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33·34대 총무원장, 머물고 있던 칠성사 화재로 사망
유서 추정 쪽지에 ‘소신공양·자화장’ 단어… 선택 입적 판단
종교계·사회 충격… 장례는 5일장으로 3일 영결식 진행 예정
유서 추정 쪽지에 ‘소신공양·자화장’ 단어… 선택 입적 판단
종교계·사회 충격… 장례는 5일장으로 3일 영결식 진행 예정
경기 안성 죽산면 칠장사에서 지난달 29일 오후 발생한 화재로 조계종 33·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 스님이 입적해 종교계와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자승 스님은 화재가 발생한 사찰 인근의 아미타불교요양병원의 명예이사로도 활동 중이었으며, 이 요양병원은 조계종 스님들의 노후를 돌보는 무료병원으로 지나 5월 개원했다. 자승 스님은 요양병원 방문시 칠장사에 머무르곤 했으며 이날도 칠장사를 찾았다.
대한불교조계종은 30일 자승 스님의 입적과 관련해 소신공양(燒身供養), 자화장(自火葬)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자승 스님은 전날 오후 화재가 발생한 요사채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경찰과 칠장사 주지에게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노란 쪽지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검시할 필요 없습니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인데 CCTV에 다 녹화되어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실 부탁합니다”,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소, 이 건물은 상좌들이 복원할 겁니다. 미안하고 고맙소, 부처님법 전합시다”란 내용과 자필 사인을 남겼다.
자승 스님은 ‘소신공양’과 ‘자화장’이라는 특이한 선택을 통해 생을 마감했다. 이는 불교에서 자신의 몸을 태워 부처 앞에 바치는 ‘소신공양’과, 장작 더미에 올라가 자신의 몸을 스스로 불살라 다비를 진행함으로써 부처에게 공양하는 ‘자화장’을 의미한다. 자승 스님은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을 발원하며 소신공양과 자화장으로 종도들에게 경각심을 남겼다.
조계종은 자승 스님의 장례를 5일간 조계종 종단장으로 엄수하겠다고 밝혔다. 분향과 조문은 30일부터 시작되며,12월 3일 오전 10시에는 영결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다비식은 12월 3일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 연화대에서 열릴 예정이며,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장례위원장을 맡아 진행할 예정이다.
자승 스님의 입적과 관련, 경찰은 방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에 있다. 유서에 대한 필적 감정도 진행할 계획이다. 30일에는 합동감식이 진행되며 자세한 내용은 이후에 공개될 예정이다.
조계종 자승 스님의 입적으로 종교계와 지역사회에서는 스님의 뜻을 기리고 마음을 모아 추모하고 있다.
한편 자승 스님은 종단의 대표적인 사판(행정승)으로 꼽히며 1954년 4월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1972년 10월 해인사에서 지관스님을 계사(수계를 주는 승려)로 사미계(출가했지만 아직 스님이 되지 않은 남성 수행자들이 지켜야 할 계율)를, 1974년 4월 범어사에서 석암스님을 계사로 구족계(출가한 비구·비구니가 지켜야 할 계율)을 수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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