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경사는 문화유산 寶庫… 내연산 전체를 명승지 만들 것”
  • 김희동기자
“보경사는 문화유산 寶庫… 내연산 전체를 명승지 만들 것”
  • 김희동기자
  • 승인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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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경사 주지 탄원 스님으로부터 천왕문 보물 지정에 대해 듣다

포항 보경사 천왕문 ‘국가 보물’ 지정
국내 천왕문 유일 기둥밑 신방목 설치
역사·학술·예술적 가치서 높은 평가

12폭포 품은 내연산, 인근엔 포항 바다
지리적 혜택 활용한 힐링 공간 조성해
MZ세대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불교
모두가 함께 즐기는 공간 만들고 싶어

보경사 포함 내연산 전체 명승지 확대
괘불탱화 등 유물 국보·보물 지정 진행

내달 15일 ‘부처님오신날’ 축하 위해
가족 함께 즐기는 행사 프로그램 준비
보경사 탄원 주지스님이 천왕문의 역사적·학술적 가치와 보물 지정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보경사 천왕문 보물지정서.
 
보경사 탄원 주지스님과 경북도민일보 모용복 편집국장이 천왕문 보물지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보경사 탄원 주지스님이 천왕문의 역사적·학술적 가치와 보물 지정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보경사 탄원 주지스님(오른쪽)과 모용복 경북도민일보 편집국장이 보경사 천왕문 앞에서 보물지성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내연산의 곧게 뻗은 소나무를 도반 삼아 보경사 천왕문을 참배했다. 낮게 드리워진 구름사이로 햇살이 자맥질하듯 언듯언듯 보이고 봄 산은 온통 연두에서 초록으로 번져가고 있었다.

지난 4월 2일 포항 보경사 천왕문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됐다. 천왕문은 사천왕문을 줄인 말로 사찰로 들어서는 3문(三門) 중 일주문 다음에 위치하는 대문을 말한다.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을 모시는 곳으로 이 문 안에는 그림 또는 조상(彫像)한 사천왕을 봉안하게 된다.

겨울에서 봄으로 이곳저곳을 취재라는 명목 아래 여행을 떠났다. 여행이라는 것이 대부분 산에 오르는 것이었고 산문을 만나면 뒤꿈치를 붙이고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했다.

보경사 천왕문 앞에서도 합장을 하는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안부도 없이 오고가는 바람처럼 옅은 미소로 화답하는 이와 찰라의 인연을 느끼게 한다.

가끔 일상 속에서 문장부호들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닐 때가 있다. 보경산 천왕문의 보물 지정이 물음표였다면 그래서 길은 나선 것은 쉼표였다. 주지 탄원 스님을 만나 차담을 나누면서 모든 문장부호는 느낌표로 바뀌었다. 그리고 탄원 스님이 산문을 열어두고 포항시민과 만들어갈 보경사를 위해 마침표는 잠시 뒤로 물러놔 뒀다.

탄원 스님으로부터 모두가 궁금해 할 포항 보경사 천왕문 보물지정 과정과 사찰 발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 4월 2일 포항 보경사 천왕문이 국가지정문화유산인 보물로 지정됐는데, 의의를 설명하면

-국가문화유산 등록 조건은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가치를 보고 평가할 수 있는데 보경사 천왕문은 이를 모두 갖춰 국가문화유산으로서 손색이 없어 지정될 수 있었다.

포항 보경사 천왕문은 창건에 대한 기록은 없으나 의민(毅旻) 스님이 지은 <천왕문중창상량문(天王門重創上梁文, 1761)>과 이종영(李宗榮)이 찬기(撰記)한 <보경사사천왕문중건기(寶鏡寺四天王門重建記, 1767)>에 의해 1679년(숙종 5)중창한 후, 1761~1767년(영조 37~43)에 중건(重建)한 것으로 확인된다. 17세기 이후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사찰 천왕문의 조성과 시기적 변화양상을 살필 수 있는 사례이다.

구조로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단층 팔작지붕으로 가운데 칸은 통로칸으로 삼고 쌍여닫이 띠장널문을 달았는데, 진입영역의 산문(山門)이라기보다는 중심 주불전 영역의 정문으로서 상징성을 갖추고 있다.

좌·우의 협칸에는 1980년에 제작한 사천왕상을 봉안하였고 정면 어칸의 평주 하부에는 보경사(寶鏡寺) 적광전(보물)과 유사한 형태의 사자상이 조각된 신방목(信枋木) (대문의 기둥을 보강하기 위하여 가로로 끼워댄 목부재)을 설치하였다. 천왕문 중 국내 유일한 사례로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높다는데 의의가 있다.

▲보경사 천왕문 보물 지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비지정문화유산인 보경사 천왕문이 바로 보물로 지정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포항시에서도 관심을 갖고 보물지정을 위해 자료수집과 용역조사를 진행하였고 절차상 경북도 문화유산 위원들의 지정가치에 대한 논의와 현장조사를 거쳐 지정가치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 다시 문화유산청에 올리면 문화유산청 유산위원과 관계자들이 여러차례 현장 점검과 타당성 검토를 진행하였고 지정가치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최종논의 결과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었다. 그 과정과 시간들이 2년 여를 넘기면서 순탄하지는 않았다.



▲천왕문 이외에도 보물로 지정됐거나 추진 중인 문화재가 있다면

-제가 2021년 9월에 부임하면서부터 또 추진하고 있는 것은 보경사 괘불탱화(보물 제1609호)를 국보로 만들기 위한 작업과 오층석탑(경북 유형문화유산 제203호)과 대웅전(경북 유형문화유산 제461호), 적광전 수미단을 보물로 지정하기 위해 자료를 준비 중에 있다.

오층석탑의 경우 문화유산청에 이미 자료가 올라가 있어 문화유산 위원의 보고서 제출만 기다리고 있다.


적광전 수미단은 자료가 완료되어 신청을 준비 중이며 대웅전은 용역조사를 통해 올해 경북도 문화유산위원회에 올릴 것이다.



▲보경사 주지로 부임한 지 3년 가까이 되는데 소감을 말한다면

-보경사는 여러 조건들이 잘 갖춰져 있다. 12폭포를 가진 진경산수 내연산과 조금만 벗어나면 아름다운 바다가 펼쳐진 포항의 지리적인 혜택은 어딜 가도 없을 것이다.

등산객과 관광객들이 무료입장료를 시행한 뒤로 50여 만명이 다녀갔다. 올해는 더 늘어 날 것으로 본다. 이에 보경사 주지로서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 힐링이 넘치는 곳, 모두가 즐기는 곳, 불교가 친숙한 종교임을 자연스레 녹여내리는 곳, 현대인과 MZ세대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정신문화와 예술문화로 맞이하는 보경사를 만들어 보겠다.



▲오는 5월 15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준비는 잘 돼 가고 있나

-매년 연례적으로 하는 행사이지만 뜻 깊은 날을 모두가 즐기고 축하하고 흥미로운 부처님오신날이 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 가족과 함께 즐기는 위주로 만들고 있다.



▲지난해 11월 29일 입적한 해봉당 자승대종사 문도회 의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 일을 하나

-의장으로서 역할은 문도들이 수행과 공부에 불편함이 없도록 뒷바라지와 헌신을 하는 것이다. 또한 ‘부처님법 전합시다’를 선포하신 은사 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불법홍포에 전념을 다하는 것이며 크게는 종단 발전을 위해 이끌어 가는데 있다.



▲향후 계획은

-내연산은 12폭포중 6개만 명승지로 지정되었다. 좀더 확장해서 보경사를 포함해 내연산 전체를 명승지로 확대할 것이고 보경사 경내에 전각들을 보물과 유형문화유산을 많이 만드는 게 목표이다.

또한 보경사 도량을 더 넓히고 공양간 불사와 요사채, 개방형 수장고와 신도들과 손님들을 위한 전통문화전승관 건립 등은 예산이 반영되어 추진 중에 있으며, 주변 정비사업으로 동암(청련암)을 개축하여 수행처로 면모를 갖출 것이다.

산내암자인 서운암도 공양간을 새로 지어 암자를 찾는 신도들과 내방객들을 위해 불편함이 없도록 살필 것이다.

탐방로 추가 사업과 경내 꽃과 나무들을 심어 아름다운 보경사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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