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응원과 신뢰를 받는 정치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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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의 응원과 신뢰를 받는 정치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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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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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국회의원들이 새벽 두시에 국회의원 별관에 모여 추경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 예산은 320만 명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코로나19 방역지원금 지급을 위한 것이다. 코로나19로 피폐해진 이들의 상황이 매우 힘들고 빠른 지원이 필요한 사안이나 굳이 모두 잠든 시간에 그것도 여당의원들만 모여 통과시켜야 했을까.

국회의원이 아니더라도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능히 짐작이 가능한 일이다. 여당만 알고 야당이 모르는 일도 아니다. 새벽 두시에 모여서 여러 말이 오갈 틈도 없이 4분 만에 통과시킨 예산은 토론도 조정도 없이 그저 통과를 위한 모임이었다. 국회의원 그들은 누구인가. 국민의 대표들이다. 국가나 국민들에게 중대한 재정 부담에 대해 심의와 조정을 하고 삭제하거나 새로운 조항을 달 수 있다. 현재 코로나 시국의 특수상황이고 이로 인한 부채 증가가 날로 늘어가고 있다. 또 곧 있을 대선으로 여당과 야당의 자리다툼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러한 시국에 새벽 두시에 전격 예산안 통과라는 이슈는 국민의 한 표를 의식한 작전의 하나로 볼 수밖에 없다. 본격적인 대선 운동이 시작되면서 연일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뒤지자 판세를 엎어보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정부는 대대적인 양적완화정책을 펼쳤다. 전대미문의 재난에서 정부의 무조건적 지원으로 힘을 얻는 사람도 있겠지만 모두의 걱정처럼 곳간에 있는 쌀도 아니고 빌려다 뿌리는 지원이라 그 부담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빌려 온 자금은 갚아야 할 자금이다. 그런데 갚을 계획은 차후로 하고 일단은 지르고 보는 추세다. 당장 급한데 언제 절차를 지키고 토의를 하나 먼저 지원하고 나중에 생각하자, 정부는 돈이 많다 등 대선 후보들의 공약은 일단 지원에 열을 올린다. 국가가 소상공인의 영업 손실을 보전하고 신용 사면까지 감행하겠다고 한다. 필요한 것이 국민들의 표니 한 표가 나올 곳이면 일단은 지르고 본다. 실현 가능한지 타진이나 하는 것인지 또 향후 국가재정의 생각은 하는 것인가.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역대급 부채를 만들었다. 전 세계가 코로나로 인해 재정완화 정책을 사용하여 인플레이션으로 고전하고 있듯이 우리나라 역시 올라가는 물가가 심상치 않다. 커피 한잔, 라면 하나가 부담스러운 시중에 어떻게 하면 올라선 물가를 안정시키며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고 세계 공급망 위험을 극복할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국가와 국민들이 당면한 문제이고 향후 대권자가 풀어야 하는 문제이다. 선거전을 펼치는데 여야의 경쟁이 이렇게 치열하다. 국가와 국민의 미래가 달린 일에도 우선은 당장의 안위가 먼저다. 현재의 구도라면 경쟁은 대립만 극대화할 뿐 견제로 상생하는 성과를 만들기 어렵다.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다시 봐야 한다. 궁극적 목표는 국가와 국민의 안전과 발전이다. 대를 위해서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가. 새로운 정권에 기대치를 높이기보다는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는 이유는 첨예해지는 여야의 대립의 모습이 고스란히 후보자들에게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는 역대의 선거와 다르다. 국민들의 기대치와 공감대가 없다. 걱정이 많아질 뿐이다. 조여 오는 경제와 외세의 압박에 과연 국가를 잘 이끌고 갈 수 있을까. 전 세계가 카오스 판이고 대한민국의 수장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결정과 추진을 시도해야 한다. 전 정권에서도 여야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이대로라면 다음 정권 역시 마찬가지 그림일 텐데 이대로 가도 되나. 물론 하루아침에 완벽한 정리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중장기 우리나라의 입지가 이상적인 궤도에 진입할 수 있는 청사진이 그려져야 하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그림이 그려져야 한다. 후보들마다 저마다의 공약을 거듭하지만 특별히 다를 것이 없다. 전 정권에서도 거론되었던 것이고 서로의 시기와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달라지는 세계 환경에서 우리나라의 입지를 그리는 그림이 없다. 우리는 대통령의 임기가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참으로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음을 체감했다. 가보지 않은 길은 언제나 기대가 부풀기 마련이지만 생각보다 난관을 만날 수 있다. 피부에 닿는 불편함을 풀어줄 피상적 공약 말고 나라의 근간을 달리할 정책이 필요한 지금 쳇바퀴를 도는 역사를 만들지 않으려면 우리의 정치권도 변화가 필요하다. 새해 예산을 다 사용하기도 전에 이슈를 만들어 새로운 추경을 날치기란 형태로 통과시키는 것은 정상적 모습이 아니다. 재정이 예산의 절차를 밟듯이 계획과 논의로 절차를 밟아야 한다. 후보들의 경쟁과 대립이 치열해도 기 정치권이 동조하는 것이 아닌 제어가 되어야 아름다운 선거가 될 수 있다. 아름다운 선거야 말로 국민들의 응원과 신뢰를 받는 정치의 시작이 될 것이다.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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