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패권전쟁에서는 중국이 승기 잡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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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패권전쟁에서는 중국이 승기 잡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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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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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이 반도체, 원유, IT 등 모든 분야에서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제 원유시장에서는 중국이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OPEC+(OPEC+러시아)가 지난 2일 116만 배럴의 깜짝 감산에 나서자 미국은 당황하고 있는데 비해 중국은 미소짓고 있다.

중국은 당분간 국제유가가 올라도 러시아산 원유를 싼값에 수입할 수 있기 때문에 OPEC+ 감산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원유 수출길이 막히자 싼값에 인도와 중국에 원유를 넘기고 있다. 실제 러시아는 올 들어 대중 최대 원유 수출국에 등극했다.

이에 비해 미국은 매우 당혹해하고 있다. 특히 이번 감산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잡히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격 단행된 것으로 미국을 골탕 먹이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

그럼에도 미국은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 힘들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전략비축유를 대거 방출해 재고가 평소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현재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유가가 내려갈 때까지 기다리는 것뿐이라고 미국 언론 블룸버그가 평가할 정도다.

국제유가 전문가들은 “원유 시장에서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는 중국 같은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있다”며 “사우디는 원유시장이 더 이상 미국 중심의 단극체제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내고 싶어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사우디는 미국과 멀어지는 대신 중국과는 급격히 가까워지고 있다. 사우디는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의 준회원 자격을 얻었다.

SCO는 2001년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출범한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다.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8개국이 회원국이다. 사우디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표적 적대국 이란도 SCO 준회원 가입을 앞두고 있다.

더욱이 중국의 중재로 그간 견원지간이었던 사우디-이란이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오랫동안 미국의 영향권으로 여겨졌던 중동지역에서 지정학적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 중국이 중동에 빠르게 침투하면서 미국의 대중동 패권을 무너트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미국은 사우디 등 중동과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미국은 2차대전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압둘라지즈 이븐 사우드 사우디 국왕을 만나 석유 안보 협정의 토대를 마련했다.

미국은 사우디에 안보를 보장하고, 사우디는 미국에 원유를 보장했다. 이후 양국은 70여 년 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미국은 사우디를 원격 조정하며 원유시장의 패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셰일가스 혁명과 사우디의 경쟁국인 이란과 핵합의 타결로 사우디와 관계가 소원해졌다.

특히 인권을 중시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사우디와의 관계가 결정적으로 틀어졌다.

미국이 지난 2018년 사우디계 언론인으로,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였던 자말 카슈끄지 피살 배후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한 것이 계기가 돼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를 거듭하고 있다.

정통의 우방인 미국과 사우디 사이에 큰 틈이 벌어진 것이다. 중국이 이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고 있다.

역사 이래 패권국은 에너지를 지배했었다. 미국도 사우디를 통해 OPEC을 장악하는 방법으로 현대의 에너지원인 원유시장을 지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미국의 패권이 느슨해진 틈을 이용, 중국이 중동에 효과적으로 침투해 에너지 패권을 노리고 있다. 중국이 전체 패권전쟁의 전세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지만 유의미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박형기 중국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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