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과 관객, 공간이 만들어가는 3차원적 예술의 장
개관 20주년을 맞은 영천 시안미술관(관장 변숙희)의 특별기념 기획전 타불라 라사:하얀 방 전이 11월19일까지 열린다.지난 9일부터 미술관은 전관에 걸쳐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대한민국 현대미술의 진정한 가치와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질문을 관람객과 공유하고자 기획됐다.
시안미술관의 지난 20년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으로 주목받은 12명 작가의 작품 회화, 사진, 서예, 조각 등의 장르와 개성 있는 표현기법을 표현해 관람객들의 다양한 경험을 느끼게 한다.
빈 석판이라는 의미의 타불라 라사는 근대철학자 존 로크가 자신의 사유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 단어이다.
이번 전시는 깨끗하게 비어있는 하얀 방, 미술관 전시 공간을 타불라 라사에 비유하고 있다.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한 한국의 여백이라는 개념을 이어 공간과 예술 그리고 관객이 하나의 맥락 안에서 어떤 경험적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미술관 측은 관객에게 검은색 상의만을 입고 오기를 제안 전시를 이루는 하얀 방에는 검은색 무채색 작품만이 걸려 전시장에는 검은색만이 존재하게 된다.
벽과 바닥 천장까지 사방 하얀색으로 페인팅 된 공간이 주는 흰색의 서판에 전시를 한 12명 작가들의 다양한 검은색 무채색 작품들과 관객들의 검은색 동선이 함께 하나의 경험 예술로 연출된다는 것.
이번 전시는 2023 ARKO(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공간지원 사업 선정작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으로 구성되는 특별전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미술을 넘어 다양한 문화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구분하고 정의하는 것이 더욱 새롭고 다채로운 형태로 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한편 미술관은 다음달 19일 개관 20주년 기념식을 가진다.
변숙희 관장은 “예술과 관객 그리고 공간의 관계성에 대해 연구과제를 제안하고 시안미술관의 향후 방향성을 제고할 수 있는 기념적인 전시다”면서 “K-Art라는 이름 아래에 여러 아트페어에서 가벼운 이미지로 소비되어 들어가게 된다면 오히려 한국미술의 진면목을 드러내지 못할 위험이 크다”는 우려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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