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만물이 감응하는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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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만물이 감응하는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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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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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누구나 원치 않는 일을 겪기도 하고 고난이나 시련을 만나기도 한다. 오래전, 필자에게도 그런 때가 있었다. 무엇하나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 없었고 하는 일마다 꼬이고 어그러졌다. 끊임없는 실패와 몰락의 연속으로 정신은 피폐해지고 영혼은 겨울 낙엽처럼 메말라 바스러질 듯했다.

빠져나갈 수 없을 것 같은 절망 속에서 허우적대며 삶을 그만 놓아버리려 했다. 어디쯤에서 삶도, 사랑도, 회한도, 미련도 모두 접을까? 그렇게 터벅터벅 무작정 거리를 걸었다.

아파트 담벼락의 장미들이 붉었지만 내겐 핏빛 같았고, 꽃숭어리에서 스며 나오는 향기는 타다만 재에서 풍기는 냄새 같았다. 걷다가 지쳐 버스 정류장에 하염없이 앉아 있었다. 갈 곳도 없고, 오라는 데도 없었다. 5월의 바람은 따스했건만 야윈 두 뺨을 스쳐 갈 때마다 온 가슴이 저렸다.

그 바람결에 종이 한 장이 휘날리다 발밑에서 멈추었다. 아마도 종교 단체의 전도지 같았다. 우두커니 내려다보는데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아름다운 장미꽃에 가시가 있다고 늘 불평한다. 나는 쓸데없는 가시나무에 장미가 핀다는 것에 감사한다. 불평은 하면 할수록 더 큰 불행의 문을 열고, 감사는 하면 할수록 더 큰 행복의 문을 연다. 불평은 다가오는 행운도 비껴가게 만들지만, 감사는 불운도 좋게 되어 돌아온다.” 처음엔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그러나 한번 두번 몇 번을 읽다가 나는 통절한 반성으로 고꾸라졌다.

살아오면서 늘 모자라고 부족하다며 투덜거렸을 뿐, 삶을 대하며 단 한 번도 감사하다고 느낀 적이 없었고, 표현한 적도 없었다.

그랬던 것이다. 감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에게 외면당했고, 감사하지 않았기에 행운은 비껴갔고, 감사하지 않았기에 감사할 일이 더 이상 생기지 않은 것이었다.

자비로운 신도 긍휼을 베풀지 않는 단 한 종류의 사람이 있는데 바로 감사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지 않던가.

이후로 나는 일상의 모든 부분에서 감사를 표현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창가로 스며드는 한 줄기 햇살에도, 스쳐 가는 바람에도 감사했다. 그러자 조금씩 삶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는 나 자신의 내면이 안정되고 긍정적으로 바뀐 것이었다. 잘 풀리지 않던 일도 도와주는 사람이 생겼고 그렇게 삶은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감사란 고맙게 여긴다는 뜻이다. 이처럼 쉽고 단순한 뜻을 가진 단어를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감사하는 마음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미덕이며, 기적을 창조하고 운명을 바꾸는 열쇠였던 것이다.

우주는 비슷한 것끼리 감응하고 끌어당긴다. 따라서 당신이 감사하면 더욱 감사할 일을 만들어낸다. 이것은 현대 과학의 최고봉인 양자역학에서도 증명되었듯, 물리적 법칙에 비추어도 전혀 어긋남이 없다.

범사에 감사하면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성공한 수많은 사람에게서 검증었으니 말이다.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이란 키워드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훗날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작가들이 인용한 책이 있다. 바로 론다 번의 “시크릿”이다.

이 책의 핵심요지는 “우주는 무한하지만 유일한 법칙을 따라 움직인다. 시크릿(비밀)은 바로 끌어당김의 법칙이다. 만물은 서로 비슷한 것을 끌어당긴다.”라는 것이다. 론다 번의 이 말을 좀 더 확장하여 유추하면 이렇게 된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자기 생각과 마음이 현실에 반영되어 나타난 결과물이다’라고…. 그러니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감사를 많이 표현했던 사람일수록 큰 성공을 거머쥐었다는 뜻이 된다.

혹자는 말한다. “좋지 않은 일이 생겼는데 어떻게 감사하느냐.”라고. 그렇다면 이렇게 감사하라. “더 큰 불행을 맞게 하지 않도록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살다 보면 반드시 어려운 일이 생길 때가 있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도 감사하다고 말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 상태에서 절대로 더 나아지거나 개선되지 않는다. 감사는 과거에 보답하는 덕행이기도 하지만 더욱 중요한 점은 미래를 살찌게 하는 덕행이기 때문이다.

잊지 마시기 바란다. 신을 가장 기쁘게 하는 것은 감사이다. 신은 그 기쁨을 자주 맛보기 위해 감사하는 사람에게 더 큰 복을 부어 주신다. 고독한 신이 누리는 가장 큰 기쁨은 감사의 기도 소리이니까.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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