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남
눈썹은 약간 굵게 그리는 게 포인트
눈꼬리를 살짝 올려주는 건 자존심이랄까
아이라인으로 눈매를 또렷하게
마스카라는 컬러보다 두근두근 블랙
동그란 눈동자에 눈꼬리를 너무 길게 빼줄 필요는 없어
취향에 따라 광대뼈 부분에서 두 번 올려주고
눈꺼풀과 눈두덩 사이에서 절대 흔들리면 안 돼
다소 오만한 화법畵法으로 윤곽을 잡아주는 거지
눈썹을 그릴 때마다 살아있음을 느끼거든
나무속엔 밤을 넘어 다니는 족제비와 소쩍새 울음이 있고
각도에 따라 눈썹이 금귀고리로 보일 때가 있어
당신에겐 어떤 눈썹이 어울릴까?
오늘밤 창밖 은행나무에 초승달은 뜨고
내 눈꼬리가 조금만 더 길게 태어났더라면
나는 시를 쓰지 않고 술집 마담이 됐을지도 몰라
또 모르지 영부인이 되고 싶었는지도
내가 하면 사랑이고 남이 하면 불륜?
말하자면 인간의 이중성을 들여다보자는 거야
2009년 《농민신문》신춘문예 詩 당선
2018년 제26회 전태일문학상
〈방아쇠수지증후군〉외 2편으로 수상
인천광역시 거주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