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솟값마저 폭등 장보기 겁난다”
  • 조석현기자
“채솟값마저 폭등 장보기 겁난다”
  • 조석현기자
  • 승인 2022.0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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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곡물가 상승·글로벌 공급 차질 등 맞물려 인플레 지속
이상 기온·가뭄 영향에 작황 부진 채솟값 폭등…서민 생활고 악화
aT KAMIS 가격동향, 상추 평년대비 25%·깻잎 무려 43% 껑충
일부 “채소 구입 사치로 느껴져”…쌈채소 직접 재배 가구 늘어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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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와 곡물가 상승, 글로벌 공급 차질 등이 맞물리면서 서민들의 생활고와 직결되는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가파르다. 윤석열 정부가 민생 안정대책을 내놓았지만 물가는 연일 치솟고 있다. 현재 5%대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물가 상승에 이은 채솟값까지 폭등해 서민들의 생활고가 더욱 쪼달리고 있다.



#. 포항 북구 양덕동에 사는 주부 김모(45)씨는 최근 동네 뒤 텃밭을 임대받아 깻잎과 파, 상추 등을 키우기 시작했다. 대형마트에서 1봉(30장)에 1300원에 샀던 깻잎이 올들어 1800원까지 오르면서부터다. 김 씨는 “삼겹살에 채소를 싸먹는 게 사치로 느껴질 지경이다”며 “집에서 직접 재배해 먹는게 저렴하다는 말을 듣고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 포항시 남구 대잠동에서 삼겹살 식당을 운영하는 황모(61)씨는 요즘 가파르게 오른 채소가격 때문에 손님들에게 상추나 깻잎도 맘대로 못 내놓고 있다. 손님들에게 미안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손님들이 상추를 더 달라고 하면 겁이 덜컥 난다고 하소연했다.



채솟값이 그야말로 ‘금(金)값’이다. 장바구니 물가가 줄줄이 오르면서 치솟은 채솟값이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른 무더위와 작황 부진 등이 맞물리면서 당분간 농작물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가격동향에 따르면 소매가격 기준 청상추(100g)는 939원으로 평년 동기(753원)대비 약 25% 올랐다. 깻잎(100g)은 2375원으로 같은 기간(1663원)과 비교해 가격이 43%가량 껑충 뛰었다.

때 이른 더위와 강수량 부족이 농산물 생산량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5월 전국 최고 기온은 33도에 육박했고, 지난달 강수량은 5.8㎜로 평년 강수량의 6%에 불과해 전국에 가뭄이 계속됐다.

여기에 고물가 추세에 따른 유통비용 상승까지 이어지자 농작물 가격은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관계자는 “5월부터 이상고온과 가뭄으로 생산량 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올여름 고온으로 여름철 수확량도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상추, 깻잎 등 잎채소 가격 상승이 이어지다 보니 집에서 텃밭을 가꾸고 쌈채소를 재배해 먹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식자재를 구매하는 것보다 한 끼 요리에 필요한 채소를 소량으로 직접 기르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관련 매출도 크게 늘었다. 롯데데마트가 올해(1~5월) 원예 관련 매출을 분석한 결과 씨앗/모종(상추·방울토마토 등)은 전년 동기 대비 80% 신장했고, 배양토는 60% 올랐다. 같은 기간 모종샵·원예 가위 등 원예공구 제품은 30% 성장세다.

온라인을 통한 재배 용품 판매량도 늘었다. G마켓은 최근 한 달(5월1일~31일)간 씨앗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1% 늘었다고 했다. 모종(84%), 물조리개(54%)도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옥션에서 물조리개(264%), 식물영양제/비료 용품(244%), 씨앗(140%) 판매도 증가했다.

포항농협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채솟값이 크게 올라 선뜻 사가는 주부들도 많이 줄었다”면서 “잎채소 가격 상승이 이어지자 집이나 텃밭에서 채소를 직접 재배하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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