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여명
바람이, 사람 되고 싶어
저런 미완성으로
팔 휘저어 공중을 잡고 일어서보는 것이다
일어서다 주저앉고 허리에서 꺾인다
어릴 적 나도 일어서기 위해 아무거나 붙잡았을 것인데
그때 어머닌 물레를 젓다가
몰래 한 손으로 내 엉덩이를 떠받치고 했을 것인데
아직 저 머리 뭉툭하다
아침부터 하늘을 떠받으며 몸부림이다
나도 일어서기 위해
아침부터 엉덩방아를 찧고 보채었을 것인데
미니스커트 춤추는 여자 마음을 알지 못하는 듯
그 가락을 타는 건 아니다
저 눈빛 아직 무엇을 말하지 못한다
나도 아직 무엇을 말하지 못한다
이 땅에 태어난 생명들
슬프거나 기쁘거나 모두 일어서는데
저 풍선, 사람이 되기까지 내일도 일어서볼 것이다
사람이 되는 일, 그 무엇이 되는 일 그리 쉽지 않다
경주출생
2004년 농민신문신춘문예 등단
제3회 경주문학상 수상
시집 『말뚝』 『가시뿔』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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