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시력도둑’ 녹내장… “안압 낮다고 안심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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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는 시력도둑’ 녹내장… “안압 낮다고 안심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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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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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건강
당뇨병성망막증, 황반변성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히는 녹내장은 안압 상승으로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 장애가 생겨 시신경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뚜렷한 증상이 없어 알아차리기 어렵고, 병이 심해져 실명에 이를 때에야 시야가 흐릿해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 부른다.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녹내장 진료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진료 인원은 2016년 80만8012명에서 2021년 108만7675명으로 34.6%, 인구 10만명당 진료 인원은 같은 기간 1592명에서 2116명으로 32.9% 각각 증가했다. 1인당 진료비는 2016년 24만1000원에서 37만3305원으로 54.8% 불어났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면 실명을 예방할 수 있다”며 “주기적인 유산소 운동은 녹내장 예방과 진행 속도 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금연을 하고, 안압이 올라갈 상황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대부분의 녹내장 환자는 ‘정상안압녹내장’…젊은 환자 증가세
 
의료계에 따르면 안압 상승과 노화가 녹내장의 원인이다. 다만 안압이 낮다고 모두 녹내장에 안전한 게 아니다. 정상 안압은 일반적으로 10~21㎜Hg인데 안압이 정상 범위에 있어도 시신경이 손상되곤 한다. 국내 환자의 80~90%는 안압 수치가 정상인 ‘정상안압녹내장’을 앓고 있다.
 
유정권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안압이 높은 경우 시신경이 압박받아 시야 손상으로 이어진다. 또 안압은 정상이어도 안압의 변동 폭이 크거나, 근시로 인해 시신경이 약해졌거나, 시신경 혈액 순환이 잘 안되는 경우 혹은 유전자 이상 등으로 녹내장이 생긴다”고 말했다.
 
중년 여성에게는 급성 폐쇄각녹내장이 발생한다. 두통과 구역감으로 뇌 질환으로 착각하기 쉬운데 나이가 들면서 두꺼워진 수정체보다 눈의 용적이 작아 눈 안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액체인 방수를 배출하는 전방각 내 섬유주를 막는다. 처치가 지연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젊은 환자도 늘고 있다.
 
김용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굴절교정술이 많이 시행되면서 안과를 찾았다가 우연히 발견된다. 젊은 환자 대다수는 근시 또는 고도 근시가 있다. 근시 없는 사람과 달리 시신경 모양이 녹내장 손상에 취약해서다”라고 설명했다.
 
녹내장이 발생하면 시야의 주변부부터 보이지 않게 돼 시야의 중심부로 확대된다. 증상이 장기간에 걸쳐 천천히 나타나 자각하기 어렵고 병이 진행된 뒤에야 안다. 말기 녹내장이더라도 시야만 좁아지고 시력은 1.0까지 유지된다.
 
계단을 헛디디거나 넘어지고, 낮은 문턱에 머리를 부딪히거나 운전 중 표지판 등이 잘 보이지 않으면 즉시 안과를 찾는 게 좋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데 진단을 위해선 검사가 필요하다. 녹내장은 종류에 따라 진행 속도가 달라, 병기에 알맞은 치료 방법을 택해야 한다.
 
◇약물이나 레이저 치료로도 안압 안 내려가면 수술 고려
 
치료를 위해서는 안압을 떨어뜨려 시신경을 보존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손상된 시신경을 보존할 수 없고 손상의 진행을 늦춰야 한다. 이종연 가천대 길병원 안과 교수는 “급성인 경우 안압을 내리는 안약을 넣고 안압 강하제를 복용하는 등 신속히 처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만성인 경우 약물치료로 시작하되 조절되지 않으면 레이저 치료나 수술적 치료를 한다. 안압이 내려간 뒤 레이저로 눈 속 방수의 순환이나 배출을 돕고 안압이 조절된 뒤에도 검사로 녹내장 진행 여부를 확인한다. 치료로도 안압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수술받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주기적인 운동은 예방과 진행 속도 조절에 도움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1주일에 10시간 이상 운동을 하면 3시간 이하로 운동하는 사람에 비해 녹내장 진행과 발생이 줄었다. 다만 근육을 단련하는 무산소 운동은 안압을 높일 수 있어 조깅이나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이 좋다.
 
유 교수는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게 현재 최선”이라며 △노안이 시작되는 40세 이상 △고혈압 혹은 당뇨가 있는 경우 △고도 근시나 초고도 근시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안과에 들러 정밀검사를 받아보라고 권했다.
 
김 교수는 “평소에 꾸준한 검진 없이 뒤늦게 말기 판정을 받거나 평소 녹내장 질환으로 처방받은 약을 잘 지키지 않고 검진 등을 받지 않아 결국 실명한다”며 “정확한 검진 뒤 적극적으로 치료받으면 당뇨병처럼 평생 관리, 유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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