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손실 3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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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손실 3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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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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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 중에서 사람에게 가장 좋은 것은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는 것이다.즐거운 태양빛을 보지 않는 것이다. 일단 태어났으면 되도록 빨리 冥府(명부)의 문을 지나 깊은 봉분(封墳) 속에 드러눕는 일이다.” <테오그니스/엘레게이아 제1권> 염세(厭世)도 이 정도면 압권이랄 만하다.
 염세주의자라면 흔히 쇼펜하워를 첫손 꼽는다. 염세주의자가 대개 그러하듯 그도 자살로 인생을 마감했을 법도 한데 그는 정반대였다. 자살은 커녕 스스로를 끔찍하게 아끼는 이기주의자의 면모를 드러냈다. 그는 평생 이발사가 목을 자를까 두려워 목을 내맡기고 면도를 시킨 일이 없고, 화재가 무서워 2층에서 잔 일도 없다고 한다. 그가 스스로를 얼마나 아꼈던지 이런 이야기는 수두룩하다.
 역사상 괴테만큼 자살 풍조를 퍼뜨린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의 자전적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흉내낸 유행이었다. 다른 사람의 약혼녀를 사랑했지만 비극으로 끝을 맺은 주인공은 유럽대륙에 패션과 자살 두 가지를 유행시켰다.
 푸른 외투와 노란색 반바지 패션이야 그렇다 쳐도 모방 자살풍조는 사회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진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자살 증가율이 세계1위라고 한다. 10년새 갑절이 늘어 하루에 30명꼴이란 것이다. 더욱 위험하게 느껴지는 것은 전국의 우울증 환자가 94만7002명이란 사실이다. 국립서울병원과 이화여대가 최근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자살로 말미암은 사회경제적 손실은 연간 3조856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자살자의 대부분은 청소년이거나 노인층이다. 생각만 해도 우울한 노릇이다. 염세주의자 쇼펜하워도 자기 목숨을 끔찍히 아꼈다는데 그 나이에 자살이라니…. 인간은 자신의 감옥문을 두드릴 권리가 없는 수인(囚人)이라고 한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자살을 만류한다. “인간은 신이 소환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스스로 생명을 빼앗아서는 안된다.”
 /김용언 논설위원 k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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