등은 당시 미국의 하드파워 중심 일방외교를 비판하면서 경제력, 군사력 등 하드파워(hard power)와 문화력, 외교력, 설득력 등 소프트파워(soft power)를 결합한 ‘스마트 파워(smart power)’의 개념을 새로운 외교전략 방향으로 제시한 바 있다. 2008년 오바마 정부 출범과 함께 이 스마트 파워는 미국 외교전략의 핵심화두로 강조된 바 있다.

기술혁신과 정보혁명이 급격히 전개되면서 강대국간 권력경쟁과 군사력 경쟁이 기술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오늘날의 국제질서는 ‘스마트 파워’ 외교전략을 다시 주목하게 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대표하는 신흥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중국의 부상이 초래하는 국제질서의 변화가 동시에 전개되는 국제질서 전환기에 한국의 외교전략 방향은 무엇이어야 할까.

BTS에 열광하고 오징어게임의 매력에 빠져드는 세계를 보면서 한국외교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소프트파워론과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면서 세계 6위의 군사대국인 한국의 힘을 이야기하는 하드파워론 모두 한국의 전략적 기회와 적극적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는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의 어느 한 쪽이 아닌 이 둘을 결합한 ‘스마트 파워’, 거기에 창의적인 외교 디자인, 각종 외교자원의 효과적인 운용, 이행의 기술이 복합된 ‘스마트파워 외교전략(Smart Power Statecraft)’을 필요로 한다.

스마트파워 외교전략은 빠르게 전개되는 세계의 변화(기술과 거버넌스, 질서 등의 복합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적하는 한편, 혁신을 통해 역량(기술력, 군사력, 거버넌스 역량, 문화력 등의 복합역량)을 지속 강화하면서 변화에 부합하는 내용과 실천으로 세계의 지지와 연대를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3I(Information and Intelligence/ Innovation/ Inspiration)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첫째, 정보와 지식(Information and Intelligence)이다. 세계의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는 정보역량과 지식역량이다. 세계는 기술과 질서가 동시에 급격히 변화하는 혁신의 과정에 있다. 기술의 변화는 물론 세계정세의 변화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분석하는 지식과 정보역량은 스마트파워 외교전략 성공의 핵심요소라고 할 수 있다.

둘째, 혁신(Innovation) 역량이다. 오늘날의 세계는 미래 경쟁력과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혁신역량은 물론 다양한 혁신역량을 요구하고 있다. 미래 질서 주도는 결국 누가 변화에 부합하는 혁신을 선도하느냐에 달려있다. 기술혁신 역량, 거버넌스, 사회, 문화 등에서 혁신을 선도하는 혁신리더 국가로의 부상은 스마트 파워 외교를 성공시키는 핵심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창조와 영감(Inspiration)이다. 오늘날 국제질서는 미중간 기술혁신경쟁, 연대경쟁이 확대되고 있고, 세계 각국은 강대국간 전략경쟁과 질서변화 속에서 저마다의 전략적 방향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기술의 빠른 변화, 기후변화, 인구문제 등 미래에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위협과 딜레마를 안고 있다. 불예측성과 불안정성이 높은 미래 앞에 영감과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는 컨텐츠로 세계의 지지와 연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국가가 미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영감을 강화하고 전파하는 것은 문화적 컨텐츠일 수도, 정치외교적 가치규범이나 경제사회적 모델일 수도 있다.

중국은 오늘날의 국제질서를 ‘100년간 한번도 본적 없는 변혁의 시기’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또한 패권질서에 가장 큰 도전의 시기로 인식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이러한 질서 전환기에 대응하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치열한 토론을 전개하고 있다.

기술혁신이 핵심화두로 부상하고, 국제질서 또한 근본적 전환을 경험하고 있는 이 시대에, 한국 또한 매개자, 중재자로서의 역할에 주목하는 중견국 외교를 넘어 혁신리더로서 세계국가들과의 연대를 주도할 수 있는 ‘스마트 파워’ 외교전략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그 스마트파워 외교전략의 주체는 정부를 넘어, 기업, 문화인, 과학기술인, 학자, 시민활동가 등 다양한 민간행위자들이다. 정보와 지식, 혁신과 영감 모두 민간의 힘이 필요한 것이다. 스마트파워 외교전략 시대 정부의 역할은 소통의 리더십과 협업의 리더십으로 역량을 결집하고 정책을 이행하는 국정운영기술(statecraft)을 갖추는 것이다.

차정미 국회미래연구원 국제전략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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