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포항, 더 위대한 포항시민
  • 모용복선임기자
위대한 포항, 더 위대한 포항시민
  • 모용복선임기자
  • 승인 2022.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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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풍경
태풍 ‘힌남노’ 집중폭우로
포항지역 엄청난 피해 발생
전국서 자원 봉사자 온정
포항시 비롯한 민·관·군·경
피해 복구작업 구슬땀
5년 전 흥해 지진이 그랬듯
똘똘 뭉쳐 재난 극복해 내면
더 안전한 도시로 거듭날 것

2017년 11월 15일, 전대미문의 규모 5.4 지진이 포항을 강타했다. 진앙지와 가까운 흥해읍 일대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으며 수 백 명의 이재민이 수 년 동안 체육관 생활을 이어가야 했다. 지진이 발생하자 경향 각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속속 몰려들어 재난 극복에 힘을 보탰다. 그로 인해 포항은 지진 피해를 조기에 복구하고 주민들은 일상복귀를 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5년, 또다시 불가항력의 자연재난이 포항을 덮쳤다. 지난 5~6일 이틀간 태풍 ‘힌남노’가 포항을 할퀴면서 엄청난 상처를 남겼다. 하루 최대 500㎜가 넘는 사상 유례 없는 집중폭우로 주택과 상가, 공장이 침수되고, 남구지역에서는 칠성천, 냉천 등 하천 범람으로 물적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많은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다.

최근 20년 이내 가장 많은 강우량을 기록한 이번 태풍으로 포항에서만 사망 9명, 실종 1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며, 300여 명 이재민이 77개 대피시설에서 거주하고 있다. 또 공공시설 피해 1841건, 사유시설 피해 1만2188건, 농업피해가 1950㏊에 달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비롯한 포항철강공단 기업 279개사 중 100개사가 침수로 인한 조업 중단 등으로 1조8000억 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다.

지난 8일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찾은 남구 대송면 제내리. 태풍 ‘힌남노’가 할퀸 상처로 성한 곳이라곤 한 군데도 찾아볼 수 없었다. 복지회관으로 향하는 도롯가엔 침수된 차량과 자원봉사자 차량이 입추의 여지도 없이 늘어서 주차를 하는데만 30여 분 이상을 허비해야 했다. 또 골목마다 주택과 상가에서 내놓은 침수된 가구와 집기들로 인해 차량은커녕 사람도 지나다니기 버거울 정도로 혼잡했다.

주민들은 집안에 가득 들어찬 진흙을 삽으로 퍼낸다, 쓰레기 더미들을 치운다 정신이 없었다. 태풍이 지나간 후 다시 기온이 올라간 탓에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한탄의 푸념소리가 들려왔다. 추석 차례 준비는 언감생심, 앞으로 살아갈 일을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5년 전에도 그랬듯이 참혹한 이 땅에 천사들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경북을 비롯해 전국에서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몰려들어 수해 복구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었다. 포항에서는 해병대를 비롯해 경찰, 공무원, 자생단체, 봉사단체들이 연일 복구작업에 나서고 있다. 포항시와 시의회는 추석 연휴도 반납한 채 대민 구호활동에 힘을 보탰다.

지난달 수도권 홍수피해에서 보듯이 자연재해는 인간의 힘으로는 막을 수도, 제어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다만 철저한 사전대비태세로 피해를 줄이고 신속한 피해복구를 통해 일상복귀를 앞당길 뿐이다. 지난 5~6일 태풍이 상륙했을 당시 포항시도 실시간 재난 안내 문자를 통해 침수위험지역 주민을 선제적으로 대피시켜 인명피해를 크게 줄였다.

5년 전 지진 피해를 입은 흥해읍은 도서관, 수영장 등 각종 문화시설 확충으로 과거 노후하고 침체된 지역에서 활기 넘치는 고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힌남노’ 수마가 할퀸 오천읍, 대송면을 비롯한 남구지역도 이번 재난을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더욱 안전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이강덕 포항시장도 지난 8일 시청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속한 재난지원금 지급, 시설물 복구와 함께 항구적인 재해 예방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가하천인 형산강 오염토 준설·처리로 집중호우를 예방하고, 철강공단 및 오천지역 호우 피해 예방을 위한 항사댐 건설을 추진키로 했다. 또 냉천·칠성천·대화천 등 지방하천 재해예방 정비사업 국가 지원과 침수된 창포 빗물펌프장 증설 및 새로운 재난기준에 맞는 침수예방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비록 지금은 앞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을 지나고 있지만 포항시를 비롯해 전 시민이 재난극복을 위해 똘똘 뭉친다면 머잖아 희망의 빛이 보일 것이다. 그래서 수마가 할퀸 상처를 치유하고 더욱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위대한 포항, 위대한 시민의 힘으로.

모용복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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