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한다며 화웨이 금지한 美, 우방까지 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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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한다며 화웨이 금지한 美, 우방까지 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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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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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이통기업 화웨이가 정보를 도청할 우려가 있다며 이를 금지한 미국이 적국뿐만 아니라 한국 등 우방까지 도감청한 사실이 드러나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화웨이가 이통 네트워크에 스파이웨어를 심는 방법으로 각국의 정보를 도청하고 있다며 화웨이를 금지했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괴멸적 타격을 입고, 현재는 휴대폰 제조에 주력하고 있다.

당시에도 국제 보안 전문가들은 미국이 도청을 더 했으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화웨이 도청 위험성을 부각, 화웨이 제재를 정당화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다른 나라 언론도 아니고 미국 언론인 뉴욕타임스(NYT)가 미국의 도감청 의혹을 폭로했다.

NYT는 9일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주요 동맹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관련 논의 과정을 감청했다고 보도했다.

충격적인 점은 미국이 적국이 아니라 한국 등 우방마저 도청했다는 사실이다. NYT는 한국뿐만 아니라 영국과 이스라엘 등 주요 우방국들을 포함해 다양한 국가들의 국내외 정보를 포괄적으로 살펴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폭로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한국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의 내부 대화마저 도청됐다는 사실이다.

NYT는 ‘서울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문제로 워싱턴과 커다란 이견을 노출해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유출된 기밀 문건들에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과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라는 미국의 압력 사이에서 갈등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교체된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국가안보실 외교비서관 등 한국 외교안보라인이 우크라이나 무기 관련 해법에 대한 내부 논의 과정이 그대로 도청된 것.

보도에 따르면 이 전 비서관은 “미국의 포탄 수출 요청에 응할 경우 미국이 이를 우크라이나에 전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정부 원칙은 전쟁 중 국가에 살상용 무기를 수출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점을 제안, “임기훈 대통령실 국방비서관이 3월 2일까지 최종적인 관련 입장을 정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정부의 원칙을 바꾸면 국민들이 일종의 ‘딜(거래)’을 했다고 오해할 우려가 있다며 이를 거부하고 대신 155㎜ 포탄 33만 발을 폴란드에 우회수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이 전 비서관은 폴란드가 이 제안을 받을지를 먼저 검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우방이라도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도감청을 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의 도감청 전력은 화려하다. 2013년 미국 국가안보국(NSA)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당시 미국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를 2002년부터 10년 넘게 도청한 사실이 밝혀졌었다.

또 NSA가 2012~2014년 프랑스·스웨덴·노르웨이의 지도자급 정치인들과 정부 고위 당국자들을 감청한 사실이 덴마크 공영방송 보도로 밝혀지기도 했었다.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도청을 일삼고 있는 것이다.

이런 미국이 화웨이를 도감청 우려가 있다며 금지했다. 미국이 화웨이를 금지한데 이어 틱톡 금지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이들이 미국 업체보다 기술력이 높아지자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안보는 구실일 뿐이다.

아직까지 한국 정부는 미국의 도감청 의혹에 대해 정식으로 항의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은 “전례와 다른 나라 사례를 검토하면서 대응책을 한번 보겠다”고 밝혔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 CIA의 우리정부 도청에 대한 대통령실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며 “한심하고 비굴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국의 도감청 의혹에 강하게 항의함으로써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를 지냈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B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해야 한다. 오히려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가 조금 더 우위에 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당 내에서도 대통령실의 미지근한 대응에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박형기 중국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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