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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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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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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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칼럼

20·30세대에게 노년이라는 단어를 제시하여 무엇이 연상되느냐고 물으면 신체적 퇴화, 무기력, 진력나는 잔소리와 비생산적인 자존심, 부당함과 심술궂음, 무덤덤함을 떠올린다. 이와 반대로 젊음이라는 단어를 제시하면 활발한 기운, 불타오르는 정열, 풋풋한 사랑, 겁 없이 뛰어드는 과감함, 도전정신을 연상한다. 그렇다면 현재 20·30세대는 기성세대에 대한 어떤 선입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까? 대부분의 청년들은 소위 ‘틀딱’ ‘꼰대’라는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세대 갈등이 점점 심각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젊은 층들이 기성세대에 반감을 품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몇 가지만 나열해보자. 유년기에는 금융위기로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하였고, 청년이 되어서는 취업과 결혼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가치관 또한 예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졌다. 기성세대는 연공 서열과 위계질서에 따른 수직적 서열을 중시하였으나, 청년세대는 자신을 가장 우선시하는 수평적 가치관을 따르고 있다. 사회, 문화적으로는 온라인 및 스마트기기의 접근성이나 활용도의 격차, 가치나 스타일, 감성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경제적으로는 기회와 자원의 분배 차이로 갈등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세대 간 일자리 경쟁, 노인복지 증대에 따른 증세, 정년연장에 따른 신규 채용 감소 등이다. 특히, 나이가 어리다고 무시하거나 정당하지 못한 방식으로 찍어누르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노인이라는 단어만으로 연상되는 이미지처럼 나이가 들면 사회적으로 모든 역할을 상실한 쓸모없는 존재로 전락하고 마는 것인가. 한마디로 전혀 그렇지 않다.

연령대별로 나타나는 사람의 능력을 분석해보자. 18~25세는 혈기가 왕성하고 신체 능력이 가장 활발하며 기억력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이다. 30대는 행동이 민첩하고 기민하여 열심히 일할 수 있고 상황대처에 대한 순발력이 좋다. 40대는 사리 분별에 따른 계획을 세우는데 뛰어나고, 50대는 직관력이 발달하여 일을 시작하고 마무리 짓는 시점을 잘 구분한다. 60~70대는 살아온 경험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와 혜안이 발달하여 판단력과 종합력이 최고조에 이른다. 국가지도자의 대부분이 60대 이상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일을 추진하고 가르칠 수 있는 지도력이 정점에 이른다.

이처럼 인간의 능력은 청년, 중년, 장년, 노년에 따라 각기 다르다.

미국 나사에서 우주인을 선발하는 나이 기준이 최소 40대 이상이다. 그 이유는 우주공간에서 예상하지 못한 위기나 돌발상황에 처했을 때 침착성과 인내, 합리적이고 냉철한 판단이 가장 중요한데 그런 능력은 삶의 경험으로만 체득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역사적인 통계에도 노년기의 업적이 뚜렷하게 증명하고 있다. 선샤인 잡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역사상 최대 업적의 35%는 60세부터 70세 노인들에 의하여 이루어졌고, 23%는 70~80세 노인, 그리고 6%는 80대에 의하여 성취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역사적 업적의 약 64%가 60세 이상의 사람들에 의하여 성취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인터넷 뉴스의 댓글을 잠시만 들여다봐도 ‘틀딱’이라는 비속어가 난무한다. 지구상에 세대 갈등이 없는 나라는 없다. 특히, 우리나라는 급속한 산업발전의 부작용과 더불어 세대마다 각기 다른 역사적 사건을 겪으며 이질적인 가치관이 형성되었고, 문화와 사회구조 변화로 인해 필연적으로 마찰과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세대 갈등이 불가피한 것이라면 이 갈등을 건설적으로 승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이 든 사람만 모이면 패기가 없고 젊은 사람들만 모이면 지혜가 부족하다고 하지 않았는가. 모든 세대는 각기 제 소임과 역할이 있다. 그러므로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도록 상호 노력해야 한다.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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