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와 투자의 딜레마’ 홈과 하우스의 균형을 맞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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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와 투자의 딜레마’ 홈과 하우스의 균형을 맞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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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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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삶의 안식처인 ‘홈(home)’과 투자자산인 ‘하우스(house)’라는 두 가지 기능을 한다. 홈과 하우스, 어느 하나 무시할 수 없다. 우리가 집에서 행복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하우스와 홈의 비중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동안 집값 상승기에 많은 사람이 하우스에 초점을 맞췄다. 자본이득을 노리는 갭투자가 시대적 유행을 한 것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갭투자는 하우스 비중이 100%다. 이제는 홈의 비중을 좀 더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것도 대도시에서 홈 100% 추구하긴 어렵다. 홈으로 완전 귀환은 비현실적이다. 결국 균형이다. 홈과 하우스의 비중을 50%대 50%로 맞추는 게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대부분 지금보다 홈의 비중을 좀 더 높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 또다시 집 때문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2030세대의 비극도 반복되지 않는다. ‘하우스 푸어’는 있어도 ‘홈 푸어’는 없는 법이다. 집을 사고파는 대상인 하우스로 보게 되면 하우스 푸어는 언제든지 재발한다.

이제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주택의 가격보다 환경과 가치를 소비하는 삶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아파트를 살까, 단독주택을 살까 혹은 재건축 아파트를 살까, 일반 아파트를 살까 그 선택의 기준은 행복이어야 한다. 내 가족 모두 집에서 행복을 얻는 것, 그것이 집에서 얻는 최상의 가치가 아닌가 싶다. 그런 점에서 이제는 진정한 가치 추구자가 되어야 한다. 집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수단이다.

가격의 노예가 되지 않고 행복해지는 방법은 집의 공간적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이다. 주위에서 집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사람들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대중의 미망과 광기>를 쓴 찰스 맥케이는 “사람들은 집단적 사고에 사로잡혀 미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한 사람씩 천천히 제 정신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네스팅족(nesting族)이 대표적인 예다. 이 신조어는 보금자리나 안식처를 의미하는 영어 ‘nest’에서 유래한 말로 가정의 화목을 중시하고 집안 가꾸기에 열중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집이 단순히 콘크리트 구조물이 아니라 그곳에서 삶의 가치를 찾는 것이다.

소규모 가구 대리점을 운영하는 백진구(가명·40)씨. 그는 요즘 홈의 소중한 가치를 새삼 느낀다고 말했다. 집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고 난 이후 일어난 일이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백 씨에게 집은 재산을 불리기 위한 재테크 대상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발 고금리 쇼크를 거치면서 집값이 크게 떨어졌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시세차익에 올인하고 사는 게 맞는지, 자신을 되돌아보게 했다. 요즘 그는 집에서 재테크보다 훨씬 중요한 환경의 가치를 깨닫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산책을 할 수 있는 집, 지하철까지 걸어서 출퇴근할 수 있는 집, 햇볕이 잘 들어와 화초를 키우기 좋은 집, 초등학생 딸이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 학교에 다닐 수 있는 집……. 백 씨는 “집이 돈을 버는 공간보다 행복을 얻는 공간으로 생각하니 마음도 편하다”고 말했다.

드라마 <월간 집>(2021)에는 집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인상 깊은 대사가 나온다. ‘집은 마음 편히 쉴 수 있고 내 취향대로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곳, 오롯이 나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공간이고 힘든 하루를 위로받는 안식처’다. 주인공 나영원(정소민 분)은 집을 “인생을 담는 그릇”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이런 관점에서다.

김윤영 장편소설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에게 집이란, 삶과 연동된 작은 일부일 뿐, 우리 삶이 변하면 집의 가치도 변할 것이다.” 어찌 보면 부동산 힐링은 부동산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를 바꾸는 일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일지 모른다. 집의 공간적 가치를 추구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느낀다면 힐링이라는 파랑새는 우리 곁으로 찾아올 것이다. 이게 바로 집의 재발견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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