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립예술단 존재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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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립예술단 존재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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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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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립예술단 한해 관람객 1만명 불과
70억 예산으로 가요·아이돌·국악공연하면
시민들 다양한 문화 향유 마음껏 즐겨
그들만의 공연 벗어나 시민에 사랑받는
예술단되기 위해 혁신과 각계담론 필요
살기 좋은 도시는 어떤 도시일까요. 물질적, 정신적으로 풍요한 도시일 것입니다.

인간은 먹고 사는 것이 우선이므로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하며 다음으로 쾌적한 환경, 수준 높은 의료시설과 교육기관, 사통팔달의 교통망 등이 좋은 정주여건이 아닐까 합니다.

여기에 문화예술을 더하고 싶습니다. 문화는 삶의 가치를 높여주는 것으로 정치, 경제와 함께 중요한 요소입니다.

독일, 오스트리아는 음악으로 명성이 자자한 나라며 작곡가 베토벤과 모짜르트, 지휘자 토스카니니, 성악가 파바로티 등의 음악가들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예술인입니다.

포항시립예술단의 현주소를 말하고자 합니다.

교향악단과 합창단은 1990년, 연극단은 이보다 앞서 1983년 설립으로 예술단의 역사가 30년이 넘었으며, 134명(교향 70·합창 48·연극 16)의 단원을 두고 있습니다.

교향악단 정기공연은 연간 12회, 합창은 4회에서 올해부터 6회로 늘어났으며 연극은 8회 입니다. 찾아가는 음악회 등 부정기 공연을 갖기도 합니다.

코로나19 이전 교향악단의 1회 공연 평균 관람객은 550명, 합창단 350명, 연극은 100명으로 연간 총 9000여 명에서, 2020년 국내에 코로나가 발생하자 이전의 3분의 1 수준인 3000여명으로 대폭 감소해 공연장이 을씨년스러울 정도입니다.

일부 메니아 층과 단원들 지인을 제외하면 대부분 시민들은 일 년에 한번도 예술단 공연을 찾지 않는 실정입니다.

왜 그럴까요. 무엇보다 예술단이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기량 향상에 따른 각고의 노력과 열정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단원은 주 5일 근무에 오전 10시 출근, 오후 3시 퇴근입니다. 공연이 있으면 3시 이후에도 연습을 하지만, 평소에는 1시께 퇴근이 상당합니다.

합창단 지휘자는 연간 130일 근무이며, 교향악단 지휘자는 공연 회수 중심이어서 출근일 개념이 없습니다. 공연 일정에 따라 지휘자가 서울에서 내려오면 됩니다.

지휘자가 포항에 상주하면서 단원들과 많은 연습으로 호흡을 맞추면 기량이 향상돼 더 좋은 음악을 시민들에게 선사하지 않겠냐 하는 일반적인 생각입니다.

단원 3분의 2 정도는 대구 울산 부산 등 타지역인이며 일찍 퇴근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이들도 있습니다. 포항 주소 갖기 운동은 공염불이며 포항에 대한 정체성 부족입니다.

세계적인 첼리스트이자 지휘자인 파블로 카잘스가 아흔다섯 살 일때, 기자가 아직도 하루에 여섯 시간씩이나 첼로 연습을 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카잘스는 “그렇게 연습하면 조금씩 나아지는 구석들이 있거든...,” 예술가들에게 큰 울림입니다.

포항시가 지휘자와의 계약이나 예술단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공연 프로그램에 대해 언급해 봅니다. 클래식의 품격도 중요하지만 베토벤 교향곡 등의 중심으로는 클래식 저변 확대에 한계가 있는 만큼, 때로는 시민들에게 친숙한 내용의 눈높이 공연 기획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초등생에게 중학생 책가방을 줄 수는 없습니다.

흔히 문화예술에 대해 ‘지원은 하되 간섭은 말라’고 합니다. 이는 예술가들이 창의력을 자유롭게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오롯이 시민 혈세로 운영되는 예술단에 대해 산술적으로 한번 계산해보겠습니다.

예술단 연간 운영비는 70억 원으로 대부분 급여로 지출됩니다. 그런데 관람객은 연간 1만 명에도 못 미칩니다.

그럼 70억 원으로 남녀노소가 즐기는 대중 가요를 비롯해 그룹사운드, 국악, 클래식 등 장르별로 국내외 유명한 가수나 아이돌, 명창, 오케스트라 등을 회당 1억 원에 초청해 공연을 하면 한해 70회 공연입니다. 시민들은 5일마다 다양한 명품 공연을 맘껏 즐길 수 있습니다. 야외 공연 한번에 1만 명의 인파가 몰립니다. 예술단과는 비교가 안되지요.

또 이 돈의 일부를 지역 문화예술인들에게 지원하다면 풀뿌리 문화예술이 더 활성화되지 않을까 합니다. 시민들이 어릴 때부터 클래식이나 악기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아직도 저변 확대가 안되는 것에 예술단의 성찰이 있어야 합니다. 클래식도 대중의 사랑과 박수로 예술적 꽃을 피우기 때문입니다.

예술 문외한인 내가 예술단을 폄하하거나 예술단의 무용론을 제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도시가 공항, 역, 항만, 명소 등을 갖고 있다는 것은 그 도시의 위상과 품격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예술단도 같은 맥락입니다.

포항시가 예술단의 존재에 비해 시민들의 문화 향유권이 낮다는 것을 알면서도, 서울의 유명 지휘자를 선임하고 단원들의 고용안정과 복지향상에 애쓰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예술단이 지금의 모습으로 안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들만의 음악과 공연이 아닌 시민의 사랑을 받는 예술단이 되기 위해서는 혁신을 해야 합니다.

포항시와 시립예술단, 시민들의 담론과 방안이 필요합니다. 이진수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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