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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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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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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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복 칼럼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우리지역을 휩쓸고 간 깊은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는데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또 한 차례 지역을 흔들고 갔다. 이제껏 겪어 보지 못한 대재앙에 망연자실하는 피해지역 주민들과 희생자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와 애도의 마음을 드린다.

연이은 태풍으로 삶의 터전과 일터를 잃어버린 수많은 지역민들과 세계적 철강기업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비롯한 철강공단 여러 기업들 그리고 인근 중·소 상공인들의 막대한 피해에 대한 아픔을 함께 느끼며 ‘힌남노’가 남기고 간 교훈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고자 한다.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국가기간산업의 뿌리마저 흔들고 간 이번 자연 재해에 대한 통념을 송두리째 바꾸어야 함을 절감하면서 기후 변화에 따른 대처 방안도 새롭게 정립하여야 한다는 깨달음을 절실히 느낀다. 해수면과 표고차가 거의 나지 않는 우리지역의 지정학적 현실을 감안한 대책 마련이 지역의 항구적인 안전을 강구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많은 논란을 가져 온 냉천 범람으로 ‘친수(親水 )’와 ‘치수(治水)’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을 통틀어 ‘치수’야 말로 한 국가의 흥망(興亡)을 좌우하는 바로미터가 된다는 불변의 진리를 또다시 깨달을 수 있다. 친수공간을 살리기 위한 장기간의 하천정비 사업이 시민들에게 크나 큰 절망만 안겨준 꼴이 되었다.

또한 이러한 치수(治水)의 허망함으로 ‘인재(人災)’와 ‘천재(天災)’를 두고 실랑이를 하는 우(愚)를 범하는 모습에도 안타까움을 금 할 수가 없다.

한 치 앞도 가늠하지 못하고 지역의 먼 장래를 꿈 꿀 수는 없다. 시민의 행복한 삶과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 할 책무를 가진 공직자들의 희생과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이번 ‘힌남노’가 남긴 교훈을 깊이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냉천 범람 관련 정비사업과 항사댐 건설 제기, 북구 우현동과 중앙동에 침수 피해를 준 학산천 복원사업 등 ‘치수’의 참뜻에 맞는 새로운 관점에서의 실행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지난 20일 이강덕 시장이 발표한 도시안전대책에 대한 획기적인 제안이 정말 큰 울림을 주는 미래지향적 발상이라 여겨진다. 50만의 수장(首長)다운 모습에 박수를 보내며 엄청난 재원이 필요한 대목에는 지역 정치권과 책임 있는 기관단체, 기업들이 함께 힘을 모으는 지혜가 기대된다. 안전도시 기반 조성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어 새로운 면모를 갖추는 그날이 ‘치수(治水)’의 결정판이 되기를 학수고대한다.

또한 이번 ‘힌남노’가 남기고 간 교훈으로 포항과 포스코 간의 갈등과 반목을 풀어 줄 물꼬를 틔어 준 것에 주목 할 필요가 있다.

피해복구에 날밤 새어가며 동분서주하던 이 시장이 창립이래로 최대의 피해를 입은 포스코 본사를 찾아 김학동 부회장을 위로하고 피해 복구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장비와 방역단을 파견하는 기민성을 보이는 등 신속한 복구에 힘을 보태면서 그간의 갈등을 풀어가는 실마리를 풀었다.

피해액이 수 조원에 달한다는 예상 속에 뜬 눈으로 복구에 여념이 없는 철강전사들의 구슬땀이 온전히 살아남는 포스코 정신이 다시 한 번 빛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 역(逆)으로 포스코도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포항과 함께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피해 복구를 위해 자신들의 생업을 뒤로한 채 전국 각지에서 한달음에 달려와 준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사랑과 거금 100억 원을 쾌척 해준 에코프로를 비롯한 기업과 단체, 개인들의 성금 행렬에 포항시민의 한사람으로 진심어린 감사를 드리고 싶다.

그리고 포항의 영원한 동반자 해병1사단 장병들이 있었기에 포항이 강하게 살아 갈 수 있음을 절실히 느낀다. 평소 보지 못하던 상륙돌격장갑차(KAAV)까지 동원해 주민을 구출해 내고 침수된 산업 현장에도 출동하는 훌륭한 모습에 감동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모든 것이 포항시민의 빚으로 상대가 어려울 때 제일 먼저 뛰어나가는 강한 포항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힌남노’가 준 또 하나의 교훈이 아닐까.

김유복 포항사회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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