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방역조치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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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방역조치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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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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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어제부터 야외 탈(脫)마스크 시행에 들어갔다.

그동안 실내는 물론 실외에서도 2m 거리두기가 안 되는 경우라면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이날부터 실내에서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야외에서는 벗어도 된다. 학교에서도 실외 운동장에서 학급단위로 체육수업을 할 때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 다만 50명 이상이 참석하는 집회 및 공연, 스포츠 경기 때는 함성이나 합창 등 침방울이 튀는 행위가 많아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써야 한다.

하지만 야외 마스크 해제 시행 첫날 거리에서 만난 포항 시민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쓰는 모습이었다. 마스크 착용에 익숙해진 나머지 아직 마스크를 벗을 준비가 안 된 것이다. 혹시나 마스크를 쓰지 않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우리가 마스크를 쓰기 시작한 것은 2020년 1월부터다. 그동안 2년이 넘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은 많은 불편을 초래했지만 한편으로 안전을 선사하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실험에 따르면, 기침 상황에서 수술용 마스크 보호 효과는 7.5%에서 65%, N95 마스크는 95%까지 높아졌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도 야외에서는 물리적 간격을 고려해서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하고 있다.

비록 감염자 환자가 줄어들고 있기는 해도 공식적으로 확인되는 신규 확진자만 아직도 몇 만 명에 달하고 숨은 감염자가 상당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성급한 마스크 해제는 바이러스 전파를 촉진시켜 코로나 재유행을 불러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보다 먼저 야외 마스크 착용을 해제한 프랑스,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에서는 확진자 감소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지난 3월 실내 마스크 조치까지 해제한 미국은 최근 들어 코로나19 감염증이 광범위하게 확산해 일부 주에서는 다시 실내 마스크 의무 재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거의 정체 양상을 띠었던 미국 내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50개 주 가운데 47개 주에서 증가세를 보이는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실외 마스크 해제 결정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논쟁이 치열했다. 전문가 그룹인 질병관리청은 상황을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던 반면 청와대와 복지부는 유행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으므로 해제 쪽에 무게를 뒀다. 결국 야외 마스크 해제는 정치적인 판단이 앞선 결과로 분석된다. 인수위도 실외 마스크 해제는 이달 하순은 돼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와 국민 모두 2년이 넘는 방역조치 시행과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으로 피로도가 극에 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온갖 불편을 감수하고 성공적적으로 시행해온 방역의 끈을 섣불리 늦췄다가 또다시 재유행으로 환원하게 되면 피로도는 더욱 심화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는 해외 국가들의 사례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해 반영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과학적 방역조치 시행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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