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장면 자꾸 떠올라" 한 달 이상땐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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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장면 자꾸 떠올라" 한 달 이상땐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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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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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건강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생존자와 목격자, 현장 구조인력들은 물론 기사로 소식을 접한 시민 등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호소하고 있다. 트라우마라고 표현하는 이 증상은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본부(정신건강의학과) 민범준 교수와 알아가 보도록 한다.

◇ 충격적인 경험에 몸이 보내는 불안 신호…‘외상후 스트레스장애’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란 심각한 외상을 보거나 직접 겪은 후 나타나는 불안 장애다. 외상이란 전쟁, 사고, 자연재해, 폭력 등 생명을 위협하는 충격적인 경험을 의미한다.

환자들은 이러한 외상적 경험에 대해 공포심과 아무도 도와줄 수 없다고 느끼게 되고, 반복적으로 사건이 회상돼 다시 기억하는 것을 회피하려고 애쓰게 된다.



과거에는 전쟁과 재난, 사고 등 일상을 넘어서는 커다란 사건에만 관심을 가졌지만 최근에는 왕따 경험, 배우자의 외도, 직장 상사로부터 받는 스트레스 등 개인의 삶에서 자신감 혹은 자존감을 잃게 하는 일상의 경험도 반복되면 PTSD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졌다.

◇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우울증·불면증 동반하기도

PTSD는 교통사고, 화재, 지진, 태풍, 홍수와 같은 재난, 폭력적인 장면을 목격하거나 직접 경험하는 것처럼 그 사건이 개인에게 어느 정도 가까울 때 발생한다.

그뿐만 아니라 그런 사건이 발생했을 때 구급, 구조 활동을 펼치는 대원들 역시 PTSD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국내의 경우 구급·구조를 하는 소방공무원들은 1년에 7~8회 정도씩 심한 영향을 미치는 외상적 사건을 경험한다.

외국의 조사를 살펴보면 이러한 응급 처치 요원들의 PTSD 유병률이 10~20%로 다양하게 보고되는데, 전쟁에 참전했던 군인들보다도 더 높은 수치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PTSD의 흔한 증상은 외상 사건과 관련된 기억이 고통스럽게 반복되거나 관련된 꿈을 자주 꿀 수 있으며, 심한 경우 그 사건을 다시 겪고 있는 것과 같은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우울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고, 현실감이 떨어지거나 사건의 특정 부분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사건과 관련된 자극이나 장소를 피하기 위해 애를 쓰는 예도 있다. 또한 작은 자극에도 쉽게 깜짝 놀라며, 심한 불면증을 경험할 수도 있다.

◇ “그 장면, 계속 꿈에 나와요”…한 달 이상 지속되면 PTSD ‘의심’

PTSD 진단은 외상적 사건에 노출되거나 경험한 사람들에서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때 진단을 내린다.

먼저 꿈이나 반복되는 생각에서 외상적 사건을 재경험하는 것이다. 또 외상과 관련된 생각이나 자극을 회피하거나, 불안이 증가하고 과각성 증상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이 한 달 이상이면서 개인에게 심한 불편감과 직장, 사회적 상황에서 기능 저하 등을 초래할 때 PTSD 진단을 내린다.

특별한 검사법이 있기보다는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와의 면담을 통해 위와 같은 문제들이 있는지 평가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PTSD로 진단받는 환자의 수가 적은 편이다. 이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 선뜻 이야기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PTSD뿐만 아니라, 다른 정신 질환들의 유병률 또한 전반적으로 외국에 비해 낮다. 그러나 최근 그러한 분위기는 점차 개선되고 있고, 정신건강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 꾸준한 치료가 ‘답’…약물·자연 치유도 가능

PTSD는 담당 의사를 믿고 꾸준히 치료를 받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상담과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등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하고 건강하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최근에는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요법(EMDR)이라는 비약물적 치료법이 국내에도 많이 알려졌다. EMDR이란 외상적 기억과 관련된 이미지, 인지, 감정, 신체 감각 등을 평가하고 짧은 시간에 외상 기억에 노출시킨 후 수평적 안구운동을 시키면서 자발적 연상을 시키는 치료법으로, 의미 있는 기억으로 전환하도록 도와주는 치료방법이다.

증상이 약하거나 기간이 짧거나 그 외에 다른 긍정적인 요소들이 많이 있는 때에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치료받지 않는 경우 호전되는 사람보다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모든 질환이 그렇듯 정신과적 증상과 문제를 조기에 찾아내 올바르게 평가하고 적절하게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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