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 운운 ‘설레발’들 너무 나갔다
  • 손경호기자
차기 대권 운운 ‘설레발’들 너무 나갔다
  • 손경호기자
  • 승인 2022.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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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여론조사 기관이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 즉 차기 대권 후보 관련 여론조사를 발표했다. 여권의 주자로는 안철수, 오세훈, 한동훈, 홍준표, 야권주자로는 김동연, 이재명 등이 의미있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 장관이 대권후보 반열에 오르면서 더불어민주당은 가히 정치권의 ‘미다스 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인데다가 한 장관까지 대권후보 반열에 올려놨기 때문이다. 윤석열 검사를 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으로 만든 것도, 갖은 핍박으로 국민의힘의 대권후보로 만든 게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다. 여기에 민주당의 한동훈 때리기 이후 한 장관까지 대권후보 반열에 올랐다.

문제는 이 여론조사가 조금 뜬금없다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채 한 달도 안된 상황에서 나온 차기 대권 여론조사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은 여야 모두 당권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상황에서 번짓주를 잘 못 짚어도 엄청 잘 못 짚었다는 생각이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은 앞서 언론들의 차기 지도자 운운에 대해 즉각 지적했다.

홍준표 당선인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 대통령 취임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차기 운운하는 것은 새 대통령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도리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차기는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돈 후인 3년후에나 서서히 거론되는 것이 상당하고 지금은 힘을 모아 새 대통령이 잘하도록 격려하고 도와줄 때”라는 것이다.

일부 언론이 차기 지도자 운운하며 설레발 치고, 이어 여론조사 기관이 차기 지도자 여론조사로 호응을 하고 있다. 다시 언론들이 여론조사 결과를 대대적으로 기사화하며 부화뇌동하는 패턴인 것이다.

우물에 가 슝늉 찾는다는 속담이 있다. 일의 순서도 모르고 성급하게 덤빈다는 말이다. 이 속담 말고도 성급함을 비유한 속담은 많다.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다’, ‘콩밭에 가서 두부 찾는다’ 등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한 달도 안되어 나온 차기 지도자 띄우기는 성급해도 너무 성급하다는 생각이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나온 다른 여론조사는 차기 민주당 당대표 적합도를 비롯 이재명 당대표 출마 문제, 김부겸 정계 복귀 및 민주당 전대 출마 문제 등 민주당 전대 관련 조사를 실시했다.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가 10일 발표한 선거 및 사회현안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민주당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오차 ±3.1%p) 이재명 국회의원 32.1%, 김부겸 전 국무총리 26.3%로 이 의원이 오차범위 내에서 김 전 총리를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을 어느 진영이 이끌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친이재명계(32.9%), 친문재인계(10.5%), 기타 다른세력(44.2%), 잘 모름(12.3%)로 나타났다.

이재명 의원의 민주당 당대표 도전을 위한 8월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서도 반대 여론이 높았다. 전대 출마 찬성 응답은 39.9%인 반면 반대 응답은 50.8%로 과반을 넘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이 차기 전대에 출마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차기 민주당 당권을 놓고 두 사람이 전당대회에서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관련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무슨 일을 하든 때와 장소가 맞아야 한다. 새벽달 보자고 초저녁부터 기다려봐야 몸만 피곤할 뿐이다. 차기 당대표 선호도 조사라면 몰라도 차기 대권 운운은 너무 앞서갔다는 생각이다.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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