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委, 경주 국민보도연맹 사건 진실규명 결정
  • 김우섭기자
진실화해委, 경주 국민보도연맹 사건 진실규명 결정
  • 김우섭기자
  • 승인 202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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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당시 비무장 민간인 29명 예비검속돼 집단희생된 사건
헌법에 보장된 생명권·적법절차 원칙·재판 받을 권리 침해 판단
국가·지자체 유족들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위령사업 지원 권고
경북 경주 국민보도연맹 희생지. 사진=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제공
경북 경주 국민보도연맹 희생지. 사진=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제공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한국전쟁 당시 경북 경주에서 일어난 국민보도연맹 피해 사건에 대해서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진실화해위원회는 5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에서 제36차 위원회 회의를 열고, ‘경북 경주 국민보도연맹 및 예비검속사건에 대해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경주 국민보도연맹 및 예비검속 사건은 1950년 7월 초부터 9월 초 사이에 경북 경주지역에서 비무장 민간인 29명이 국민보도연맹에 가입했다는 이유 등으로 예비검속되어 군인과 경찰에 의해 집단희생된 사건이다.

국민보도연맹이란 1949년 사상범 전향을 명목으로 결성한 관변단체이다. 대상자들은 대부분 정부의 강제적·폭력적 행정집행 절차를 거쳐 가입되었다. 애초 좌익 경력자가 주요 가입대상이었으나, 좌익 관련자뿐만 아니라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는 물론 무고한 국민들도 상당수 가입되었다.

예비검속이란 일제강점기에 범죄 방지 명목으로 죄를 저지를 개연성이 있는 사람을 사전 구금하는 것을 규정한 법률인 예비검속법에 따른 것으로 일제는 1941년 식민지 조선에 ‘조선정치범 예비구금령’을 시행한 바 있다.

경북 경주 국민보도연맹 및 예비검속 사건(1)으로 진실규명된 희생자들은 경북 경주 감포읍, 양북면, 양남면, 강동면 주민들이었다.

희생자들은 한국전쟁 발발 이전 국민보도연맹에 가입했거나, 좌익에 협조했다는 이유 등으로 군경에 의해 예비검속되어 경주경찰서 및 각 지서 등에 구금되었다.

이들은 경주경찰서와 육군정보국 소속 방첩대(CIC) 경주지구 파견대에 의해 경주지역의 내남면 틈수골·메주골, 천북면 신당리·동산리, 양남면 구만리·입천리·장항리, 울산 강동면 대안리 계곡 등에서 집단 살해됐다. 희생자들은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는 20~30대 남성으로 비무장 민간인이었다. 희생자 중에는 10대 2명, 여성 1명이 포함됐고, 희생 시기는 7월과 8월에 집중됐다.

경주지역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유족들은 1960년 ‘경주지구 피학살자 유족회’를 결성하고, ‘경주지구 피학살자 합동 위령제’를 거행하는 등 정부에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 사건의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군과 경찰이 비무장·무저항 민간인들을 예비검속하여 법적 근거와 절차도 없이 살해한 행위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인 생명권과 적법절차 원칙,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위령비 건립 등 위령사업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정근식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은 “경주 국민보도연맹사건은 10대에서 30대까지 무고한 민간인들이 예비검속되었다가 살해된 사건”이라며 “1960년 관련 유족회가 결성되어 활발한 진상규명을 요구했지만 5·16 쿠데타 이후 탄압까지 받은 만큼 명예회복을 위한 후속 조치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실화해위원회 과거사 진실규명 신청은 올해 12월 9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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