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원법사, 천막에서 시작해 ‘통근 나눔’ 큰 도량으로
  • 신동선기자
포항 원법사, 천막에서 시작해 ‘통근 나눔’ 큰 도량으로
  • 신동선기자
  • 승인 2022.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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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지금의 자리서 천막살이
신도 2만여명 이르는 대형사찰로
해운스님과의 인연으로 나눔 동참
지역 초중등생, 대학생 등에 후원
원법사 장학회 470여명에 장학금
포항 원법사 극락전 전경.
원법사 들어가는 입구.
원법사 도량안내도
해운주지스님(오른쪽)이 동국대에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
원법사 장학금 수여식에서 운보큰스님(오른쪽 3번째)과 사찰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근 대한불교서명종 원법사의 통큰 기부가 알려지면서 이 사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법사는 포항 신광면 호리마을 곡영산 자락에 있다. 뒤로는 비학산, 앞마당은 용연지가 펼쳐진 천혜자연환경과 더불어, 봄이면 꽃들이 만개해 장관을 이룬다.

원법사는 20년 전 지금의 자리에서 한 문중의 제실을 빌려 불법을 펼쳤다. 이후 제실을 나와 한동안 천막생활을 이어갔다.

어려운 형편으로 시작한 원법사는 불과 20년 만에 미륵전, 대웅보전, 약사전, 극락전, 명부전, 숭모각, 관음전, 조사전, 삼성각, 칠성각 등을 갖췄다. 신도 수 2만여 명에 이르는 대형 사찰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지역 학생들과 사회의 어려운 이들을 돕기 위한 통큰 기부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원법사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운보큰스님과 해운 주지스님의 역할이 컸다.



◇대한불교 서명종과 원법사 탄생 배경… 포항 신광면에 사찰을 세운 이유

운보큰스님은 올해로 67세다. 30여년 전 출가해 지금의 대사찰을 이뤘다. 대한불교 서명종을 탄생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천년고찰이 많은 우리나라 불교의 역사적인 가치로 치면 원법사는 고작 20년에 불과하다. 조계종처럼 대중에게 익숙한 종단도 아닌, 포항에서 시작된 잘 알려지지 종단이다. 그러나 서명종은 고대 신라시대 불교 사상을 뿌리로 둔다.

서명종은 통일신라 때 왕가 출신으로 당 태종으로부터 서명대덕의 칭호를 받은 원측의 불교사상을 배경으로 한다. 원측은 중도(中道)를 불교사상의 기준으로 삼고, 집착과 편견을 제거하면 곧 깨달음에 달할 수 있음을 강조한 유식학자로 평가를 받는다. 운보스님은 불교의 꽃인 서명대덕 원측의 유식사상을 이어받아 서명종을 탄생시켰고, 원법사를 세웠다.

신광면과 인연이 없는 운보큰스님은 이곳 신광면에 사찰을 세운 이유에 대해 해가 뜨는 동쪽 시작점이라는데 의미를 뒀다. 원법사를 중심으로 서쪽 비학산과 동쪽 백산, 남쪽 백년산 등 3백으로 둘러싸인 이곳이 명지라는 것이다. 동쪽 끝인 시작을 의미한다는 뜻에서 가장먼저 아침을 밝히는 동해의 출발점 포항에 운보스님의 큰 뜻이 있었다.



◇미쳤다는 아들을 믿어준 어머니로부터 시작된 원법사 베풂

운보큰스님은 “옛말에 산전수전을 겪어야 안다. 고통이 지나야 도를 깨닫는다. 현상의 경험이 없이 도를 닦았다고 말하면 안 된다”며 “돈이 있을 때에는 알지 못했지만, 가진 것을 모두 잃고 나니 깨달음에 대한 진리를 보게 됐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젊은 시절 하는 일마다 실패를 거듭했고, 집안 재산을 모두 잃게 되는 역경을 맛봤다. 이후 속세를 떠나 도를 얻기 위해 전국 사찰을 떠돌 때 주위에서는 그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미친 사람으로 취급을 당한적도 있었다. 그때 그의 어머니는 불심을 전할 재목으로 운보큰스님을 인정해주고, 신뢰를 안겨줬다고 한다. 어머니는 ‘언젠가는 인생이 풀린다’는 말과 함께 마지막 남은 전 재산을 털어 운보스님에게 건네 줬고, 어머니의 쌈짓돈은 중생을 구제하는 원법사 밑거름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해운주지스님과 큰스님의 인연, ‘지역사랑’ 나눔

천막사찰 때 운보큰스님을 찾아온 해운주지스님은 당시 원인을 알 수 없는 중병으로 거반 죽어가고 있었다. 해운주지스님은 “여기 올 때 키 165cm, 몸무게 43키로에 왔다. 내가 살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병명은 없었고,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러나 큰스님 가르침 속에 건강한 삶을 살게 돼 감사가 됐다. 나는 복이 많은 사람이다”고 회고했다.

해운주지스님은 운보큰스님의 가르침과 지원 속에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전액 장학금을 받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이어 영국과 미국에서 유학을 했다. 유학생 시절에도 최고의 성적으로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스님은 자신이 운보큰스님과 신도들로부터 큰 은혜를 입었다는 빚진 마음으로 2008년부터 장학회를 결성해 지금까지 포항 지역 초중등학생들에게 장학금을 후원해오고 있다. 또한 동국대 경주캠퍼스 후원도 이어가고 있다. 원법사 장학회에는 600여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고, 현재까지 2억5000만원을 모아 470여 명에게 장학금을 수여했다.

해운 주지스님은 “대학 재학 중 받았던 장학혜택을 후학들을 위해 희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고 했다.



◇생명사업 마음 치료를 위해 5층 규모 ‘명상센터 건립’

원법사는 그동안 명상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이곳 명상 프로그램은 가정 문제의 해결에 수행기능을 두고 있다. 명상은 사람들이 스트레스, 불안 등을 관리하는데 이용된다. 불교의 마음수행에서 비롯된 명상은 현재 미국 등에서 스트레스 관련 질환을 다루는 심리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운보큰스님은 요즘 과학문명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많이 거론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게 영생사업 즉, 생명사업이라고 했다. 또한 불교적 교리에서 명상 수련을 할 때 참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며 이러한 깨우침이 영생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행의 원리는 원인된 자리를 정리해야 한다며, 충격을 받아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 원인된 자리를 고치지 않으면 문제의 해결에 도달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원인된 자리를 고치는 게 부처님의 가르침이고 수행의 원리라고 말했다.

운보큰스님은 “과학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정신이 도태되고 파괴된 사회로 나가고 있다”며 “정신이 물질의 노예가 되면 세상이 분열되고 혼탁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의식 상태를 바꿔주는 건 수행을 통해 가능하다”며 “이런 차원에서 마음을 챙기는 수행 사업은 가장 큰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업은 외국에서 보편화 돼 있지만, 우리나라만 뒤쳐져 있다”며 “정신세계를 바로 세우는 데에는 명상 외엔 답이 없고, 이러한 영생사업은 많은 이들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법사는 올해 안에 5층 규모의 명상센터 건립을 추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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