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포스코 미래 50년으로
  • 이진수기자
포항·포스코 미래 50년으로
  • 이진수기자
  • 승인 2022.0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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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지주사로 포항·포스코
한달간 갈등·대립으로 치달아
지주사 포항 두기로 사태 해결
이제 최 회장 포항 방문으로
이 시장과 웃는 모습 보여야
“포항과 포스코의 지난 50년 신뢰와 상생은 오간데 없고 포항시민과 소통 한번 없이 포스코홀딩스라는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본사를 서울에 둔다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로 이는 비난받아 마땅하지요.”

포스코의 지주사 문제로 포항시민들의 포스코에 대한 소외감과 분노가 정점으로 치닫던 지난 2월 중순 시민 A씨는 “국민기업, 지역기업 포스코에 뒤통수 맞은 기분”이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1월 28일 포스코가 지주사 체제 전환에 따른 지주사 및 미래기술연구원의 본사를 포항이 아닌, 서울에 두겠다고 밝히자 시민들은 포스코를 규탄하며 지주사 본사의 포항 설치를 위한 서명운동에 이어 급기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퇴출까지 촉구하는 시민궐기대회를 준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시민들의 포스코 사랑이 지주사 문제로 한순간에 포스코 비난으로 돌아선 포항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습니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포스코가 죽일 놈의 기업이 됐었더라고요. 제철보국으로 국가경제는 물론 동해안의 어촌인 포항이 오늘날 51만 도시로 발전하는데 크게 기여한 포스코가 하루 아침에 배은망덕한 회사로 낙인 찍인 것입니다.”

포스코에 30여 년간 근무하다 지금은 포스코 협력사에 몸 닫고 있는 B씨는 “선동 정치가 무섭다”며 이같이 말하면서 허탈해했습니다.

하나의 사안을 두고 시민과 포스코 직원간 관점이 이렇게 달랐습니다. 지역 민심이 갈라치기 된 것입니다.

다행히 2월 25일 포스코가 지주사 본사와 연구원의 본원을 포항에 둔다고 밝히면서 최근 한달간 포항과 포스코의 첨예한 갈등과 대립이 막을 내렸습니다.

다음날 거리 곳곳에 상호 주장을 담은 그 많던 현수막이 사라지고 포항은 다시 평온한 분위기를 되찾았습니다.

지주사 본사 서울을 두고 포스코는 글로벌 경제에 따른 ‘기업논리’, 시민들은 포항이 곧 포스코다는 ‘지역정서’와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지방소멸’을 막아야 한다는 양측의 팽팽한 입장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였는데 이쯤에서 마무리돼 참으로 다행입니다.

다만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이강덕 포항시장의 만남을 통한 원만한 합의가 아닌, 정치권의 압력으로 포스코가 마지 못해 고개를 숙인 것 같아 뒷맛이 다소 씁쓸합니다.

또 급작스러운 합의 과정과 일부 정치인이 사태 해결에 자신의 공을 내세우는 등 매끄럽지 못한 모습도 있었지만 대승적 차원에서는 별 무리는 없습니다.

포스코는 내년 3월까지 지주사 소재지를 포항으로 이전하고, 포항 중심의 연구원 운영체계 구축, 지역 상생협력 및 투자사업은 포항시와 포스코, 포스코홀딩스가 TF를 구성해 상호 협의로 한다는 합의안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이 말입니다.

국가나 지역, 또는 개인간이던 갈등과 분쟁, 대립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평화와 협력, 신뢰와 상생, 포용이 사람사는 세상에서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포스코에 대한 배신감’, ‘포스코가 왜 욕 먹어야 하나’는 상반된 입장의 갈등에 따른 상처는 봄눈 녹듯이 말끔히 치유돼야 합니다.

수원수구(誰怨誰咎) 할 수 없으며 승자와 패자의 관계가 아닌 함께 가야할 동반자의 길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최 회장과 이 시장의 만남입니다. 최 회장이 합의안에 보이지 않은 것은 마음에 맺힌 것이 있다는 반증이 아닐 까요.

사태가 해결됐다 해도 양측 수장간 관계가 불편하면 포항과 포스코의 관계도 데면데면 할 것입니다. 두 사람은 임기제인 만큼 때가 되면 지금의 자리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앙금을 털어 내길 바랍니다.

최 회장의 포항 방문을 기대합니다. 이 시장은 최 회장을 반갑게 맞으면 됩니다. 지난 50년이 그러했듯이 포항과 포스코는 미래 50년을 함께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이진수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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