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소년 타살 아냐” 31년전 경찰 주장 파문
  • 김무진기자
“개구리소년 타살 아냐” 31년전 경찰 주장 파문
  • 김무진기자
  • 승인 2022.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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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대구경찰 강력과장
“사망원인 저체온증 추정
사후에 생긴 두개골 손상
암매장은 자연매몰” 주장
유족 “터무니 없는 이야기
아이들 늘 다니던 곳” 반박

국내 대표 장기 미제사건 중 하나인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암매장 사건’이 타살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이 최근 이 같은 주장을 내놓으면서 유족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른바 개구리소년 사건은 1991년 3월 26일 대구 달서구 초등학생 5명이 집 근처 와룡산에 도롱뇽 알을 찾으러 간다고 나선 뒤 실종된 사건이다.

당시 한 동네에서 같은 초등학교에 다닌 우철원(당시 13세)·조호연(12)·김영규(11)·박찬인(10)·김종식(9)군 등 5명의 소년이 사라졌다.

경찰 등은 와룡산 일대에 연인원 35만여명을 투입해 수색을 벌였으나 소년들의 흔적조차 찾지 못했다. 유족들은 생업을 포기한 채 전국을 돌며 전단지를 돌리고 아이들의 행방을 수소문했으나 허사였다.

그러다 실종 후 11년 만인 2002년 9월 26일 와룡산 4부 능선에서 두개골 손상 등 타살의 흔적이 있는 실종 소년 다섯 명의 유골이 발견됐다. 하지만 이후 현재까지도 실종·사망 경위 등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당시 경북대 법의학팀은 6주간의 조사 끝에 두개골의 상처 등을 바탕으로 ‘예리한 물건 등에 의한 타살’로 결론내렸다. 하지만 아직 사건의 범인은 찾지 못했고, 많은 부분이 의문에 휩싸여 있는 상황이다. 이후 2006년 3월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현재까지 미제로 남았다.

법의학팀의 결론에 앞서 당시 경찰은 실종 당일 내린 비로 기온이 내려간 점에 비춰 ‘저체온증에 따른 사망’이라고 성급하게 발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경찰의 사과와 법의학팀의 타살 결론으로 일단락됐던 저체온증 사망 논란이 최근 다시 불거졌다.

사건 발생 당시 수사 책임자였던 김영규 전 총경(당시 대구경찰청 강력과장)은 김재산 국민일보 대구경북취재본부장이 최근 펴낸 책 ‘아이들은 왜 산에 갔을까’에서 ‘개구리소년 사건은 타살이 아니다’고 주장하는 등 사망 원인에 대한 다른 해석을 내놨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손수호 변호사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전 총경의 이 같은 주장을 소개했다.

프로그램에서 손 변호사는 “김 전 총경은 ‘범행 동기가 없고 살해 도구가 발견되지 않았다. 개구리 소년 사건은 타살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숨진 5명 중 세 명의 두개골에서는 상처가 나왔는데 각각 상처의 수와 모양이 제각각이었던 점을 짚었다. 실제로 경찰은 두개골에 남은 ‘ㄷ자’, ‘V자’ 등 상흔을 보고 관련 범행 도구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결국 당시 소년들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뒤 날카로운 돌이 사체 위에 떨어지면서 생긴 상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손 변호사는 “김 전 총경은 2002년 유골 발견 직후 홀로 현장을 찾았고, 주변 지형을 살펴본 뒤 아이들이 이곳에서 숨지고 자연 매몰됐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고 했다.

이 같은 주장에 유족 측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CBS 라디오에 따르면 전국미아실종자찾기시민 모임 나주봉 회장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다. 와룡산은 아이들이 늘 다니던 곳이다. 해발고도도 300m 정도로 깊은 산이 아니다. 저체온증으로 죽었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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