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고 또 쌓이는 학부모들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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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고 또 쌓이는 학부모들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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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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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원평가제 반대만 하지 말고 대안을 제시해야-
 
       김 이 석/한국사이버대 겸임교수/경제학
 
 교원평가제 도입에 대해 전교조 등 교원단체들은 결사반대하면서 공교육 질을 높이기 위해 교육재정을 늘릴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학부모단체들은 전교조 행태를 집단이기주의로 보고 교원평가제 관철을 외치고 있다.
 학부모단체 외침의 밑바닥에는 분노가 숨어있다. 자녀들이 평준화된 학교에서 평준화 이전보다 더 좋은 품성을 함양하고 있다는 근거는 찾기 어려운데, 입시학원 등 학교 이외의 교육기관을 전전해야하고 여기에 드는 엄청난 비용은 늘어만 가고 있다. 자기 자신들은 구조조정의 여파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면서 허리가 휘게 자녀의 교육비를 대었건만 자녀들이 대학을 졸업하여도 취직자리를 찾을 가망성이 별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에 비해 교원들은 그들이 내는 “성과”와 상관없이 정년까지 안정된 보수를 보장받고 있다는 것이다.
 전교조 주장처럼 학부모들의 분노는 교육정책 당국을 향해야 하고, 교원평가제는 교사들에게 교육정책 실패를 전가하는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교조가 평준화 같은 공교육 부실을 부채질한 정책을 옹호하면서 교육당국을 비판하는 것은 모순이다. 더구나 학부모의 분노를 헤아리지 않은 채 학부모 호주머니에서 갹출될 교육재정의 획기적 증대를 요구하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 교육을 돈의 잣대로 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정작 요구하는 것은 더 많은 돈의 투입이기 때문이다.
 교원평가제를 통제를 위한 수단으로 느끼는 교사들을 대변하여 교원단체들은 교원평가제를 한다고 해서 교육의 질이 높아지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면서 평가자의 전문성 부족, 교사간 협력의 상실, 자의적 통제 수단으로 오용될 가능성 등을 내세워 교원평가제를 반대하고 있다.
 누가 평가할 것인가. 교원평가제에서도 평가의 주체 속에 학생이나 이들의 대리인인 학부모는 제외되어야 한다고 보는 이들은 전문직인 교사를 비전문가들이 평가하려는 것은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사를 평가하려고 하는 것과 같이 무모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학부모는 어떤 형태로든 교육, 혹은 교사에 대한 평가에서 배제될 수 없는 존재다. 초중등 학생들이 어떤 교육이 좋을지 판단하기는 무리라고 한다면, 결국 “학생의 장래에 지속적 관심을 쏟을 학부모”가 이들을 대신하여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좋은 타자였던 타격코치가 좋은 타자 재목을 알아보고 교사의 경험이 많았던 교장이 더 좋은 교사를 알아볼 개연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런 재목감을 알아보려는 마음을 항상 깨어있도록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좋은 교사를 선발하여 학교에 대한 좋은 평판을 얻을수록 더 많은 학생들이 지원하게 되고 사회적 명예도 얻을 수 있다면, 이런 명성과 무관하게 학생들을 배정받는 경우와 이런 경각심이 달라질 것은 명확하다.
 전교조 말처럼 교원평가제는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 그러나 교원평가제는 최소한 더 나은 교육을 위해 무엇인가 해보려는 몸짓으로 볼 수 있다. 청강을 한 과목은 학점을 정식 신청한 과목과 달리 마지막 순간 정성들여 시험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교원평가제도 도입도 청강을 할 때의 느긋함을 학점을 이수해야 할 때의 긴장으로 바꾸고자 하는 몸짓으로 해석될 수 있다. 작은 자극에 불과하지만 학부모들은 여기에서 본질적인 개혁을 기대할 희망의 싹을 보고 싶은 것이다. 전교조의 교원평가제 반대가 설득력이 있으려면 다른 대안을 통해 보여주어야 한다. 
 평등주의의 덫에 빠진 전교조가 이런 대안에 침묵한 채 교육재정의 획기적 증대를 되풀이 주장할 뿐이라는 점이다. 재정을 늘리더라도 과외비를 절약할 수 있다든가, 그만큼 자녀들 인생이 더 풍성하게 된다는 확신은 아무 것도 없다. 교원평가제가 문제 있다면 그 문제를  파고 들어가 해소하는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자유주의자들은 고교 평준화 폐지, 학교선택권 보장, 학교의 학생선발권 보장 등 교육 정상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전교조가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교원평가제를 반대하고 교육재정 확대만 외친다면, 학부모의 분노는 더 차곡차곡 쌓여 폭발할 날을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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