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근대화를 이끈 철강 도시 포항의 비전… 포항 세계화 파트너 포스코홀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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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근대화를 이끈 철강 도시 포항의 비전… 포항 세계화 파트너 포스코홀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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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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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홀딩스 포항 설치가 가지는 의미
이강덕 포항시장
포항, 포스코 불가분의 관계
시민 대다수 철강 도시 자부심 가져
지경학적 환동해 이점 살린
포항 세계화 정책
포스코홀딩스 함께 해야

주주자본주의의 심장 미국의 기업들이 달라지고 있다.

자본주의 기업경영 논리에 최적화된 나라를 꼽자면 단연 미국이다. 50년 전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이“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윤 창출이다”라는 논거를 제시함으로써 신자유주의 경제, 이른바 주주자본주의가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최소 투자로 최대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기업의 미덕이라는 의미다.

2019년 8월 9조 달러(약 1경 1,056조 원)의 자산을 관리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최고경영자 래리 핑크(Larry Fink)와 미국을 대표하는 181명의 CEO가 한자리에 모여 미국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US Business Roundtable)을 열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열린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참석한 181명의 CEO가 미국식 기업 정서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상한 성명을 발표한다. “모든 기업은 주주, 직원, 공급업체, 이해관계자를 공정하게 대우하기 위해 존재한다.”라는 내용이다.

지금까지 미국식 기업의 경영 논리는 투자자 우선주의를 의미하는 주주자본주의였다. 그런데 미국의 기업들이 지역사회를 협의의 관계에서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자본의 관계로 상승시키는 이해관계자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 경영방식으로 수정하겠다는 말이다.

이번 발표는 지역사회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독일·일본식 이해관계자자본주의에서 업그레이드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이 성명의 세부 내용에는 모든 기업은 소속된 지역사회를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지역사회의 사람들을 존중하며, 기업이 지역에 더 적극적으로 공헌할 것을 기업의 책무로 채택하였다.

지역사회를 협력과 동반자라는 기존의 관념적인 의미 관계에서 이해관계자라는 주요 자본으로 인정함으로써 구체적인 경영 요소에 포함되었다.

이는 미국의 기업들이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기 위해 수정 자본주의를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세계 자본주의 경제의 심장이다. 미국의 기업인들이 미국식 주주자본주의인 신자유주의에 스스로 반기를 든 것이다.


기업은 지역사회에 무엇을 빚지고 있는가?

2019년 시카고 부스 리뷰(Chicago Booth Review)는 더 빅 퀘스천(The Big Question)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기업은 지역사회에 무엇을 빚지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대담이 펼쳐졌다.

이 주제 물음에 대해 시카고 대학교 부스 경영 대학원 할 와이츠먼(Hal Weitzman) 교수는‘기업 활동 때문에 지역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일에 영향을 받는다면 지역의 이해관계자들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모든 기업은 지역이라는 공간 속에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기업 활동은 지역에 문화적, 정서적, 환경적(지형변화, 수질오염, 대기오염), 관광자원, 이미지 등에 크고 작은 긍정과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이것에 대한 책임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의 몫이고, 지역사회에 대한 빚이라고 말한다. 미국 국립경제연구국의 교수이자 미국 금융협회 회장을 역임한 루이지 진갈레스(Luigi Zingales)는 ‘기업이 곧 지역 회사다.’라고 정의한다. 기업과 지역의 관계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놓였다.

기업 성공의 유일한 방법을 제시하는 진갈레스 논증의 핵심은 관계의 재정립과 이윤의 지역 환원이다. 지역사회 번성이 곧 기업의 번성이라고 주장한다.

KKS 어드바이저(KKS advisors reshaping markets)는 2020년 9월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 활동의 근본적인 목적을 조사하는 기업목적시험(A Test of Corporate Purpose)에 대한 설문조사가 이루어 졌다.

그 첫 번째 질문이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이 주장한“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윤 창출이다”라는 논거의 동의 여부에 대해서 기업의 85%가 부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해 관계자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한 회사 커뮤니케이션과 행동 사이의 일관성에 관한 질문에는 기업의 13%만이 일관되게 시행하고 있고 답했다.

세계 자본주 시장을 주도했던 미국의 기업들조차 이윤 창출이 더는 미덕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주주, 직원, 공급업체, 지역사회를 동격의 주요 자본으로 인정하고 사회적 관계 회복에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기업의 지역사회에 대한 역할과 커뮤니케이션은 일관적이지 못하다는 결론이다.

대자본가들이 모인 월가의 전문가들이 깨닫기 시작했다. ESG 경영 뒤에 따라붙는 ‘기업의 비재무 정보’인 ‘사회적 책임투자(SRI)’ 또는 ‘지속 가능 투자’를 잣대로 삼아 투자 대상 기업을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ESG와 관련하여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월가의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를 경영하는 래리 핑크다.

ESG는 래리 핑크가 CEO에게 보낸 2020년 서한인 <금융의 근본적인 재편>을 통해 블랙록이 ESG 투자를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세계적으로 ESG 바람을 일으켰다.


이제 기업은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 우리는 지역사회에 무엇을 빚지고 있는가? 이 물음은 기업이 지역사회를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을 요구하는 말한다. 세계는 이미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주주자본주의로 인해 세계는 냉혹한 자유방임과 통화주의를 경험했다. 지난 50년간 자본주의 기업 논리에 논거를 제공한 밀턴 프리드먼의 신자유주의가 저물어가고 있다.

53년간 함께한 포스코는 철강도시 포항의 자존심

포스코가 한국지배구조원에서 실시한 2021년도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ESG) 평가에서 환경(Environment) A, 사회(Social) A+, 지배구조(Governance) A+를 받으면서 통합평가 ESG 등급에서 A+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ESG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사회·지배구조를 뜻하는 것으로 투자 의사 결정 시 기업의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하던 전통적 방식과 달리,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ESG 항목을 평가하여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2000년 영국에서 시작되어 스웨덴, 독일, 캐나다, 벨기에,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ESG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다. 특히 2006년 출범한 유엔책임투자원칙(UNPRI)에서는 ESG 이슈를 고려한 사회책임투자를 장려하고 있으며, 2021년 금융위원회는 우리나라도 2025년부터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의 상장사를 대상으로 ESG 공시를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ESG 평가 항목 중 환경(Environment)은 이산화탄소배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데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MIT Technology Review)에 의하면 유엔(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가 새로운 기후보고서를 통해 이산화탄소 감축은 이제 필수적이라고 발표했다.

친환경 사회적 책임 활동이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등장하면서 화력발전소, 철강, 정보통신 분야의 대기업 등 화석연료 소비가 많은 기업이 ESG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11월 12일 시사저널e 기사에 의하면 포스코가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기술 실증사업에 나서면서. 2023년까지 상용화에 성공하게 되면 연간 32만 톤 수준의 탄소 배출량을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한 포스코는 2030년까지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10%, 2040년까지 50%,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2017년에서 2019년까지 포스코의 연간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은 7,880만 톤이다. 이것을 포항과 광양으로 대략 나눈다면 3,940톤이 연간 배출되는 셈이다. 포스코는 온실가스배출 억제를 위해 8,713억 원을 투자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보지 못했다. 그동안 우리는 이산화탄소가 인간의 건강과는 무관하며, 단순히 기후변화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타일러 A. 제이콥슨(Tyler A. Jacobson) 외 4명의 연구자가 2019년 7월 네이처 서스테이너빌리티(Nature sustainability)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로 인한 인간의 직접적인 건강에 위험>을 주는 것으로 발표했다. 이것만으로도 포스코는 지역사회에 53년간 빚을 진 셈이다. 하지만 포항의 포스코 사랑은 여전히 뜨겁다.

대한민국 근대화를 위해 함께했다는 자부심은 지금도 포항 사람들 가슴을 뛰게 한다. 53년간 지속된 사랑은 열정만큼이나 질겨 큰 후유증을 남긴다.

국토 균형발전은 각 지역이 특성에 맞게 지역경쟁력을 높이고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지역 간의 균형 발전을 목표로 하는 정책이다.

포스코홀딩스 서울 설치는 53년간 이어온 철강 도시에 핵심 경영기능은 서울에 옮겨가고 생산 공장은 포항에 남긴다는 의미다.

그렇게 되면 포항의 자부심인 포스코가 포스코홀딩스의 자회사로 전락하는 것이다. 이는 국토 균형발전은 고사하고 기업을 통한 지역 성장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시민 대다수가 대한민국 근대화를 이끌었던 철강 도시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라고 말하면서 “포항은 이미 지경학적으로 환동해의 중심 도시일 수밖에 없고, 포항의 지방 세계화 정책 실현을 위해서는 포스코홀딩스 포항 설치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지방 세계화는 지방의 도시도 특성에 맞게 발전시키면 세계무대 중심에 설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는 농장과 황무지뿐인 지역에서 세계적인 IT 기업들을 탄생시켰다. 그곳이 실리콘밸리다. 이제 포스코홀딩스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 이것이 실천하는 ESG 경영이자 지속가능한 세계적 기업으로 가는 길이다. (계속)

 

김용진

·디자인학 박사
·위덕대학교 자율전공학부 교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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