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스강처럼…‘금강물길 30리’ 사업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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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스강처럼…‘금강물길 30리’ 사업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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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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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인간은 태어나기 전부터 물속에서 성장한다. 신체의 70%가 물로 구성돼 있다. 물은 또 세면을 위해, 세탁을 위해, 취사를 위해 그리고 음료로도 필수불가결한 자원이다. 우리는 물을 떠나서 하루도 살 수 없다. 그래서 과거나 지금이나 물이 풍부한 강변 혹은 해안에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됐다.

그러나 우리는 물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물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 그저 주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함부로 취하고 함부로 사용한다. 그래서 수질환경이 오염되고 물 부족 문제가 발생한다.

물은 단순히 생존 차원이 아니라 잘 활용한다면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여유있게 그리고 건강하게 할 수 있다. 그래서 바다를 끼고 있는 지역, 큰 강을 끼고 있는 도시에서의 일상과 경제활동이 활발하다. 수자원은 예로부터 지역개발 혹은 도시개발 차원에서 많은 기회를 제공해 왔다.

미국의 보스턴이나 뉴욕, 샌프란시스코나 로스앤젤레스와 같은 도시들은 바다를 끼고 크게 성장한 도시다. 영국의 런던과 프랑스의 파리는 강을 끼고 성장했다. 독일의 함부르크나 쾰른 같은 도시는 바다에서 수백 킬로미터 내륙으로 발달한 큰 강을 끼고 대도시로 발전했다. 함부르크는 엘베강, 쾰른은 라인강과 함께 일종의 내륙 물류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우리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인천과 목포, 부산 등은 일찍부터 사람이 사는 곳, 인구가 집중하는 곳이었다. 개화기에는 해외문물이 들어오는 통로가 됐고 산업화 시대에는 무역항으로서 중요한 기능을 했다. 내륙에 위치한 서울 역시 한강이 도시의 성장과 도시민의 생활에 유용한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효과적인 보존과 활용이다. 산업화 시대에는 하천이나 강이 수자원을 확보하는 원천으로 이용됐고 다른 한편으로 폐수를 처리하는 하수도로 이용됐다.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그런 사례가 빈번했는데, 그로 인해 하천수가 크게 오염돼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기도 했다.

선진국에서는 1970년대 탈산업화 시대 이후 하천이나 강, 바다가 새로운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수변공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난개발된 천변, 방치된 강변을 정비하고 오염된 하천수를 정화한 것이다. 산업화 시대에는 강변에 대규모 공업단지가 개발되면서 시민들의 접근이 제한됐다. 그러나 이제 강변이 새롭게 단장돼 시민들의 레저공간, 웰빙공간이 되고 있다. 그래서 도시계획에서 ‘친수공간’이란 용어가 부각됐다. 정부가 개입해 피폐해진 대규모 공업지역들을 복원, 재개발하고 있다. 수변공간의 개발이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이미 산업화 시대 중반, 1800년대 중반부터 산업시설들을 타 지역으로 이전시키고 점차 도심 하천을 복원해 오늘날의 센강을 조성했다. 영국 런던 역시 1960년대부터 재개발 사업을 추진해 현재와 같이 깨끗하고 활기찬 템스강으로 변모시켰다. 독일 함부르크는 1990년대부터 폐허가 된 엘베강변의 커피창고 등 항만시설을 재개발해 문화, 상업, 교육 및 주거 공간으로 구성된 복합신도시를 조성했다. 엘베강변에서 이뤄지고 있는 함부르크의 대규모 도시 재개발·재정비사업은 ‘하펜시티(Hafen City)’란 이름으로 유럽의 모델 도시가 돼 각광받게 됐다.

서울의 한강 역시 정말 훌륭한 자산이다. 그러나 산업화 시대에 무분별하게 조성한 수십 개의 교량으로 인해 이용에 제약이 많다. 하지만 지방에는 아직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해안이나 강변, 천변이 많다. 이를 효과적으로 보존하고 개발한다면 우리의 도심 하천도 센강이나 템스강처럼 도시민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청계천 역시 도심하천을 복원한 좋은 사례다.

최근 대전의 한 지자체가 금강의 물길을 살리고 도심 하천을 제대로 활용하고자 하는 비전을 제시했다. 대덕구는 ‘금강 물길 30리’ 사업을 통해 그동안 남용되기도 하고 방치되기도 했던 도심 하천을 재개발하고자 한다. 금강과 갑천의 수변과 하상을 재정비하고 주변 지역에 새로운 여가·생산·주거·문화 공간을 조성하는 참신하고 의욕적인 구상이다.

‘금강 물길 30리’ 사업에 도심 공단 및 주택지로부터 배출되는 폐수의 관리와 정화, 수변 및 하상의 생태계 복원 등과 같은 사업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한다면 3대 하천을 중심으로 시가지가 형성됐고, 금강의 한 줄기가 관통하는 국토의 중심, 대전에 새로운 명물이 탄생할 것이다.

단순히 천변을 정비하고 하상에 산책로와 축구장을 개발하는 수준을 넘어 국가적 사업으로 확대해 ‘국가정원’으로 지정하는 수준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기초지자체 차원에서 모처럼 시작된 좋은 사업 구상이 국가 차원의 사업으로 발전해 ‘노잼도시’ 대전이 활기차고 역동적인 도시 ‘예스잼도시’로 거듭나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희망해 본다. 신동호 한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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