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의 중요성
  • 경북도민일보
계획의 중요성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22.12.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춘향전의 한 구절처럼 ‘몽둥이 들고 지켜도 못 막고, 철삿줄로 동여매도 잡지 못하는’ 것이 가는 세월이라더니 새해 첫날 광활한 바다를 금빛으로 물들이며 찬란하게 떠오르던 해를 바라보던 기억이 어제 같은데 벌써 연말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한해의 끝자락에 서서 살아온 1년을 뒤돌아보면 항상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올해는 정말 열심히 살아봐야지”라고 다짐을 했건만 역시나 무엇하나 제대로 이룬 것이 없다.

이런 느낌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주변 사람들도 대부분 그랬다. ‘어떻게 살아야 한정된 시간을 알차고 보람있게 살 수 있을까.’ 사람들은 모두 이 질문을 가슴에 품고 가장 합리적인 방식을 취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한해를 결산하는 연말이 되어 지난 1년을 회고하면서 “후회 없이 잘 살았다”라며 만족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대체 왜 그럴까! 그 해답은 위대하고 심오한 것에 있지 않았다. 가장 소박하고 단순한 “계획”이라는 단어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그저 막연하게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계획이란 앞으로 할 일에 대한 시기, 절차, 방법, 규모 따위를 미리 헤아려 작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는 관념 속의 추상적인 구상이기에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것이다.

해마다 실패를 거듭하게 만드는 요인. 즉, 부정적으로 재발하는 패턴을 분석해 보았다. 이제야 알게 된 사실은 “목표와 계획을 혼동하고 있었다”라는 것이다. 목표는 이루고자 하는 대상이고, 그 대상을 이루기 위한 실천과정을 체크하고 측정할 수 있도록 디테일하게 나누는 것이 계획이다.

예를 들어 ‘올해는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다’라고 마음먹었다고 치자. 그건 막연한 목표일 뿐 계획이 아니다. 하루에 얼마만큼, 매일 몇 시에, 어떤 운동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일정을 짜야 계획이 되는 것이다. 다른 모든 일도 마찬가지다. 목표가 있다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종이와 연필을 꺼내놓고 예상되는 실행과정을 최소 10단계 정도로 잘게 나누어야 한다. 그래야 우선순위가 구별되고,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 어느 정도 달성했고 얼마만큼 남았는지, 무엇이 부족했는지, 서둘러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알 수 있다.

어떤 일이든 하루에 얼마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언제까지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서 있지 않고 단순히 우발적으로 시간을 활용하게 된다면 곧 무질서가 삶을 지배한다. 또한 실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가 피드백되지 않아 원인도 찾을 수 없다. 그래서 과거에 하던 방식대로 똑같이 한다. 어떤 문제를 만나면 계속 똑같이 대처하고, 똑같은 의사결정을 내리며 같은 실수의 패턴을 반복하게 된다.

계획은 막연함을 선명하게 한다. 또한 최소한의 노력으로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계획도 잘 세워야 한다. 첫째, 자신이 성취하려는 목표가 나에게 어떤 가치와 필요성이 있는지부터 명확히 하여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둘째, 항상 자신이 어디까지 실천했는지 진전된 사항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자신의 현 상황과 능력에 맞게 세워야 한다. 당장 달성할 수 있는 작은 성공을 거듭해 나가도록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공은 어느 한순간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의 계획에 의해 완성되는 것이다. 넷째, 너무 짧지도 길지도 않게 목표에 맞춰 데드라인을 정해야 한다. 너무 짧으면 시간에 쫓겨서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기 어렵고, 너무 길면 늘어져서 목표 달성에 소홀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해를 허둥지둥 보내버리고 아쉬움과 젖게 되는 이유는 목표를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막연함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매일 아침 하루 일과를 계획하고 그 계획을 실행하는 사람은 바쁘고 힘든 미로 같은 삶 속에서도 스스로를 인내할 동아줄을 붙잡고 있는 것과 같다.

그레그 S. 레잇의 명언 한 줄 가슴에 품으며 다가올 계묘년을 향한 각오를 다진다. “꿈을 날짜와 함께 적어 놓으면 목표가 되고, 목표를 잘게 나누면 계획이 되며,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 꿈은 실현된다.”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