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 뉴스1
우리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 뉴스1
  • 승인 2021.12.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한 지 한달 반 만에 이전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다시 돌아가게 되었다. 시작점도 현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이번 주 월요일이 아닌 지난 토요일부터 시행되었다. 코로나 19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들이 수개월간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통해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을 같이 감내하면서 기다리던 일상 회복이었다. 불안정한 백신 수급과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일상회복을 기대하며 18세 이상 성인 90% 이상의 높은 백신접종률을 달성했다.

방역당국은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행하면 개인간 접촉이 증가하여 확진자의 증가는 피할 수 없으나 충분한 의료역량 준비로 5000명까지는 수용이 가능하며 1만명까지도 가능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민들은 최대한 백신접종에 동참하면서 정부의 장밋빛 발표에 믿음을 가졌다. 그러나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후 한달이 되기도 전에 정부 예상보다 확진자수가 급격히 증가하였고 전담병원과 중환자실이 부족하여 60세 이상 고령자 중심으로 중환자와 사망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을 하면 대부분 감염자는 경증, 무증상이어서 재택치료로 대비가 가능하리라는 예상 하에 충분한 병상 준비없이 일상회복을 전면적으로 진행했다. 정부의 예상과는 달리 초기에 백신을 접종한 요양시설 입소자와 고령층 가운데, 시간 경과에 따른 중화항체 감소로 돌파감염 중환자가 급증하였다. 일일 확진자는 이미 7000명을 초과하였고 입원 대기 중인 환자는 1000명이 넘었다. 병상 부족으로 치료가 지연되면서 중환자 발생은 1000명을 넘었으며 하루 10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은 상급종합병원에 수차례 행정명령을 통해서 코로나 19 중환자병상을 일부 확보했으나 의료인력 부족으로 효율적인 사용이 어려운 상태다. 또한 중환자 병상의 상대적 감소로 일반 환자들의 중요한 치료가 지연되는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급증하는 확진자에 대해 고위험군 구별 없이 재택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재택치료는 감염자가 체온과 산소포화도를 자가검사로 확인하고 하루에 1~2회 의료진 비대면 상담만 하는 상태로 실제 치료는 되지 않는 관찰 대기 상태다. 재택 대기 중 증상이 악화되어 응급입원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대부분 병상 배정이 되지 않아 중증으로 악화되거나 사망하게 된다. 일부 환자는 임상 증상이 악화되어 스스로 응급실로 내원하여 치료를 기다리지만 응급실 환자조차도 병상배정은 거의 불가능하여 1~2주일간 응급실내 격리실에서 체류하게 되는 실정이다. 환자가 이송 구급차에서 병상배정이 되지 않아 사망하거나 산모가 병상이 없어 구급차에서 분만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택치료는 60세미만, 위험인자가 없는 3인 이하 가정을 우선 대상자로 선정해야 한다. 진단 시에 코로나 임상증상이 있거나 고위험군 동거가족이 있는 경우는 최소한 생활치료시설에 입소하여 대상자는 항체치료제를 입소와 동시에 투여하여 중증화율을 감소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60세이상 고위험인자가 있는 감염자는 전담병상에 입원 초기 치료를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중환자 비율 감소와 의료비용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는 아직까지 델타 변이주가 우세종이지만 전세계는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있다. 오미크론은 스파이크 단백질 부위 변이가 델타보다 2배이상 많아 백신과 과거 감염으로 유도된 면역체계의 회피로 인해 재감염 비율이 높고 인체 세포수용체에 친화력이 증가하여 전파력이 크다. 이는 감기 코로나 바이러스와 유전적 결합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변이가 삽입된 우려변이로, 증상은 인후통, 두통, 피로감 콧물 등으로 델타보다 경미하다.

그러나 오미크론은 기관지에서 델타에 비해 70배 이상 증식하며 3배 정도 감염력이 높다는 보고가 있어 델타를 대체하여 전세계 우세종으로 대유행할 우려가 크다. 더블링 타임이 2~3일로 매우 빨라 현재까지 발생한 기존의 변이들보다도 가장 빠르게 전세계로 확산 중이다. 영국은 하루만에 1만명에서 2만명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네덜란드는 한 달간 전면봉쇄를 시행하였다.

각국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오미크론 확산에 대비하여 거리두기와 추가접종으로 오미크론 차단에 전력으로 다하고 있다. mRNA 백신 추가접종은 오미크론에 대해 75% 감염예방효과가 있으며 중증화율 예방에는 85% 효과가 있다고 발표되었다. 오미크론 확산에 대비하여 추가접종 기간을 6개월에서 3~4개월로 단축하거나 백신패스의 기준을 추가 접종까지로 재설정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국내도 현재의 위중한 상황에서 오미크론이 델타와 동반하여 확산되는 상황에 대비한 충분한 병상확보와 치료제 투여, 고위험군 추가접종 등의 선제적 방역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추가 백신접종은 고위험군 위주로 우선 권고 시행해 중증화율을 감소시키고 과학적 분석에 기반한 시회적 거리두기의 단계적 완화로 전체적인 확진자를 감소시켜야 한다. 재택치료 전에 투여할 경구치료제 도입을 최대한 앞당기고 항체치료제 투여와 관련해서는 생활치료시설이나 외래진료 주사센터, 전담병원에서 대상자를 확대하여 조기투여함으로써 입원율과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전략이 전제되어야 한다. 전담병상은 정부가 재정을 투입하여 컨벤션센터와 같은 대규모 임시병상 확보와 국립의료원의 코로나 중증환자전담병원 전환이 조속히 준비되어야 한다. 오미크론 등의 새로운 변이에 대비한 입국관리도 선제적으로 시행되어야 하는 것은 일상회복을 위한 필수 전제 조건이다.

2년이라는 어둠의 시간에 국가를 신뢰하고 국민들과 의료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인들에게 내년에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희망의 빛을 보여주는 연말과 새해를 소망해본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