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복구하나” 속타는 포항 태풍이재민들
  • 조석현기자
“언제 복구하나” 속타는 포항 태풍이재민들
  • 조석현기자
  • 승인 2022.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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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간 집중피해복구에도
응급복구율 20% 선 못 넘어
일부지역 식수·전기공급 안돼
주민 “집 전체가 물 잠겨 막막
도배·보일러 수리 시급한데
재난지원금 턱없이 부족” 토로
14일 태풍 힌남노 피해지역인 포항시 남구 대송면 주택에서 침수 피해를 당한 이재민이 신문지로 바닥에 남아있는 물기를 닦아내고 있다. 뉴스1
“가게가 엉망진창 됐지만 어떻게 손쓸 방도가 없네요. 어디서 부터 복구를 시작해야할지 막막합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물폭탄이 휩쓸고 간 오천·문덕·청림·장기. 이곳에서도 직격탄을 맞은 곳이 오천시장이다. 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오천시장 안은 온통 쑥대밭이 됐고 그때의 상처가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다.

이곳 시장 상인 조모(여·61)씨는 “부식가게가 전부 물에 잠겨 재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 없습니다. 어디서부터 복구를 해야할지 앞이 캄캄합니다”라며 하소연했다.

14일 경북도와 포항시 등에 따르면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포항이 1주일간의 집중적인 복구작업에도 불구하고 응급복구율이 20%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피해가 발생한 1만4203곳 가운데 응급복구된 곳은 겨우 2403곳으로 복구율은 16.9%. 공공시설은 1940곳 가운데 1430곳으로 73.7%의 복구율을 보였다. 사유시설은 1만2263곳 중 973곳이 복구돼 복구율 7.9%로 가장 더딘 상태다.

특히 7명의 생명을 앗아간 W아파트 경우 지하주차장 물은 빠졌지만 전기, 상수도 등은 아직도 완전복구되지 않았고 인근 일반 가정집의 경우도 복구가 늦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오천읍내에 부모님과 함께 사는 문모(45)씨는 “집안 전체가 물에 잠겨 가재도구 모두가 못쓰게 됐다”며 “집 복구가 늦어지면서 대피시설에 피신해 있는 부모님을 언제 모셔와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시내뿐만 아니다. 물폭탄이 쏟아진 포항시 남구 장기면 읍내리 일대의 복구도 하세월이다.

폭우로 장기천 둑이 내려앉아 농경지를 포함한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다. 시간당 400∼5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자 강으로 흘러나가야 할 장기천의 물이 역류하면서 둑이 무너져 이 마을을 덮친 것이다.

당시 물은 1.5m 높이까지 차올라 200여 가구가 침수됐고 마을 주민 80% 이상이 이재민이 됐다.

수마는 400여 년간 마을 수호신처럼 여기던 우암 송시열 선생이 심은 은행나무까지 뿌리채 삼켰다.

이곳에 사는 주민 성모(68) 씨의 집 마당에는 냉장고와 세탁기, 선풍기, 에어컨 등 고장 난 가재도구들로 가득했다. 집 안에는 물에 젖은 바닥 장판과 벽지들이 뜯겨진채 방치되고 있다. 성씨는 “지금 당장 집안 도배와 보일러 수리가 가장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배모(66)씨는 “행정기관에서 주민들의 말을 경청하고 준설 작업만 진행했다면 지금과 같은 피해를 십 분의 일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며 “주택이 침수된 경우 가구당 20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고 하는데 복구 작업을 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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