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째 '단벌'로 버티는 권영민 감독 "시즌 내내 입어도 이겨만 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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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째 '단벌'로 버티는 권영민 감독 "시즌 내내 입어도 이겨만 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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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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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림 23-24 V리그 한국전력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이 기뻐하고 있다. (한국전력 배구단 제공) 2023.11.18/뉴스1
28일 경기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3-24 V리그 한국전력과 삼성화재의 경기에서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한국전력 배구단 제공) 2023.11.28/뉴스1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이 21일 경기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배구 2023-2024 도드람 V리그 현대건설과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한국전력 배구단 제공) 2023.11.21/뉴스1
14일 오후 경기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3-24 V리그’ 한국전력과 OK금융과의 경기에서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이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전력은 OK금융에 세트스코어 3대0 승리를 거두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한국전력배구단 제공) 2023.11.15/뉴스1
“이기기만 한다면 시즌 끝까지 같은 옷만 입어도 됩니다(웃음).”

시즌 초반 최하위까지 추락했던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이 6연승을 내달리며 반등에 성공했다. 기분 좋은 연승 기간 동안 유쾌한 ‘징크스’도 생겼다. 권영민(45) 한국전력 감독은 ‘단벌 신사’가 됐다.

권 감독은 연승의 출발이었던 지난달 14일 OK금융그룹과의 홈경기(3-0 승)에서 입었던 베이지색 세미 정장을 매 경기 입고 코트에 나서고 있다. 잘 다린 흰색 셔츠와 속옷, 신발까지 항상 같은 것을 착용하고 있다.

권 감독은 4일 과의 통화에서 “선수들도 잘 몰랐는데 눈치 있는 기자분이 (같은 옷을) 알아챘다”고 웃은 뒤 “이기고 있기 때문에 계속 같은 옷을 입고 있다. 올해 아니라, 내년까지도 승리만 한다면 같은 옷을 입을 수 있다”고 미소 지었다.

일부에서는 “같은 정장을 매 경기 입는 것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도 있었지만 권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그는 “다행히 매일 경기가 있는 것은 아니라서 드라이크리닝도 맡기고, 잘 관리하고 있다”면서 “이길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강조했다.

프로 스포츠에서 기분 좋은 징크스를 유지하려는 노력은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다.

프로야구에서 김성근 감독이 SK와이번스 시절 연승 기간에 수염을 깎지 않았던 것, 프로축구에서 박진섭 감독이 2019년 광주 시절 겨울 양복을 입고 무더운 여름을 버티며 연승을 이어갔던 것 등 예가 많다.

권 감독은 “김성근 감독님도 그랬듯, 무언가 잘 될 때는 변화를 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비도자나 선수들의 마음”이라며 “어떻게든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지난 시즌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올라 우리카드를 꺾고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던 한전은 2023-24시즌 초반 부진을 겪었다. 한 때 1승6패까지 쳐지며 7개 팀 중 꼴찌로 내려 앉았다.

지난 시즌에도 9연패를 경험한 권 감독이지만 이번 시즌 1라운드 부진은 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는 “지난 시즌 연패 기간에도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았는데 올해는 너무 맥없이 졌다”면서 “부진을 탈출하고자 선수들과 합숙도 하고 베테랑들과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도 나눴다”고 설명했다.

권 감독은 “선수들끼리도 불만을 서로 가감 없이 이야기 하면서 풀었다”며 “마음속에 담아두면 더 안 좋다. 차라리 화도 내고 싸우고 풀어내는 것이 더 낫다”고 설명했다.

권영민 감독은 다툰 선수들끼리 나가서 저녁 식사를 하고 오라고 자신의 카드를 내어주기도 했다. 그는 “나도 선수 시절에 외국인 선수와 주먹다짐 직전까지 갔던 적이 있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선수들끼리도 더 끈끈해 졌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한전은 1승6패 후 2라운드부터 궤도에 올랐다. 외국인 주포인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 뿐 아니라 토종 공격수인 임성진, 서재덕 등도 힘을 내고 있다. 여기에 베테랑 신영석, 박철우도 후배들을 잘 다독이며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

권 감독은 “선수들 모두가 합숙도 하고 야간 훈련도 자발적으로 했다”며 “코트 위에서 책임감을 갖고 몫을 해준 덕분에 연승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 부족하다. 마음 같아서는 더 많이 이기고 싶다”고 했다.

한전은 오는 8일 대전 원정을 떠나 삼성화재와 3라운드 맞대결을 벌인다. 권영민 감독은 “방심하지 않고 좋은 흐름을 이어가서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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