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위니아 꼬리
  • 경북도민일보
에위니아 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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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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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은 1년 동안에 보통 24개 쯤 발생한다. 그 가운데 엊그제 소멸된 3호 태풍 에위니아는 유별난 데가 있다. 보통  8~9월이 태풍철인데도 이를 앞질러 장마철에 뛰어들어 한바탕 난동을 부린 조급성이 그 하나다. 또한 중국에서 불어온 편서풍에 밀려 소멸되고 나서도 위세를 부리려 드는 것이 특이하다.
 태풍은 전선이 없는 법인데 유독 에위니아는 꼬리부분에 전선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힘을 얻은 장마전선은 전국 곳곳에서 폭우기록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남 남해·거제는 400㎜를,전남 여수·고흥은 300㎜를 훨씬 넘어섰다. 한반도 남쪽에 머물러 있던 장마전선을 밀어올린 탓이다.소멸되기 직전엔 기존 장마전선까지 흡수해 `위험반원’지역에 장대비를 퍼부었다.
 이번 태풍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북지역 또한 피해가 막심하다. 경북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사망·실종자가 5명이나 된다. 물에 잠긴 농경지만도 486㏊다. 그렇다고 이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잠정집계일 뿐이다. 태풍의 꼬리는 어제도 비를 퍼붓게 심술을 부렸다. 추가 피해가 없을 수 없다.
 피해현장 보도를 보면 참담하기 짝이 없다.땅 마르기만 기다린다는 멜론재배 농민,올해 농사 다 망쳤다는 농민의 한숨…. 여기에 비만 오면 철로 지하통로가 유일한 출입구가 돼버리는 산속 외딴 마을 이야기가 마음을 어지럽게 한다. 만든지 100년이나 된다는 이 철로 지하통로를  물난리에 휩쓸려 떠내려오는 쓰레기가 막아버리면 고립될 수밖에 없다니 딱한 노릇이다.
 지금은 과학 만능시대다.얼마전까지만해도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이 현실이 되어 나타나고 있다. 기상을 조절하는 기술이라고 예외일 것인가. 비와 바람을 나눠 필요한 것만 가려서 쓸 수 있는 세상이 오지않는다는 법도 없지 않은가. 비바람 속에 보이고 들리는 것이라곤 답답한 것들 뿐이어서 이처럼 엉뚱한 생각도 하게 되나보다.
 /김용언 논설위원 k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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