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불러온 변화의 본질과 대응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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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불러온 변화의 본질과 대응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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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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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 오픈AI사가 2022년 11월 출시한 ‘챗GPT’가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챗GPT는 사용자가 제시하는 질문에 대해, 콘텐츠와 답변을 제공하는 대화형 인공지능 모델로서,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 생각되었던 ‘창조’의 영역에 진입한 AI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소프트웨어 개발부터 비즈니스 아이디어 창출, 콘텐츠 제작, 그리고 결혼식 축사 작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업에 챗GPT 기술이 활용된 사례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챗GPT 열풍 속 글로벌 기업들은 AI 생태계 확장을 위한 인프라·서비스 개발과 시장 경쟁력 확대에 몰두하고 있으며, 각국 정부 역시 AI 시대 대비를 위한 정책 마련과 관련 규제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챗GPT가 불러온 초거대 AI 시대의 개막은 우리에게 기회와 우려를 동시에 던져준다.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가 수행하고 있는 업무를 지원하는데 효과적으로 활용되어 생산성을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감부터, AI 기술이 여태껏 우리 영역이라 생각하였던 일들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문제는, AI 기술이 앞으로 더욱 많은 인지적 업무를 수행할 만큼 충분히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할 것인지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다. 우리가 맞이할 AI 시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경외심을 갖지 않기 위해서는 챗GPT가 불러온 변화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첫 번째, 앞으로 펼쳐질 AI 시대에는 경쟁력의 원천이 ‘질문의 속성’으로부터 태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챗GPT 등장과 함께, AI가 최상의 학습(응답)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질문 잘하는 법’에 대한 각종 팁이 공유되고 있다. 심지어 “차근차근 달래가며”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질문법들도 나오고 있다. 그에 따라, AI와 대화를 잘하는 프롬프트(Prompt, ‘프롬프트’란 특정한 작업수행을 위한 명령어/메시지를 뜻함) 엔지니어가 유망 직업으로 주목받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AI 기술이 고도화되고, AI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증대될수록 프롬프트를 잘 쓰는 역량은 기본 소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우리는 ‘질문 잘하는 법(how)’에 대한 주목을 넘어,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what)’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 개인이 수행하는 업무에서 무엇이 개선되어야 하는지, 일상생활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에 대한 고민을 넘어, 지금 영위하고 있는 일과 생활, 그리고 사회환경의 작동방식에 대해 끊임없이 ‘왜’라고 자문할 필요가 있다. 익숙하고, 뻔히 있는 것을 보며 ‘왜’라고 엄밀히 생각하고 물을 때, 이는 하나의 자극제로 작용해 기본 전제를 재검토하게 되고 창의적인(creative) 질문과 행동으로 이어지게 된다. 질문의 속성은 답(솔루션)의 가치를 결정하며, ‘어떤 도전적이고 대담한 질문’을 내리는지가 (개인/조직/기업 등의) 경쟁력과 가치의 원천으로 작용하게 된다(이정동, 2022). 앞으로 우리가 마주할 AI 시대에는 기존 데이터와 정보를 조합하고 학습하는 수준의 ‘창조’ 영역은 AI 기술이 담당할 것이며, AI가 다루지 못한 대담한 질문 속 창조적 혁신은 우리들의 영역으로 다가올 것이다.

두 번째로, AI 기술은 사람, 그리고 사회와 함께 상호작용하며 진화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AI 기술은 향후 기존의 편견을 강화시킬 잠재성을 지니고 있다. 예로, AI 사진편집 어플 ‘렌사(Lensa)’의 경우, 사용자들이 업로드한 셀카 사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디지털 아바타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전 세계 사용자들의 이목을 집중했다. 하지만, 생성한 이미지에 성·인종 차별적 요소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등 부작용을 보이며, 편향적인 고정관념을 고착화하기도 했다(OrduNa, 2023). 이는 AI 알고리즘이 필터링되지 않은 이미지 데이터로 훈련되었기 때문으로 파악되었다. 각종 SNS의 뉴스피드 알고리즘이 우리들의 확증편향을 강화시키는 것도 또 다른 사례일 수 있다(Berger, 2014).

이처럼, 기술의 씨앗이 싹 트고, 기술활용에 따른 성과와 경험(데이터)이 축적되는 환경과 시스템이 다양성을 포괄하지 않는다면, 기술 역시 포용적이지 않을 것이다. 편향적인 기술진보의 가속화는 양극화와 사회 분열을 더욱 촉진해 개인 고립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을 넘어, 조직, 그리고 사회가 AI 기술의 편향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경계하고, 공정성을 개선해나갈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에, 특정 분야의 지식과 경험에 의존하기보다는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재조합하며, AI 기술이 제공하는 정보와 솔루션이 왜곡되어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사고와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

자신이 보유한 정보와 경험에 대한 편애와 과신, 그리고 억측은 기술의 편향성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특히, AI를 더욱 공정하고 책임성 있는 기술로 만드는 데이터에는 개개인의 정보와 데이터가 포함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황용석 외, 2020). 이에, AI 기술의 진화 방향은 AI 기술이 체화될 사람과 조직, 그리고 사회의 가치체계와 구조에 따라 결정됨을 인지하고, 기술과 기존 통념, 편견에 종속되지 않는 자기 주도적 주체로 발돋움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 AI 시대 기술과 우리들의 공존은 인간의 범용성과 유연한 적응력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 신드롬은 AI 기술에 의한 일자리 대체 문제를 재점화시켰고, 우리들의 미래에 대한 공포심을 더욱 확대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경험한 산업혁명 사례들에서 파악할 수 있듯이, 기계가 대체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었다. 과거 영국 노동자들이 기계를 파괴하며 벌인 러다이트 운동은 장기적으로 산업 전반의 생산성 향상과 부의 축적, 그리고 일자리 창출로 대체되었다. 이는 신기술이 확대될 미래로부터의 도피가 아닌, 기술과 공존하는 미래 선택과 적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므로, AI 시대 우리는 개인이 수행하는 업무와 직무가 고정된 상수(constant)라는 생각과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다. AI 기술에 의한 생산성 향상 혜택을 받는 주체로 발돋움하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 진화를 꾀하며 적응해나가는 역량을 갖춘 주체로 전환해야 한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워렌 버거(Warren Berger)는 앞으로는 개인의 신념을 가설로 생각하고 끊임없이 검증하고, 더욱 좋은 데이터로 수정하며 학습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챗GPT는 AI 시대의 등장을 더욱 앞당겼고, 우리에게 많은 기회와 도전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AI 시대를 향해 문을 열고 진입하는 우리들의 적응 여부는 앞으로 전개될 변화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한다. 하지만, 개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이 변화의 흐름에 절대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조직, 기업, 그리고 국가가 선제적으로 이 AI 시대 전개될 변화의 흐름을 포착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적으로 개개인들의 역량개발과 발전을 지원해야 한다.

최근, 정부는 교육시스템 개혁 및 인프라 고도화를 통해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정책을 마련하여 실행하고 있다. 더불어, AI를 활용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육성하는 등 AI 기술에 특화된 인재들을 양성하고자 하는 계획도 마련 중에 있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에서 확장하여, ‘문제의 속성’을 스스로 제시하고, 기술에 종속되지 않는 윤리의식과 책임성을 갖춘 시민들이 사회에 다양하게 등장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마련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하고, AI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도전이 다양한 주체들에게 부여될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안전하고 익숙한 쪽을 택하도록 의사결정을 왜곡시킬 수 있다. AI 시대 전개될 변화의 본질은 끊임없이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신념과 선입견, 그리고 ‘현상유지 편향’으로부터 거리를 둘 것을 경고한다. 이를 통해, 보다 높은 가치를 창출하고, AI 기술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며, 기술과 사람이 공존하는 미래를 설계해나가야 할 것이다.

여영준 국회미래연구원 혁신성장그룹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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