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장 취임식 단상(斷想)
  • 모용복선임기자
포항시장 취임식 단상(斷想)
  • 모용복선임기자
  • 승인 2022.0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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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초 3선 포항시장 취임식
이강덕 시장 기존 취임사 대신에
헤드셋 쓰고 포항 미래비전 설명
3선 시장에 대한 기대·우려 교차
취임식서 강한 의지로 우려 불식
포항시장으로서의 마지막 임기가
새로운 도약 위한 출발점 될수도
모용복 선임기자.

지난 1일 사상 최초로 3선 포항시장 취임식이 열린 문화예술회관.

행사 시작을 30여분 앞두고 문화예술회관 앞은 벌써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시간적인 여유 때문인지 참석자들은 출입구를 향해 긴 줄을 형성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음악회나 공연을 보러 이 곳을 여러 차례 방문한 적이 있었지만 이처럼 줄을 서서 입장한 기억은 없다.

낯선 풍경이 의아해 관계 공무원에게 물으니 이강덕 시장이 감사 표시를 하기 위해 시민들과 악수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선거가 끝난 지 한 달도 넘었는데 굳이 이 많은 사람들에게 일일이 감사인사를 하려는 마음 씀씀이가 놀라웠다. 또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차갑게 가슴이 식어 내리는 여느 정치인들에 비하면 대단한 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더 놀라운 일에 취임식에서 있었다. 취임 선서를 마친 이 시장은 의례적인 감사인사와 판에 박힌 취임사 대신 헤드셋을 착용하고 무대에 섰다. 그의 뒤로는 올해 포항시 역점과제와 미래비전을 나타내는 문구와 그래픽이 하얀 스크린에 펼쳐졌다. 이 시장은 프레젠테이션(PT) 형식으로 시정 구상과 운영방향을 설명하는 내내 스크린에 의존하지 않고 유창하게 말을 이어갔다. 흡사 기업 설명회를 보는 느낌이었다.

이런 모습을 보며 한 장면이 오버랩 됐다. 올해 시청 출입기자로 자리를 옮긴 필자는 지난 1월 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강덕 시장과 지근거리에서 대면을 했다. 직원들의 배려로 시청 대회의실 기자회견장 맨 앞자리에 앉게 된 필자는 그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까지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이 날 이 시장은 헤드셋을 쓰고 ‘희망특별시 포항’ 구상을 밝혔다.


필자는 그가 스크린을 거의 보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랐다. 내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성찰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물론 여러 차례 반복해서 연습을 하면 못 할 일은 아니지만, 50만 특례시 수장으로서 빡빡한 일정을 고려하면 그만한 시간을 내기는 사실상 버거운 일이다. 그가 포항발전과 미래 비전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대선과 지선을 치르는 동안 정치에 선무당인 필자가 어찌어찌해서 라디오 정치토크에 두어 번 출연한 적이 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작성해서 틈틈이 소리를 내가면서 읽었다. 나름대로 연습을 했건만 정작 녹화(한 번은 생방송이었음)에 들어가서는 머릿속이 하얘져 원고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단순히 연습만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다. 정치에 대한 일천한 지식을 탓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니 이 시장의 유창한 프레젠테이션에 어찌 감동을 먹지 않을 수 있으랴.

시정에 대한 설명은 주로 기자나 관계 공무원을 상대로 한다. 일반 시민들은 딱딱한 내용으로 인해 지루해지기 십상이다. 그런데 이날 시민들을 비롯한 1000여명의 참석자들은 지루해하기는커녕 프레젠테이션 동안 수차례에 걸쳐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그에 앞서 열린 양 국회의원들의 짧은 축사가 오히려 길게 느껴질 정도였다.

3선 시장은 아직 포항시민들이 가보지 않은 길이다. 그래서 더욱 설레고 기대가 크다. 물론 마지막 임기를 맞는 단체장에 대한 우려가 없을 순 없다. 이 시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포항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함으로써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또 각계각층 시민들은 이 시장의 성공을 기원하고 포항발전에 대한 약속 이행을 당부했다.

어쩌면 포항시장으로서의 마지막 임기가 이강덕 시장이 그리는 ‘더 큰 포항을 위한 도약’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이번 취임식은 그 서막인지도 모른다. 최초 3선 시장이 열어가는 포항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모용복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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