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눈물이 일군 ‘도하의 기적’
  • 모용복국장
손흥민의 눈물이 일군 ‘도하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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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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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포르투갈에 2-1 역전승
역대 세 번째로 16강에 진출
안면 부상 ‘마스크맨’ 손흥민
치명상 무릅쓰고 투혼 불살라
절묘한 킬패스로 16강 견인차

 

모용복 선임기자.
모용복 편집국장
한국이 강호 포르투갈을 누르고 ‘도하의 기적’을 일궈냈다.

3일 오전 0시에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전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포르투갈에 2-1로 역전승을 거두며 다득점에서 우루과이에 앞서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이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건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포함하면 세 번째로 월드컵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이다.

이날 승리는 태극전사들의 투혼이 일군 한 편의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전반 5분 먼저 실점을 했을 때 16강 진출이 물 건너가는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포르투갈은 FIFA 랭킹 9위로 28위인 한국보다 19계단이나 앞선 강팀이다. 또한 세계적인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티고 있는 이 팀을 상대로 역전승을 따내리라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한국도 이번 대회에서 손흥민이라는 걸출한 월드클래스를 보유해 기대를 걸고 있지만 지금까지 경기력으로 봐선 포르투갈을 꺾기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일진일퇴의 공방의 이어가던 한국은 전반 27분 김영권이 동점골을 뽑아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예상외로 일찍 터진 동점골로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었다. 후반 들어서도 한국은 수차례 포르투갈 문전을 위협했지만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선전에도 불구하고 기다리던 골은 터지지 않고 속절없이 시간은 흘러 정규시간은 모두 지나고 6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졌다. 현지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들도, TV 앞에 앉은 국민들도 16강 진출의 기대를 접으려는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교체투입된 ‘황소’ 황희찬이 후반 46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린 것이다. 이전 경기까지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손흥민이 킬패스 하나로 벤투호를 지옥에서 건져 올리며 그동안의 부진을 날리는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월드컵을 코앞에 둔 지난달 2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상대 선수와 충돌하며 눈 주위에 심한 골절상을 입었다. 세계적인 축구스타인 그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한국로서는 엄청난 악재가 아닐 수 없었다. 그는 서둘러 수술대에 올랐지만 월드컵 출전은 불투명했다. 출전 여부를 두고 말들이 많았지만 그는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그것도 ‘마스크 맨’이 되어서 말이다.

첫 경기 우루과이전에 검정색 안면 보호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장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제 기량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마스크가 시야를 가려 경기력을 저하시킨 게 분명하다. TV에 비친 그의 모습에서 불편함이 역력히 느껴졌다. 경기 도중 흘러내리는 마스크를 올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포르투갈 전 막판 손흥민은 마스크를 벗고 전력 질주했다. 자칫 축구인생에 있어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는 위험을 무릅쓰고 남은 투혼을 쏟아냈다. 그리고 마침내 후반 추간시간 절묘한 킬패스로 끝내 한국을 16강으로 밀어 올리는데 성공했다.

손흥민은 2014년 브라질 대회와 2018년 러시아 대회 등 앞선 두 차례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섰지만 16강 고지를 밟는 데는 번번이 실패해 분루(憤淚) 삼켜야만 했다. 그는 눈물이 많기로 유명하다. 월드컵뿐 아니라 중요한 경기에서 지면 어김없이 눈물을 흘리곤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약체로 꼽히는 가나에 져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지자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하지만 이날 포르투갈 전에서 흘린 눈물은 성분이 달랐다. 기쁨과 감동으로 점철된 뜨거운 눈물이었던 것이다.

한국은 6일 오전 4시 조 1위로 16강에 올라온 브라질과 맞대결을 펼친다. 손흥민을 비롯한 태극전사들이 세계 최강 ‘삼바축구’를 상대로 또다시 기적을 써내려 갈 지 기대된다.
 
모용복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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