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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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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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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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기 구겐하임
앤톤 길 지음·노승림 옮김 l 한길아트 l 2만5000원
 

`전설적 컬렉터’페기 구겐하임의 삶 평전으로 발간  
 
 베니스를 찾는다면 꼭 봐야할 곳 중 한 곳이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이다. 근처 아카데미아미술관이 중세부터 18세기 베네치아파까지의 고전회화를 총망라했다면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은 초현실주의와 추상표현주의 등 현대미술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미술관을 베니스 운하변 옛 궁전 건물에 짓고 탁월한 안목으로 스타 작가를 발굴해 컬렉션하고, 그들과 방탕하게 사귄 것으로 유명한 페기 구겐하임(1878~1979).
 사연많은 삶을 살았던 만큼 평전의 소재로도 인기가 많다. 영국 작가 앤톤 길이 그녀의 삶을 그린 또 한 권의 평전 `페기 구겐하임’(한길아트 펴냄)이 나왔다.
 막스 에른스트, 이브 탕기, 콘스탄틴 브란쿠시, 마르셀 뒤샹, 알베르토 자코메티, 잭슨 폴록 등 그녀가 일찌감치 알아보고 후원했던 작가들의 성장과정은 바로 20세기 미술사가 됐다.
 페기 구겐하임의 연애 상대는 20세기의 거장들이지만 뚜렷한 증거없이 구전이나 편지 등으로만 전해지는 것들이 많고 지루하다. 오히려 아마추어 컬렉터였던 그녀가 점점 진정한 컬렉터이자 예술애호가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이 주목할 만 하다.
 1940년대 피카소는 작품을 사러 온 그녀를 대놓고 무시하며 “부인, 란제리 매장이라면 2층에 있습니다”라고 놀렸다. 그러나 그녀는 허버트 리드나 뒤샹, 하워드 퍼첼, 롤랜드 펜로즈 등 훌륭한 감식가들을 멘토로 선택해 귀를 기울였고, 막판에는 엄청난 손실을 감내하면서 컬렉션을 이어갔다.
 “그녀의 의상비는 연간 125달러를 넘은 적이 없고, 그녀가 1년에 한벌씩 드레스를 구입하는 것은 유명한 전설이 됐다. 그녀의 돈은 푸짐하게 되는가 싶으면 어김없이 미술품에 가 있었고, 그림을 사는데 쓰였으며, 적자에 허덕이는 갤러리를 유지하는데 보태졌다”(531쪽)
 노승림 옮김. 792쪽. 2만5천원.
 
 
 
 
“시력 잃었지만 넓은 세계관 얻었죠”  
의료사고로 시력잃은 김기현씨
중도장애인 위한`재활일기’펼쳐
 
 
 “어떤 분이 눈이 안 보이면 불편은 하지만, 그것 때문에 불행할 필요는 없다고 하시더군요. 제가 눈이 안 보인다고 지금 행복하지 않은 것도 절대 아니고, 실명하지 않았다고 매일 매일 행복했을까 하면 그것도 아닐것 같아요.”
 사고 등을 통해 어느 날 갑자기 장애를 안게 되는 중도 장애인들은 선천성 장애인보다도 더 큰 절망을 일시에 겪곤 한다.
 스무살때 사고로 시력을 잃은 김기현(33.여)씨도 실명 이후 여러 번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그러나 방황을 짧게 마무리 짓고 적극적으로 삶을 개척해 지금은 미국 보스턴대학에 유학하면서 사랑하는 남편, 아기와 단란한 가정도 꾸리고 있다.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기’조차 큰 용기가 필요한 중도 장애인들을 위해, 그리고 삶의 희망을 찾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김씨는 그의 재활 이야기를 담은 책 `마음의 눈으로 행복을 만지다’(Korea.com 펴냄)를 펴냈다.
 턱 부정교합 수술을 받던 중 예기치 않은 의료사고로 실명에 이르게 된 김씨가 다시 세상에 나올 용기를 내기까지는 3년 이상이 걸렸다.
 “나이도 젊은데 그냥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언가 다른 인생이 있지 않을까 했죠. 그리고 무엇보다 집에만 있기는 지루하더라고요.”
 실명 직전 연세대 불문과 1학년생이던 김씨는 4년 후 복학할 때는 철학으로 전공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제대로 사전을 뒤지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불어를 전공하기는 무리여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한 것이 지금도 너무 아쉬워 취미로라도 불어를 다시 배우고 싶단다.
 대학 졸업 후 특수교육 대학원을 다니다 2006년 미국으로 건너가 장애인 개개인에 맞는 재활서비스를 찾아주고 심리 상담도 해주는 재활상담을 공부하고 있다.
 김씨는 시각장애인으로서 한국과 미국에서 느끼는 차이가 상당히 크다고 말한다.
 “제가 있는 곳이 변두리라 장애인 시설은 오히려 한국이 더 좋아요. 그렇지만 장애인을 대하는 사람들의 의식은 상당히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흰 지팡이를 들고 걷다보면 혀 차는 소리도 들리고 내 의지와 상관 없는 불필요한 도움을 주는 경우도많은데 미국에서는 어린아이조차도 장애인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일이 없어요. 그러다가도 도움을 청하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요.”
 김씨는 한국에서 장애인들이 따가운 시선 때문에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서 비장애인들도 장애인을 대하는 법을 더 낯설어하는 경우도 많다며 장애인 스스로도 인식을 바꾸기 위해 앞장 설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고, 지금도 정말 앞을 보고 싶어요. 그렇지만 그렇다고 불행하지는 않고 굳이 찾자면 시력 대신 얻은 것도 있죠. 실명 전에는 어려서 이기적이었고 세상을 좁게 봤는데 이제는 좀 더 넓은 세계관을 갖게 됐어요. 진부한 말이지만 한쪽 문이 닫히면 한쪽문이 열리는 만큼 끊임없이 스스로를 사랑하고 계발했으면 합니다.”연합
 
 
 
>>신간
 
 ▲나무해설도감 = 윤주복 옮김. 식물생태사진가인 저자가 우리나라에서 자라고 있는 대표적인 나무 150가지의 정보를 담았다.
 꽃, 잎, 열매, 겨울눈, 나무껍질 등 나무의 특징을 알 수 있는 모든 부위를 촬영하고 나무의 생태를 설명하는 글도 실었다.
 진선북스. 352쪽. 4만8천원.
 ▲열림 = 임윤수 글.사진. 사찰기행가인 저자가 강원도 인제군 백담사 봉정암을5년간 다니면서 만난 사람들과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글과 사진으로 풀어냈다.
 저자는 “삶이 팍팍하고 사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면 엉엉 통곡이라도 하듯 봉정암 가는 길을 걸어보라”고 충고한다.
 가야북스. 196쪽. 1만1천원.
 ▲남편과 함께 하는 태교 데이트 = 산부인과 전문의 김창규 박사가 쓴 태교 책.
 최근 중국과 대만에서도 번역 출간됐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보스턴의대에서 연구교수를 지낸 저자가 “태아가 잠들어있지 않고 깨어있는 저녁 8시께 태교하라”, “임신 중 부부 성관계가 태아에게 자극을 가해 뇌세포 발달을 촉진시킨다” 등의 주장을 담았다.
 연이. 242쪽. 1만5천원.
 ▲이라크의 어느 날 = 김보현 지음. 이라크전쟁을 다룬 다큐멘터리 만화. 일반 사병의 시선으로 자이툰부대가 이라크에 근무하면서 쿠르드족과 공존하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특정 정치적 메시지보다는 “거기에도 사람이 살고 있고, 그 사람들은 투쟁보다는 삶을 원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작가의 의도.
 허브. 144쪽. 8천원.
 
 
 
>>아동신간
 
 ▲사랑하는 내동생(샐리 로이드 존스 글. 수 힙 그림. 엄혜숙 옮김) = 누나인 나는 어린 동생에게 뻐기면서 이렇게 말한다.
  “아기일 때 말이야. 넌 진짜 옷이 아니라 내복을 늘 입고 있었지”, “아기일 때 말이야, 넌 책을 못 읽었어. 대신 책을 입에 넣고 빨았지”.
 어린 동생을 견제하다가도 결국 보살펴주고 사랑하는 누나의 마음을 재미있게 표현했다. 미래아이. 32쪽. 8500원.
 ▲꼬부랑 할머니(권정생 글. 강우근 그림) = 동화작가 권정생이 작년 5월 작고하기 전에 전래 동요 `꼬부랑 할머니’의 내용을 어린이용으로 다듬었다.
 “꼬부랑 할머니가/꼬부랑 지팡이를 짚고/꼬부랑 길로 가다가/꼬부랑 고개를 넘어/꼬부랑 나무에 올라가/꼬부랑 똥을 누니까/꼬부랑 개가 와서…” 등으로 운율을 살렸다. 한울림 어린이. 40쪽. 1만원.
 ▲나뭇잎이 달아나요(올레 쾨네케 그림·글. 임정은 옮김) = 가을날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을 따라 숲으로, 들판으로, 놀이터로 몰려다니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등장한다.
 그림책이지만 책장마다 춤추듯 그려진 그림과 아이들의 모습 덕분에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하다. 시공주니어. 36쪽. 8000원.
 ▲꼬불꼬불 냠냠(후쿠다 도시오 그림ㆍ글. 김지혜 옮김) = 사과, 나비, 달팽이,케이크 등 유아들이 좋아하는 사물을 소재로 미로찾기 놀이를 할 수 있게 만들었다.
 눈으로 보고 어른이 읽어주는 내용을 들으면서 손으로 꼬불꼬불 미로를 찾아가도록 유도한다. 0~3세용. 한울림어린이. 32쪽.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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