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정치권의 ‘TK신공항 공습’
  • 모용복국장
PK정치권의 ‘TK신공항 공습’
  • 모용복국장
  • 승인 2023.02.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상풍경
국회 국토위 법안심사소위서
TK신공항 특별법 통과 무산
영남권 시도 지사 협력 약속
일주일도 안돼 쓰레기통으로
국토위·국방위 PK출신 의원
TK신공항 특별법 잇단 비토
수도권 일극화체제 해소하고
지방상생발전 역행하는 처사

 

모용복 편집국장
모용복 편집국장
지난 10일 영남권 5개 시도지사가 전북도청에서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 후 한자리에 모여 대구경북신공항과 가덕도신공항의 성공적인 건설과 발전을 위해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역 갈등을 일으키거나 각 지역의 필요에 따라 추진되는 두 공항에 장애가 형성되어서는 안 된다”며, “가덕도신공항과 대구경북신공항이 지역 주민의 염원에 따라 조기에 개항할 수 있도록 힘을 합치는 것이 중요하고, 어떠한 형태로든 정쟁화 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이날 만남은 이철우 경북도지사 제안으로 성사됐다.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 제정을 앞두고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부울경과 지역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자 영남권 5개 지자체장이 만나 협의할 것을 제안한 것이다. 영남권 5개 시도지사는 공항으로 인한 영남권의 갈등을 종식하는 동시에 두 공항 모두 지역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임을 인정하고 경쟁관계에서 협력관계로 인식을 전환하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일 주일도 채 안 돼 이 약속은 쓰레기통으로 직행했다. 지난 16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이 발의된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정됐으나 첫 관문조차 넘는데 실패했다. 부산 사하갑 출신 민주당 최인호 국회의원이 TK신공항 특별법의 몇 가지 조항을 문제 삼고 나섰기 때문이다.

최 의원은 기부대양여 부족분 국비 지원과 관련, “기부대양여 원칙을 어기는 첫 사례가 될 수 있어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이 강력히 제기됐다”고 했다. 또 “신공항 주변지 개발, 종전 부지 등에 대한 국고 지원과 관련해 정부도 명백히 반대 입장을 밝혔고 일부 위원들도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날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빚어졌다.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부산 출신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군공항 이전 사업에 나랏돈을 함부로 투입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현재 국방위에 군공항 이전 관련 법안이 여러 개 넘어와 있는데 현행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사업비 조달은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추진하도록 돼 있는 게 맞나?” “제출된 법안에 따르면 추가 비용에 대해 국고 부담을 해달라는 건데 이건 기부 대 양여 방식 사업 취지에 근본적으로 위배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결국 재정적 부담이 국방부로 다 오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겉으로는 군공항 이전 비용에 대한 국고 지원을 반대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가덕도신공항과 경쟁관계에 있는 대구경북신공항을 견제하기 위한 꼼수다. 최 의원은 지난 1월 9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저희는 20대 대선 이전부터 국민의힘 정권이 들어설 경우 TK신공항과 가덕신공항의 위상·개항시기 등이 역전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현재 상황을 보면 그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가덕도신공항을 홀대하고 TK신공항만 속도 내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가 문제 삼고 있는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 조항이 표면적 이유에 불과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부산 출신 두 의원이 한 사람은 국토교통위에서, 다른 한 사람은 국방위에서 대구경북신공항에 대해 무차별 공습을 가했다. 그동안 영남권 공존과 상생발전을 강조해온 대구·경북 정치권으로선 마땅한 대응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3월 중으로 특별법 국회 통과를 자신하고 있지만 PK지역 정치권 공습에 역부족인 상황이다.

대구경북신공항과 가덕도신공항은 수도권 중심 대한민국 전 분야 산업지형을 재편해 줄 총아(寵兒)로 기대된다. 두 공항은 각각 여객과 물류 특화공항으로 추진하면 공항발전과 더불어 지방발전에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도 당장의 눈앞의 이익만 좇아 한 쪽을 누르려고만 한다면 결국 다 함께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수도권 일극체제를 타파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이뤄내기 위해선 어느 한 도시만 발전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게 아니라 내게도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PK 정치권의 소탐대실(小貪大失) 행태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

모용복 편집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