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많은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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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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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이나 기존의 당을 막론하고 정계로 들어간 사람들의 한결같은 말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펼치겠다는 것이다. 창당을 하거나 선거를 치르는 사람들의 단골 멘트 중 하나는 나는 다르다, 지금처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그 말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2024년도 예산안의 심의 내역을 보면서 다시금 이런 생각이 든다.

정부의 예산은 연례행사처럼 보일 수 있지만 국가의 경제상황의 조정을 통한 미래발전을 위한 기반이 된다. 예산은 중앙행정기관의 사업에 필요한 예산이자 주요한 기능 유지에 필수 자금이다. 따라서 각 분야별 기능이 원활히 발휘될 수 있도록 분배되어야 한다. 그런데 더불어 민주당은 우세적인 국회의 좌석수로 정부의 예산안을 깎아 내리고 있다. 여야가 미는 정책 노선을 과시하는 것처럼 여야의 논의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나라 미래의 주역이 되는 청년을 위한 예산이나 발전과 수익의 보고가 되는 연구개발 예산을 감액하는 행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산 중 글로벌 TOP지원 연구단 지원단 사업, 원자력 관련사업 지원의 예산을 감액했다. 또한 정부가 삭감한 예산안은 증액했다. 마치 윤 정권의 정책을 반대하듯이 정부가 주력하고자 하는 사업예산을 자르고 예산을 줄이고자 하는 부분은 늘려놓고 있다. 물론 여야의 합의나 정부의 동의도 없이 자리 수의 힘으로 보란 듯이 제 마음대로의 행보를 펼치고 있다.

대외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전망이 계속 내려가고 있고 잠재성장률마저 전망이 좋지 못한 시기인데 사업의 타당성이나 예산 집행의 상세 등은 아랑곳없이 이렇게 강짜를 부려도 될까. 국회도 예산도 협치란 말은 멀리 날아가고 나라도 안중에 없이 정략만 남았다. 모든 행동에 제동을 걸면 어떻게 될지는 생각해 보았을까. 정책에 지속성이 없으면 누가 정책을 믿고 사업을 펼칠 수 있을까. 기업가도 투자자도 우리나라를 신뢰할 수 없게 된다. 걸핏하면 사업이 중단되고 예산이 날아가 버리는 상황이라면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살 수 없는 나라가 된다.

국가 앞날을 잘 설계하고 타당한 계획과 예산이 밑받침이 되어야 하지만 국민의 대표로 뽑힌 그들에게는 이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대선에서 패배한 정당의 심술로 보기엔 도를 넘어 섰다. 그들의 정책을 고수하려고 현 정권의 정책을 수행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국민들은 현 정권에 표를 실어 주었고 승부는 이미 끝났다. 끝난 승부에도 자신의 의석이 더 많으니 사사건건 반대표를 행사한다면 누가 지지를 할 수 있겠는가.

예산 삭감에 대한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현실적인 대안도 없이 자신들의 정책이라고 밀어붙이면 당장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국민이고 국가이다. 특히 에너지원은 더 심각하다. 원자력 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현실적인 에너지 구상도 없이 신재생에너지로 넘어간다면 에너지 원가 상승으로 인한 가계와 산업의 모든 시스템이 멈춰 설 것이다. 또한 연구개발 분야는 예산이 항상 부족한 부분이다. 연구개발은 충분한 예산이 주어져도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청년 정책 역시 인재양성 및 줄어드는 인구를 고려할 때 더 많은 구상이 필요한 부분이다. 시대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이다. 시대는 기술을 입고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데 정치인들은 시대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경험과 아집에 싸여 있다.

혹시 점점 늘어만 가는 예산을 걱정해 보았을까. 경제성장률을 점점 떨어지고 출산율 저하로 인구도 줄어들어 나라소멸 위기라는 말도 듣고 있는 곳이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이다. 쓰는 일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쓰일지가 더 중요한 이유이다.

중요한 예산의 의결에 불참하는 여당도 할 말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야당의 단독의결에 일조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맞수가 안 된다고 포기하면 누가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겠나. 정면이 아니라면 측면이라도 설득하고 협치가 아니라면 합의라도 이끌어 내야 한다. 당리당략이 나라를 넘어설 수 없다. 나라가 있어야 그들도 활동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여야 모두 국민의 대표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늘어만 가는 예산이 내 임기에만 문제가 없으면 된다는 마인드라면 자격이 없다. 나라의 무궁한 발전을 추구하려면 끊임없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야하고 위기 앞에서는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이 지지하는 정당이 될 수 있다. 말만 많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예산이라면 이미 정상을 벗어난 것이다.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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