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에 새 생명 나누고 영양의 반짝이는 별로
  • 김영무기자
5명에 새 생명 나누고 영양의 반짝이는 별로
  • 김영무기자
  • 승인 2022.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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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읍 주민 손경애씨
간·신장·각막 등 기증
가족들 “평소 고인 유지
받들어 마지막 가는길
누군가에 희망 되기로”

영양군 영양읍 주민 손경애씨(여·53·사진)가 장기 기증을 통해 새 삶을 나눠주고 떠났다.

손씨는 지난 8월 7일 아침에 갑자기 쓰러져 뇌사 상태가 됐으며 지난 12일 최종 뇌사 판정을 받고 가족들은 장기기증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튿날 안동병원에서 간과 양쪽 신장, 양쪽 각막 등은 다섯 명의 환자들에게 이식돼 생명을 나눠주고 세상을 떠났다.

손씨는 부군 이영우(56)씨와 함께 영양읍에서 새천년마트를 운영하며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지만 갑자기 쓰러진 직후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뇌경색으로 인해 혼수상태를 반복하며 뇌사 추정 상태가 됐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을 때는 마비되지 않은 부위를 계속 움직이려는 등 회복 가능성이 보이기도 했다.

느닷없는 비보에 힘들어했던 가족들은 “평소 어려운 이들을 돕는 것을 좋아하던 손씨의 유지를 받들어 마지막 가는 길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됐다는 것을 하늘에서도 기뻐할 것 같다”고 했다.

슬하에 1남 1녀를 둔 손 씨는 평소 산을 좋아하고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 도움을 주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조손가정 등에 식료품을 기부하고 인재육성장학금 기탁에도 솔선수범했다.

배우자 이씨는 “배우자의 말이라면 무엇이라도 흔쾌히 믿고 따라주던 아내가 함께 생업에 임하며 아들과 딸을 장성시켰기에 앞으로 마땅히 누렸어야 할 부분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이 많다”며 “고된 생업을 함께 하며 애들을 잘 챙겨줘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손씨의 가족들은 의료진에게 회복이 어려우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평소 고인의 언행을 떠올렸다.

배우자 이씨는 “마지막 가는 길이 누군가에겐 새로운 희망이 되고, 따뜻한 사랑을 나누고 간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손씨의 문상에서 오도창 영양군수는 “갑작스런 삶의 끝에서 다른 아픈 이들을 위한 기증을 결심해 주신 손경애님의 가족과 기증자에게 감사드린다”고며 “가장 소중한 생명 나눔을 실천해주신 숭고한 결정이 지역사회에서 아름답게 기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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