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포스코 소통으로 사태 해결해야
  • 이진수기자
포항·포스코 소통으로 사태 해결해야
  • 이진수기자
  • 승인 2022.02.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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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지주사·연구원 본사
서울 설치에 포항시민 반발
기업 경영논리·시민정서 충돌
시간 갈수록 갈등·반목 깊어
최정우 회장·이강덕 시장
소통과 양보의 지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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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와 포스코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양측의 대립이 벌써 한달이나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악화일로 입니다.

포스코를 규탄하는 시민들의 현수막이 대선 후보들의 선거 현수막을 초라하게 할 정도입니다.

최근 포스코 지주사 포항 설치를 위한 30만 명 서명 운동에 36만여 명이 참여했으며, 28일에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퇴를 촉구하는 시민 총궐기 대회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포스코도 홍보전에 나섰습니다.

‘포스코 본사는 포항을 떠나지 않는다’는 등의 현수막과 함께 포스코 입장이 담긴 홍보 영상을 제작해 유포하고, 여러 자매마을 주민들에게 회사 방침을 설명하기도 합니다.

포항시와 포스코의 ‘여론전’ 입니다. 안타깝습니다. 포스코 직원들도 포항시민입니다. 상호간 이렇게 첨예한 대립은 처음입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포스코는 1월 포스코 홀딩스라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주사와 미래기술연구원의 본사를 서울에 설치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에 포항시는 지주사 및 연구원의 본사를 서울이 아닌, 포항에 설치하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선 것입니다.

포스코는 왜 지주사를 설립하고 연구원과 함께 본사를 서울에 두는 걸 까요. 포스코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기존 철강 중심의 이미지 탈피와 함께 철강, 이차전지 소재, 리튬, 수소, 에너지, 건축 등을 그룹의 핵심기반 사업으로 선정해 ‘지주사’ 중심으로 각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시너지 창출 및 미래 신사업 발굴과 육성을 강화한다는 것입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업의 체질 개선이지요.

서울에 본사를 두는 것은 글로벌 경제시대에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며, 인공지능(AI), 수소, 이차전지 소재 등 신성장 산업에 따른 연구개발(R&D)을 담당하는 연구원 또한 우수한 인재 유치를 위해서는 변방이 아닌 서울에 두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는 것입니다.

반면 포항의 정서는 사뭇 다릅니다.

포스코는 특정 기업인이 아닌,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1968년 포항에 설립됐으며 철강산업 특성상 대기오염을 비롯해 분진, 수질 등 환경오염이 상당합니다.

시민들은 국민기업 포스코의 성장이 곧 국가 및 지역경제 발전이다며 환경오염을 감내해왔습니다.

또 2006년 포항건설노조 파업 때 노조의 파업 철회를 촉구했으며, 포스코의 적대적 인수합병(M&A)설이 나돌 때는 포스코 주식 한 주 더 갖기 운동을 펼쳤습니다.

포스코 위기 때마다 시민들이 포스코 지키기에 나선 것입니다. 그만큼 포항시민들은 포스코에 대한 사랑과 자긍심이 대단합니다.

시민들은 포스코를 ‘지역기업’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포스코 또한 경영이념을 ‘기업시민’이라 할 정도로 지역과 기업간 신뢰와 상생이 전국 최고입니다.

이런 가운데 느닷없이 포스코가 지주사로 전환하자 상생 관계가 하루 아침에 파탄난 것이지요.

즉 지주사를 놓고 기업의 경영논리와 시민들의 정서가 정면으로 충돌한 것입니다. 여기에 수도권 집중화로 지방소멸 위기에 놓인 대한민국의 현실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문제 해결에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아직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이강덕 포항시장이 대화조차 없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호 갈등과 반목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여론전의 첨병인 포항시 공무원과 포스코 직원들의 피로도는 상당합니다.

문제 해결의 첫 단추는 소통입니다.

한 두번의 만남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겠지만, 소통을 하다 보면 방안이 있을 겁니다.

지주사 본사는 서울에 두되, 연구원은 포항에 설치하는 것도 괜찮을 것입니다. 포스코의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이 포항에 있는 만큼, 이곳의 기구를 확대 개편하면 될 것입니다.

포항은 포스텍을 중심으로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인프라를 갖춘 도시인 만큼 굳이 서울에 별도의 연구원을 설치할 필요가 있을까 합니다. 지주사와 연구원 두개를 다 갖기 힘들면 하나씩 양보하는 것도 차선책입니다.

포항시와 포스코의 문제가 대선 정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갈등이 길어지면 중앙정부가 압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최 회장이나 이 시장이 권력의 힘에 자유로울 수 있을 까요.

또 그렇게 사태가 마무리된들 양측이 기분 좋게 수용하기 힘들 것이며, 그동안 쌓인 상호 불신과 앙금은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 전에 포항시와 포스코가 자체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시민들도 양측의 소통을 고대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진수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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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 2022-02-22 02:12:10
이진수기자 진짜 오래 해먹네....
경북도민일보(동남일보) 최~ 장수 기자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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