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출신 연예인도 새해에 꼭 큰절해야 하나?
  • 뉴스1
중국 출신 연예인도 새해에 꼭 큰절해야 하나?
  • 뉴스1
  • 승인 2022.0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걸그룹 에버글로우의 중국인 멤버 왕이런(22)이 새해 팬사인회에서 멤버들이 단체로 큰절을 하는 가운데, 홀로 한 손으로 다른 손 주먹을 감싸는 중국식 인사를 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의 누리꾼들은 “한국에 왔으면 한국식 예법을 따라야 한다”며 왕의 행동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자 중국 누리꾼들은 왕을 추켜세우며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라서 큰절을 한다”고 한국 비하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누리꾼들은 ‘중국인은 큰절을 안 한다’라는 해시태그를 붙인 게시물을 퍼 나르며 왕의 행동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은 원래 중국 속국” “부모(중국)는 자식(한국)에게 무릎 꿇지 않는다” 등 도 넘는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 매체들도 나서고 있다. 공산당의 입인 글로벌타임스는 9일 관련 기사를 내고 “문화는 포용적이어야 한다”며 “한국인들의 비판은 한국문화 확산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국문화 알림이라고 할 수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나섰다. 그는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중국이 충고를 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한중 양국의 감정싸움이 점입가경인 것이다. 사실 큰절이 유래한 곳은 중국이다. 옛날 외국 사신들은 중국 황제에게 삼궤구고두를 해야 했다.

삼궤구고두는 무릎을 꿇고(궤) 양손을 땅에 댄 다음 머리가 땅에 닿을 때까지 숙이기를 세 차례씩 모두 3번 되풀이하는 인사법이다.

서양도 예외는 없었다. 200여 년 전 영국의 조지 매카트니 경은 중국의 문호를 개방하기 위해 황제를 만나기를 원했다. 그런데 문제는 의전이었다. 청나라는 그에게 삼궤구고두를 요구했다.

매카트니 경은 거절했다. 신하가 아니란 이유에서였다. 이후 무역협상은 결렬됐고, 결국 영국은 아편전쟁을 일으켜 중국의 문호를 강제로 개방했다.

정작 큰절은 중국에서 유래했지만 지금 중국인 중 큰절을 하는 사람은 전혀 없다. 마오쩌둥이 공산혁명을 성공시킨 뒤 봉건잔재 일소 차원에서 이를 근절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한국과 일본인들과 달리 목례도 하지 않는다. 중국인들은 한국과 일본인이 고개를 주억거리면서 인사를 하면 신기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큰절은 물론 목례도 하지 않는 것이 중국의 현대 문화인 것이다.

그런 중국인에게 큰절을 하라는 것은 세계적 대배우인 톰 크루즈가 새해를 전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큰절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물론 최근 중국이 하는 짓은 하나같이 얄밉다. 중국이 김치의 원조라고 주장하는 것을 비롯해 오징어게임을 불법 시청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련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반중 감정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그렇다고 한국의 문화를 강요하는 것은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소인배의 행위다.

중국도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다. 예컨대, 중국은 지난해 에버글로우의 소속사를 징계했다. 왕이런의 국적이 중국인데 에버글로우가 한국 군인을 상대로 위문 공연을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중국은 덩치는 크지만 아직 청소년에 불과하다. 중국은 국내총생산(GDP)이 14조 달러를 넘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다. 그러나 1인당 GDP는 1만 달러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개도국인 것이다. 이에 비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 달러를 넘는다.

한국도 개도국 시절 민족주의적 정서가 분출했었다. 그러나 한국은 이제 선진국이다. 민족주의적 정서보다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중국은 청소년에 불과하다. 성인이 청소년과 싸우면 창피함은 결국 성인의 몫이다. 박형기 중국전문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