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와 정치권 人材 양성
  • 손경호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와 정치권 人材 양성
  • 손경호기자
  • 승인 2022.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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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야구에서 한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이 시작하기 전까지의 기간을 스토브 리그(Stove League)라고 한다. 정규 시즌이 끝난 이후 겨울철 각 구단이 팀의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선수 영입과 연봉협상에 나서는 시기로, 팬들이 난로(stove) 주위에 모여 선수의 소식 등을 이야기하면서 흥분하는 모습이 마치 실제 경기를 보는 것 같다는 뜻에서 유래됐다.

정치권에서도 ‘스토브 리그’가 있다. 바로 대선 승리 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권력의 핵심 기관인 청와대에 입성하는 시간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나 청와대에 입성하게 되면 바로 정치적 체급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늘공’인 직업 공무원들의 경우 승진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바로 인수위원회의 인수위원이나 전문위원, 실무위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윤석열 대선 캠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 한 적이 있다. 대선 당시 캠프에서 중책을 맡은 이 인사가 고향 동네 중진 국회의원에게 인사를 하자 얼굴 표정이 상당히 어두워지더라는 것이다. 나중에 다시 만났을때 자신은 서울지역의 구청장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자 아주 반갑게 대해주더란다. 그래서 그 인사는 구청장 선거 출마 이야기를 빨리 하지 않은 걸 후회했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권력은 부자 간에도 나누지 않는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은 아니다. 캠프에 참여하는 인사들은 청와대나 장관 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일 경쟁자들이다. 향후에는 단체장이나 국회의원 자리를 놓고 다시 경쟁을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원회에 TK인사들이 일부 참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임이자 국회의원(상주·문경)이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으로, 영천 출신인 이종섭 전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차장(중장)이 외교안보분과 인수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인수위원의 경우 장·차관을 맡는 경우가 많아 두 사람은 윤석열 정부에서 요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무1팀장(정무기획)에는 정희용 국회의원(고령·성주·칠곡)이, 정무2팀장(정무지원)에는 이상휘 선대본부 후보비서실 기획실장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포항 출신인 이상휘 정무2팀장은 이명박정부 당시 청와대 춘추관장과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경력이 있다.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포항북 지역구에 공천 신청을 했던 전력때문에 경북 정가(政街)에서는 2024년 총선에서 이 팀장이 다시 포항지역에 도전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위원으로는 홍석준 국회의원(대구 달서갑)과 이인선 현 대구광역시 지방분권협의회 의장이 활동하고 있다.

청년들의 인수위원회 합류도 눈에 띈다. 구미 출신으로 1982년 생인 김찬영 씨는 과학기술교육분과 실무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 씨는 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구미갑 경선에서 현 구자근 의원에게 패배해 총선 출마에는 실패했다.

경산 출신으로 1987년 생인 조지연 씨도 윤석열 당선인 비서실에 합류했다. 조 씨는 제21대 총선에서 경산 지역구 경선에 나서 윤두현 현 국회의원에게 패배한 바 있다. 이로 인해 2년 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체급을 올린 이들 청년 인사들과 현역 의원들 간 리턴매치가 이뤄질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10년 만에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장·차관은 물론 청와대 수석 및 비서관, 공공기관장 등 야당때는 누리지 못한 경력 업그레이드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자리를 지키려는 정치인들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지만, 지역민들 입장에서는 인재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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