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 일성으로 강조한 말은 ‘초심’과 ‘국민’이다.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에서 “늘 초심을 지키며 국민 뜻을 세심하게 살피고 잘 받들겠다”고 말했다. 다수 야당의 터무니없는 발목 잡기, 티 뜯기 행태를 감안하더라도, 지난 3개월간 정책과 정무·메시지 등에서 보인 혼란은 부지기수다. 대통령이 국정 전반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자리라는 엄중한 사실을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오랜 야당 이력을 지닌 민주당의 대정부투쟁 화력은 가히 경이로울 지경이다. 실낱만큼의 허점들도 놓치지 않고 파고들어 침소봉대하고 과장 선동하는 총공세가 가히 혀를 내두를만한 경지다. 허니문 기간마저 묵살하고, 나라 걱정 따윌랑 내팽개친 채 무차별 폭격을 가하는 거대 야당의 행태를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런 온갖 조건들을 상수로 놓고 모두를 다스려야 하는 자리가 바로 ‘대통령’ 아닌가.
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공직자 4명, 낙마자 5명에다 주무장관 공석으로 연금·교육개혁도 차질이 우려된다. 인재풀 다각화와 검증 시스템 개선안 마련이 시급하다. 허술한 ‘대통령 메시지’ 관리와 대(對)야당 전략도 대폭 보완해야 한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뒷말이 또 나오게 해선 안 된다. 대통령 친인척과 대통령실 고위직 비위를 감찰할 특별감찰관 임명도 서둘러야 한다. 과감한 변화를 주어야 할 것이다.
윤 대통령을 기대하는 사람들로부터 “왜 적폐 청산을 시원스럽게 안 하는가?”라는 불만의 소리가 잦아졌다. 대개는 복잡한 정치 환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차원에서 나오는 불평이지만, 흘려들을 말은 또 아니다. 야당은 그악스럽고 국민은 예민하고 언론은 성마름이 넘치는 나라다. 이 시대가 윤 대통령에 명령하는 으뜸 사명은 엉망진창이 된 ‘법치’를 바로 세우라는 것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표현대로 ‘나쁜 놈 때려잡는’ 일에 더 이상 주춤거려서는 안 된다. 대통령이 말한 ‘초심’이 바로 이런 대목이기를 진정으로 바라마지 않는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