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캐를 만나면 글쓰기가 달라진다
  • 손경호기자
부캐를 만나면 글쓰기가 달라진다
  • 손경호기자
  • 승인 2023.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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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캐와 함께 나만의 에세이 쓰기』 출간
부캐와 함께 나만의 에세이 쓰기 표지
좋은 에세이를 쓰기 위해 이해해야 할 모든 것을 담은 친절하고도 명쾌한 글쓰기 안내서 『부캐와 함께 나만의 에세이 쓰기』(조동범 지음 | 삼인 펴냄)가 출간됐다. 지은이 조동범은 본업인 시와 산문 집필은 물론이고 문학과 인문학을 강의하며 이론서까지 꾸준히 내온 작가이다.

막연히 작가 되기를 꿈꾸었을 일반인을 위해 쓴 이 책은 문장 작성법을 포함해, 에세이를 기획하고 소재를 선정하는 방법, 글을 쓰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 나중에 책 출판으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과정까지 꼼꼼히 망라한다.

특히 이 책은 글쓰기를 갈망하면서도 어려워하는 이들이 에세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글쓰기는 심각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데 유용한 개념들을 쉽고 흥미롭게 풀어낸다. 이 책이 선사하는 현실적이고 과감한 제언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한 권의 책이 되는 글쓰기’를 일상에 들일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쓰는 글’이라는 정의는 에세이에 대한 오해와 고정관념을 키워왔다. 그것들에서 벗어나는 것을 돕기 위해 이 책이 제시하는 갖가지 흥미로운 개념들 중 하나가 ‘부캐’이다. 본래의 캐릭터(본캐)가 아닌 새로 만든 캐릭터를 뜻하는 ‘부캐’는 자신 안에 잠재한 수많은 자아들을 의식하고 평상시와는 다른 자아와 적극적으로 만나는 일을 가능하게 해준다. 대부분의 에세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기 때문에 본캐의 목소리와 관심사만 상투적으로 재현하는 경우가 많다. 부캐와 함께하는 것은 자신의 내면에 숨어 있는 또 다른 목소리, 관심사, 감각 등을 발견하는 것이기에 다채로운 글감과 만나는 일이며 새로운 에세이 쓰기를 모색하는 효과적인 길이다.

『부캐와 함께 나만의 에세이 쓰기』가 이와 더불어 제시한 ‘픽션 에세이’는 거짓말이 아니라 허구를 통해 말하는 진실이다.

“에세이의 정의에서 벗어난, 규격화되지 않은 글쓰기의 매혹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흥미진진한 일이다.” 픽션 에세이는 작가 자신의 목소리만으로 진짜 있었던 일만 가지고 썼을 때와 달리 다양한 시도를 가능하게 한다. 남성 작가의 목소리로 표현하기 힘든 이야기를 여성 화자를 앞세워 전달할 수도 있고, 젊은 작가가 노년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도 가능하다. 픽션 에세이라는 허구는 “새로운 방식의 글쓰기와 감각이라는 점에서, 삶의 진실에 다가서게 하는 또 다른 방식의 발상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거짓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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