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안보협력, 공동훈련+가이드라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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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안보협력, 공동훈련+가이드라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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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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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전부터 줄곧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조해왔다. 미국의 동맹국으로 구성되는 ‘한미일 안보협력’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전략과도 부합되는 다자협력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볼 때 한국과 일본 모두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국가이며,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한미일 협력을 추동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은 더욱 더 강해졌다.

출범 초기였던 작년 3월엔 토니 블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일본과 한국을 잇달아 방문해 외교·국방장관(2+2)회담을 진행하면서 한미일 3자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작년 12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선 ‘한미일 안보협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 및 동북아 평화·안정을 증진시키기 위해 고위급 정책협의, 연합훈련, 인적교류 등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최근 발간한 ‘인도·태평양전략 보고서’에도 한미일의 협력 확대가 명시돼 있다. 인도·태평양 행동계획 아래 ‘10개 핵심’ 중에서도 북한 관련 대응은 한미일 협력으로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미국은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인 게 분명하다. 앞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한미일 3자 협력에 대한 강조는 더욱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안보협력은 한국 안보의 근간인 한미동맹과도 유기적으로 연관돼 있다. 일본의 역할은 현재 주일미군의 후방지원에 한정돼 있다. 한국 내엔 일본의 역할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안보 측면만 본다면 일본은 미국의 가용 자원임이 분명하다.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글로벌 차원에서 연동돼 있음을 감안한다면 한미동맹만으로 북한을 대응한다는 건 ‘난센스’임이 틀림없다. 또 현재 한미일 3국은 동북아 안보 불안과 북한 핵문제에 대해 대응을 확대하고 있기에 한국 또한 한미일 안보 협력을 선택지로 생각하는 건 당연하다.

북한의 도발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도 위협요인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미일 3국은 유사시를 상정한 공동훈련이 필요하며, 더 나아가 서로의 군사적 역할을 명확히 하는 ‘가이드라인’도 만들어야 한다. 일본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안보의 연관성 속에서 냉철히 생각하는 ‘전략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

일본 또한 북한의 직접 위협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유사시를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높아졌다. 따라서 일본도 방위 대비태세를 강화하려는 상황이 됐다.

최근 일본 자민당과 공명당은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안보 관련 문서 개정을 시작했다. 상대국의 미사일 발사 거점 등을 공격하는 ‘반격 능력’(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비롯한 방위비 증액 재원 등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일본은 올 연말엔 개정된 안보 문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한 최근 일본 내 쟁점은 ‘반격 능력 보유’ 여부다. 지난 4월 자민당은 ‘반격 능력 보유’에 관한 제언을 정부에 제출했다. 북한과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이에 ‘온건파’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조차도 “국민을 지키기 위해 모든 선택지를 검토한다”며 ‘강경파’의 손을 들어줬다. 일본 정부는 “다른 수단이 없다고 인정되는 한 유도탄(미사일) 등의 적 기지를 공격하는 건 자위(自衛)의 범위에 포함된다”며 반격 능력 보유를 당연시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반격 능력의 발동 요건·대상을 놓고는 연립 여당 내에서도 입장 차가 크다. 자민당은 “상대가 공격에 착수한 시점”부터 반격 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상정한다. 반면 공명당은 자민당의 견해를 따를 경우 국제법이 금지한 선제공격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따라서 공명당 내에선 “상대가 공격한 후”에 반격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자민당은 반격 대상도 “미사일기지만 한정하는 게 아니라 지휘통제기능 등도 포함한다”고 해석했으나, 공명당은 “설사 반격 능력을 인정하더라도 필요 최소한의 조치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 반격 능력 보유 문제에 관해서는 일본 연립 여당 내에서도 콘센서스를 이루기 힘든 상황인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자민당의 반격 능력 보유 논의는 ‘미일안보조약’ 아래에선 반격 능력을 미군에 의존하고, 이를 일본이 자체적으로 보유할 계획은 없다는 기존 설명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 일본이 반격 능력을 보유할 경우 ‘전수방위’가 유지될 수 있을지도 과제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일본의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1% 정도에서 2%로 증액한다는 목표는 공명당도 이해하는 부분이 이어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방위비 증액 이유로는 △적의 사정권 밖에서 공격할 수 있는 ‘스탠드오프 방위 능력’ 강화 △무인기 증강 △미사일·탄약 비축 증가 △노후화된 자위대 시설 개조 등이 거론된다.

일본 방위성의 2022년도 당초 예산은 5조4005억엔으로 GDP 대비 0.96% 수준이었다. 이를 앞으로 ‘2% 수준’으로 증액한다면 단순 계산으로 5조~6조엔이 더 필요하다. 일본의 재정난 속에서 방위비의 대폭 증가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동북아 안보에 대한 불안과 북한 핵문제는 일본의 방위비 증액 논의를 뒷받침하고 있다.

일본이 방위비를 증액하고 군사적 개편을 추진하는 걸 위협요인으로만 받아들여선 안 된다. 동북아에서 일본의 역할 변화가 한국과 어떻게 ‘윈-윈’(win-win)할 수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단지 감정적 측면에서 비판만 한다면 현재 국제관계 동향을 도외시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식민지 시대의 잘못을 부정하는 일본의 움직임엔 강력히 대응해야 하지만, 자유민주주의 가치 아래에서 동북아 질서의 불안정을 해소하고 평화에 기여하는 부분은 서로 협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한국과 일본은 현재 미중전략 경쟁 속에서 ‘같은 입장’을 갖고 있는 만큼 양국 협력이 가져오는 시너지 효과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일본의 역할이 동북아에서 국제공공재가 될 수 있도록 한국이 노력해야 한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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