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았던 황의조(31·노리치시티)가 결국 국가대표에서 제외됐다. 당장 한 달 반 정도를 남겨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클린스만호’의 공격진 구상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8일 윤리위원회와 공정위원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논의기구를 꾸려 회의를 진행한 뒤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황의조에 대해 수사기관의 결론이 나올 때까지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윤남 윤리위원장은 “국가대표 선수는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국가대표의 명예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 점에서 본인의 사생활 등 여러 부분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황의조는 최근 불법촬영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그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셌다. 시민단체 뿐 아니라 정치권까지도 황의조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중국 원정에 황의조를 동행시키고,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황의조는 우리 선수”라고 감쌌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결국은 KFA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현재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며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황의조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20 도쿄 올림픽, 2022 카타르 월드컵 등에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해왔는데 사실상 당분간 대표팀에서 보기 어려워졌다.
당장 황의조의 이탈로 대표팀 공격진 구상도 변화가 필요할 전망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공격 1옵션으로 조규성(미트윌란)을 중용했고, 황의조는 후반 교체 멤버로 기용해 왔다. 오현규(셀틱)도 꾸준히 발탁됐으나 출전 기회는 많지 않았다.
황의조는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3월부터 빠짐없이 대표팀에 차출됐으며 클린스만호에서 A매치 9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A매치 통산 62경기 19골을 기록 중이다.
황의조가 빠지면서 아시안컵에서 조규성과 오현규 등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11월 A대표팀에서 공격수로 분류된 선수는 조규성, 황의조, 오현규, 정우영(슈투트가르트)까지 4명이었다.
아시안컵은 내년 1월12일부터 2월10일까지 한 달 가깝게 진행되는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주축 선수들의 체력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큰 변화를 주지 않는 클린스만 감독의 성향상 황의조가 빠진다고 해도 새로운 얼굴을 발탁하기 보다는 기존 선수들로 아시안컵을 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1960년 이후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하는 클린스만호가 사생활 논란으로 사실상 태극마크를 반납하게 된 황의조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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