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高'로 생기는 몸 속 싱크홀 '게실'…치료시기 놓쳤다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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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高'로 생기는 몸 속 싱크홀 '게실'…치료시기 놓쳤다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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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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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전모씨(58)는 심한 몸살 기운과 함께 아랫배를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만성 변비를 겪고 있어 가스가 찼거나 잠시 체기가 있겠거니 여겨 참았다. 하지만 통증은 하루 이틀을 지나 몇 달간 지속됐다. 심지어는 혈변을 보고서야 뒤늦게 병원에 갔다가 ‘대장게실증’을 진단받았다.

육류나 밀가루, 버터 등 고단백, 고지방, 고열량의 식습관을 갖게 되면서 소화기 질환으로 불편을 겪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게실’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게실은 내부에 공간이 있는 위, 소장, 대장 등 장기의 바깥쪽으로 튀어나온 풍선 같은 작은 주머니다. 위장관 중에서도 대장에 나타나며 대장게실은 대장 벽이 바깥쪽으로 동그랗게 꽈리모양으로 튀어나온 것을 말한다.

게실이 여러 개 발생한 경우를 게실증이라고 한다. 지반 속의 지하수가 빠져나가 빈 공간이 생겨 땅이 주저앉는 싱크홀처럼 장 속의 틈새(게실) 사이로 오염 물질이 들어가서 염증이 생긴 상태를 게실염이라고 한다.

대장게실은 진성게실과 가성게실로 나뉜다. 진성게실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선천적으로 약한 부위가 장 안의 압력 증가로 장벽이 밖으로 밀려 나온 경우다. 근육층을 포함한 장벽 전층이 돌출되며 흔히 우측 대장에 1개가 생기고 동양인에게 흔하다고 알려졌다.

가성게실은 식생활, 변이, 장운동 이상 등 여러 요인에 의해 후천적으로 발생한다. 좌측 대장에서 점막층과 점막하층만 돌출되며 여러 개가 발생한다. 과거 서양인에게 흔히 나타났으나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해 동양인에게도 늘어나는 추세다.

단순한 게실증은 가끔 가벼운 복통이나 팽만감 또는 변비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 무증상이다. 따라서 우연히 발견하더라도 증상이 없다면 치료할 필요는 없다. 쉬거나 항생제 치료만으로 대부분 호전된다.

주연욱 고려대구로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염증 등의 증상이 없으면 특별한 치료법은 없다. 증세가 경미하면 식이요법과 항생제, 대변연화제 등 약물치료가 가능하다”면서 “변비를 개선하기 위해 대장 내 압력을 낮추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고섬유질 식사를 권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급성 복통, 복부 압통, 오심, 발열, 오한, 구토, 혈변 등의 게실염이 발생하면 반드시 가까운 병원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염증 반응을 위한 혈액검사, 염증 부위 확인을 위한 컴퓨터단층촬영(CT), 출혈이 의심되는 경우 여러 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받는 게 좋다.

김주훈 대동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과장(소화기내과 전문의)은 “게실염은 충수염(맹장염)과 증상이 비슷하다. 충수염은 명치 부분이 체한 것처럼 거북하고 소화불량,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지속되다가 오른쪽 하복부 통증이 오는데 게실염은 전조 증상 없이 통증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중증 게실염이면 병원에 입원한 채 금식으로 장을 쉬게 하고 항생제와 소염제를 투여하는 등 내과적 치료를 진행한다. 그런데도 게실염이 재발해 복통이 반복되면 게실이 발생한 부위의 대장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염증이 심해져 구멍이 발생하는 경우는 복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와 다량의 출혈이 있을 때는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복막염이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기 때문이다.

김주훈 과장은 “호전되지 않거나 재발이 잦다면 원인을 제거하는 외과적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속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연욱 교수는 “대장게실은 특히 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장벽도 노화되며 약해지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대장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만큼 노화의 영향을 받는다”며 “섬유질이 부족하면 변의 양이 줄고 변비도 생긴다. 이때 대장 내 압력이 높아지면서 게실을 유발한다”고 소개했다.

주 교수는 “비만이라면 체중을 줄이고, 변비가 있는 경우 배변이 잘 이뤄지도록 장운동을 적절히 조절하는 게 필요하다”며 “충분한 수분 섭취와 채소를 풍부하게 꾸준히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신체 활동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과장도 “식이섬유는 하루 15~20g 정도 섭취하는 게 좋다. 또한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정상 체중을 유지할 필요는 있지만 무리한 다이어트는 오히려 게실증을 유발할 수 있어 적절한 운동과 금주, 금연 등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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