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아시아 축구…색깔을 갖추자 경쟁력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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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아시아 축구…색깔을 갖추자 경쟁력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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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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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6일 오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가진 훈련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2.11.1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7일 오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코치진과 대화하고 있다. 2022.11.27/뉴스1
22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에서 2대1 역전승을 거둔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2.11.22/뉴스1
1일(현지시간) 저녁 카타르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 스페인과 일본의 경기에서 2대1로 역전승을 거둔 일본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오고 있다. 일본은 조 1위로 16강 티켓을 따냈다. 2022.12.2/뉴스1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후반, 조규성이 동점골을 성공시킨뒤 환호하고 있다. 2022.11.2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5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12.6/뉴스1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은 한국을 포함해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아시아 팀들의 선전이 빛난 대회다. 그저 ‘들러리’ 수준에 가깝던 과거의 대회와는 확실히 다른 경쟁력을 보여줬다.

16강에 무려 3개 팀(한국, 일본, 호주)이 진출했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일본이 독일과 스페인을, 한국이 포르투갈을, 이란이 웨일스를 꺾는 등 유럽과 남미의 강호를 상대로 짜릿한 승리도 여러 차례 연출했다.

개최국 카타르가 홈 이점을 살리지도 못하고 3전 3패로 부진하긴 했지만 이를 제외한 5개 아시아 팀의 조별리그 성적은 7승1무7패로 분명한 성과를 냈다.

단순히 결과만 좋았던 것도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특징은 아시아 팀들이 각각 자신들만의 색을 가졌다는 데 있다.

물론 이전에도 아시아 팀들의 월드컵 승리는 심심치 않게 있었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객관적 열세를 인정하고 수비에만 집중하다 어떻게든 결과만 얻어낸 경우가 다수였다. ‘수동적 승자’였다.

이번엔 달랐다. 무조건 꼬리를 내리지 않았다. 아시아 팀들은 각자 팀 상황 안에서 자신들만의 색을 찾았고 이를 실전에서 적극 활용해 승리를 얻었다.

지난 대회가 끝난 이후부터 4년의 시간을 담아 준비한 한국은 ‘빌드업 축구’가 완전히 자리를 잡은 팀이었다.

우루과이·포르투갈 등 2선이 강하다는 팀들을 상대로도 중원을 장악한 뒤 차근차근 점유율을 높이는 축구를 마음껏 구현, 그라운드 안에서 무엇을 하려는지 분명하게 보여줬다.

세운 뱡향이 명확하고 그 길을 따라 흔들림 없이 나아갔으니 어떤 팀을 만나도 힘을 잃지 않았고 이는 선수들의 자신감과 좋은 경기력으로까지 이어졌다.

덕분에 한국 팬들은 포르투갈전 짜릿한 승리를 포함해 매 경기 ‘우리의 축구’를 확인하고 감상할 수 있었다. ‘능동적 승자’였다.

벤투호 황태자 황인범 역시 “브라질에 패한 건 아쉽지만, 이번 대회에서 우리가 하려는 축구를 하고 ‘쫄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되돌아봤다.

‘옆 나라’ 일본도 마찬가지다. ‘죽음의 조’에 속했던 일본은 독일과 스페인을 모두 잡는 파란을 일으키며 1위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16강전에서도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했지만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패했다.


일본은 수비에 집중하는 축구를 펼쳤지만 그렇다고 ‘수동적’인 형태는 아니었다.

일단 후방에 선수를 많이 배치하며 전략적으로 상대의 힘을 뺀 뒤 후반전에 빠르고 역동적인 카운터를 준비, 효과적인 결실을 얻었다. 이를 위해 포백과 파이브백을 유동적으로 바꾸는 훈련에 특히 공을 들였고 덕분에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도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경기를 이끌 수 있었다.

일본 매체 ‘골라조’의 유키 니시카와 기자는 “일본은 이 축구를 하기 위해 이전부터 포백과 파이브백을 언제든 변환할 수 있도록 연습했다”고 귀띔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그랬다. 사우디는 1승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1차전에서 ‘메시국’ 아르헨티나를 잡은 것만으로도 큰 관심을 받았다.

사우디는 이 경기서 지치지 않는 강한 전방 압박과 2선에서 공을 빼앗은 뒤 1~2번의 터치만으로 일대일 찬스를 만드는 완성도 높은 패턴으로 세계 축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일본 프리랜서 아사다 마사키 기자는 “그는 ”과거 아시아 팀들은, 당연히 자신들이 전력에서 밀린다고 생각하며 아예 수비만 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리고는 역습으로 승부를 보는, 비슷하고 단순한 패턴이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대회는 달랐다. 각 팀마다 자신들만의 무기들을 준비해 경기했다“고 했다.

요컨대 아시아가 아시아만의 색을 마음껏 발휘했고 이를 앞세워 결과까지 충분하게 증명해냈다. 다만 이것으로 만족하기엔 이르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팀들이 최대 16강에서 여정을 마무리, 아쉬움과 한계도 동시에 남겼다.

이제는 4년 뒤 열릴 2026 월드컵을 향한 준비를 시작해야 할 때다.

계약이 만료된 벤투 감독과 결별, 새로운 사령탑과 체제로 다시 뛸 준비를 하는 한국은 벤투호가 카타르에서 보인 임팩트와 성과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벤투호를 통해 한국은 확실한 색깔이 가졌고, 그 색깔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는 것까지 확인했다.

그 확인은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다. 누가 지휘봉을 넘겨받을지는 모르겠으나, 긴 호흡으로 확고한 철학을 지니는 과정을 간과하지 않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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