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세요
한국국학진흥원은 설 명절을 앞두고 제례문화의 바람직한 계승을 위해 ‘제례문화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기 위한 예법을 찾아 알리고 있다.먼저 명절 차례문화에 대한 오해이다. ‘차례(茶禮)’는 설과 추석 등의 명절이 돌아왔음을 조상에게 알리는 의식으로 이때 ‘차(茶)’를 올렸던 습속에서 유래된 용어이다. 제사는 고인의 기일에 조상의 영혼을 모셔 와서 음식을 대접하는 의례이다. 그래서 명절 차례상에는 차가 중심이 되고, 기일 제사상에는 각양각색의 음식이 차려진다.
한국국학진흥원 김미영 수석연구위원에 따르면 차례는 조상에게 ‘예(禮)’를 올리는 간단한 의식이고 제사는 기일을 맞은 조상의 영혼을 기리고 달래는 추모의례이다. 예법 지침서인 주자가례에도 차례상에는 술 한잔, 차 한잔, 과일 한 쟁반을 차리고 술도 한 번만 올리고 축문도 읽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원래 간결했던 차례음식이 경제적 여유가 생겨나고 유통구조가 발달하면서 점차 늘어났다. 그러다 보니 우리사회에서 차례상은 사라지고 제사상만 남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통 격식을 지키는 종가에서는 술, 떡국, 전 한 접시, 과일 한 쟁반 등 주자가례의 원칙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차례상을 마련한다. 이에 비해 세세한 예법이나 격식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일반 가정에서는 차례라는 형식만 따를 뿐, 조상을 잘 대접하고 모신다는 생각에서 여러 가지 음식을 마련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김미영 수석연구위원은 “많고 크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통예법에서는 모자라는 것보다 넘쳐나는 것을 경계했다”라며 “그래서 차례상에 술과 과일 등 간단한 음식을 차리지 않고 제사음식을 잔뜩 올려놓으면 ‘참람(僭濫. 지나치거나 넘치는 것)’이라고 해서 ‘비례(非禮. 예가 아니다)’로 간주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차례상의 본래 모습을 되살린다면 예법도 지키고 차례음식 장만을 둘러싼 가족 갈등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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